<iframe width="56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embed/3cS964_AlMY" frameborder="0"></iframe> <div><br></div> <div><div>그녀는 노래를 조금 독특하게 감상했다.</div> <div>듣는다기 보다는 본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div> <div>각각의 노래에는 특정 색깔이 있다고 말했다.</div> <div><br></div> <div>"어릴 땐 취중진담이 참 절절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야</div> <div>음.. 빨간색같았는데 나이가 드니 노란색에 가깝더라고"</div> <div><br></div> <div>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의 전주가 끝나기도 전에 그녀가 말했다.</div> <div><br></div> <div>"왜?"</div> <div><br></div> <div>"취하면 쉽게 하지 못하던 말들도 조금은 쉽게 꺼낼 수 있잖아"</div></div> <div><br></div> <div>"그렇지?"</div> <div><br></div> <div>"좋아한다는 말이 쉽게 꺼내지 못하는 말인건 알아</div> <div>하지만 누군가 날 좋아한다면 그정돈 이겨냈으면 좋겠어."</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가 꽃향기를 닮은 그녀를 좋아하게 됬을 때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말들을 기억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목련이 필 무렵 나는 담담히 그녀에게 내 마음을 전했지만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녀는 주저하며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도 해볼거면 다시 찾아달라는 그녀의 말에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는 수없이 고민했고 그사이 목련들은 모조리 떨어졌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오랜 고민 끝에 나는 쉽지않을 테지만 함께하자고 제안했다.</span></div> <div>나와 그녀는, 우리가 함께 할 시간들이 벚꽃길 보단 목련길을 닮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div> <div>그럼에도 그녀는 겁도없는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div> <div><br></div> <div>사람들은 벚꽃이 떨어진 거리를 싫어하진 않는다.</div> <div>벚꽃잎은 땅에 닿아도 색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div> <div>그와는 다르게 목련이 떨어진 거리는 사람들의 눈총을 받기도 한다.</div> <div>목련잎은 땋에 닿으면 까맣게 색이 바래기 때문이다.</div> <div>우리는 때때로 사람들의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그점만 뺀다면 다른 연애와 다르지 않았다.</div> <div><br></div> <div>우리는 애틋했고, 사랑했으며, 익숙해지고, 지쳤고 결국엔 멀어졌다.</div> <div>가을이 좋아 끝을 잡고 놓아주지 않아도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겨울은 오고 그것을 거부할 순 없다.</span></div> <div><br></div> <div>크리스마스 즈음에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전화기 넘어로 짧은 한숨외엔 아무말도 들리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말 안해도 돼<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br></div> <div>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녀를 들었다.</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고생했어 누나..</div> <div>내가 많이 부족했지?</div> <div>잘지내고...... 끊는다..."</div> <div><br></div> <div>"응.... 미안해.."</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렇게도 어렵고 신중했던 시작과는 달리 끝은 너무나 짧고 허무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아주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내 삶에는 아직 그녀가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다.</div> <div>그것들이 아리거나 괴롭진 않은 것 처럼</div> <div>그녀의 삶에는 내가 없기를 바란다.</div> <div>혹여나 남아있다면 괴롭지 않기를 희망해 본다.</div> <div><br></div> <div>노랫말 처럼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말이겠지만</div> <div>마음둘 곳 하나없는 이세상 속에 그녀같은 사람은 그녀밖에 없었다.</div> <div>지금의 나보다 어렸을 8년전 그녀에게 미치도록 안기고 싶어질 때가 가끔 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