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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wow_34489
    작성자 : 아니이게누구
    추천 : 22
    조회수 : 1976
    IP : 220.125.***.170
    댓글 : 13개
    등록시간 : 2016/03/13 15:35:56
    http://todayhumor.com/?wow_34489 모바일
    여자친구 와우입문시킨 이야기2
    옵션
    • 창작글
    내가 만랩을 달기도 전에

    블리자드는 와우의 새로운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를 출시했다.



    "리치왕의분뇨", "부자왕의분노", "서리환은내꺼다"

    등등의 온갖 패러디로 무장한 죽음의 기사들이

    지옥불반도를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

    나 역시 그들과 다를 바 없었고

    내 시야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에게

    시비를 걸며 랩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녀는 나와는 다르게 블리자드가 마련해 준

    다양한 컨텐츠를 즐기는 진정한 게이머였다.

    구석진 곳에서 인간형 몬스터를 학살하고 

    삥뜯은 각종 옷감으로 가방을 만들어 경매장에 내다 팔기도 하였고
    (8칸짜리 가방을 100골드라는 무지막지한 바가지를 씌워놓고
    안팔린다고 징징대기도 하였다.)

    퀘스트를 진행하며 아이템 마력을 추출하여

    도적인 나에게 조금더 똑똑해지라고 지능 마법부여를 해 주기도 하였다.

    축제 시즌이 되면 여기저기 기웃대며 축제를 즐기기도 하였고

    동부내륙지를 샅샅이 뒤져가며 1레벨짜리 동물과 스크린샷을 찍기도 하였다.



    어느덧 그녀는 새로운 직업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고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힐러가 멋져보인다고

    새로운 캐릭터를 장만하였다.

    어디서 어떤 아이디를 본건지는 모르겠지만..

    드워프여캐에 "힐받으면내남자임"이라는 이름을 짓고

    깔깔 웃으며 마을 여기저기에서 힐을 난사하고 다녔다.




    불행이도 그녀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우리가 게임을 즐기던 서버는 호드가 강세인 서버였고

    호드들은 그녀를 보기만하면 죽여댔다.

    불굴의 의지로 여자저차 아웃랜드에 입성한 그녀는

    끊임없는 호드의 괴롭힘에 결국 이성을 잃었고

    옷감을 삥뜯던 솜씨로 지옥불 반도의 저랩 호드들을 학살했다.

    이윽고 호드들도 본인들의 본캐를 들고와 그녀와 싸웠고

    그것을 본 나는

    깡패에게 둘러쌓인 여인을 구출하고 호감도를 상승시키는

    쾌쾌묵은 설정을 떠올렸고

    '그래 현실에서 못할거 게임에서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지능마법부여로 무장한 도적을 이끌고 지옥불반도로 향했다.



    그렇게 시작된 지옥불 반도에서의 소규모 전투는

    어느새 대규모 전투로 변하였고

    수적 열세로 얼라이언스들의 백골이 늘어나고 있었다.

    명석했던 그녀는 정면으로는 이길수 없다는것을 간파하고

    저랩 호드들의 퀘스트만 방해하자고 지시를 내렸다.



    조금은 치사하게 호드들을 처단하고 있던 중

    [명예의 요새가 공격당하고있습니다.] 라는 노란 메시지가 떳고

    얼라이언스의 저랩들의 곡소리가 여기저기 퍼졌다.

    "호드들 또 난리다.", "이번엔 또 누가 시작햇냐"

    "퀘스트좀 하자 이것들아.", "Qanvaso wokaw dalkmow[오크어]"

    그 모습을 본 그녀는 조용히 게임 종료를 누르고선 어디론가 가버렸다.



    몇 일 뒤 그녀는 날 닮았다던 오크로 플레이를 하고있었다.

    "얼라이언스 힘들어서 호드로 갈아타게?"

    현실을 인정한것 같은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상상을 초월했다.






    "아니 호드 퀘스트를 한번 해 봐야 얘네들을 제대로 괴롭힐수 있을거 같아서"

    긴 생머리에 염색을 한 그녀의 차분한 목소리에

    아서스의 한기를 느낄 수 있었다.
    출처 시간이 넘쳐나 주체를 못하는

    덕후의 손끝
    아니이게누구의 꼬릿말입니다
    명절 이후 매형에게서 전화가 왔다.

    "처남 용돈 용돈 필요하지 않니?"

    대뜸 용돈을 준다는 매형이 조금 이상하다.

    이젠 직장인이라며 용돈 안주셔도 된다고 말했다.

    "그래도 여자친구랑 데이트 하고

    맛있는거 먹으려면 모지라지 않니?"

    "저 여자친구 없는데요."

    "어이쿠 그래.. 직장일이 많이 바쁘구나

    요새 일은 좀 어때?"

    "네 뭐 그냥 그렇죠 뭐 ㅎㅎ

    무슨일이세요?"

    "무슨일은 그냥.. 시간이 좀 나서 안부차 전화했지
    처남 애인도 없으면 요즘에 뭐하고 지내나?"

    "뭐 이것저것 하고 지내죠
    매형 그럼 스타한판 하실래요?"

    "뭐?! 처남!!! 게임한판만 하자고????!!!"

    필요이상으로 생기발랄하고 큰소리로 대답하는 매형의 목소리에 이어
    옆에서 누나가 꿍시렁 대는 소리가 들린다.

    "네 매형 한판만 해주세요.........."

    "그래 ㅋ 처남이 ㅋ 하자는데 ㅋ 안할수도 ㅋ 없고 ㅋ
    큰일이네 ㅋ 이거 ㅋ"

    능글맞은 매형을 못이기는척 갔다오라는 결제가 떨어지고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처남! 채널77777 15분 뒤"
    이란 말을 남기고 끊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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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6/03/13 20:31:42  165.132.***.149  오블군  612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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