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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wedlock_2173
    작성자 : 낮게차분하게
    추천 : 7
    조회수 : 375
    IP : 203.226.***.5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06/01 12:52:59
    http://todayhumor.com/?wedlock_2173 모바일
    여분의 행복
    <div><font size="2">" 자기는 왜 안 먹어? </font></div> <div><font size="2">" 싫다. 내가 언제 과일 묵는 거 봤나 </font></div> <div><font size="2">1년에 기껏 두어 번, 직진을 할 때는 조용하다가도 좌나 우로 핸들을 돌리기만 하면 </font></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여지없는 악~소리를 질러대는 낡은 자동차, 조수석에 아내를 태우고 뒷자리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아들을 태운 다정한 모습으로 지척의 나들이를 가는 횟수는 고작 1년에 두어 번이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결혼 초에 떠벌렸던 허풍은 물을 머금은 소금 포대처럼 자꾸만 야위어갔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정말 큰맘을 먹지 않으면 나서기 힘든 나들이...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br></span></div> <div><font size="2">누구 네처럼 외식을 즐겨할만한 형편이 전혀 되지 않다보니 우리의 나들이는 </font></div> <div><font size="2">윗동네의 재래시장에서 흔히 이루어진다. 내 지갑의 무게보다 가벼운 아내의 발걸음을 보게 된다. </font></div> <div><font size="2">20센티 이상의 키 차이지만 그런 날 아내의 눈은 내 높이와 같다는 느낌이 든다. </font></div> <div><font size="2">시장을 가는 내내 주머니 속에서 언제나 나를 찾아줄까 하며 주름살만 잔뜩 늘어난 </font></div> <div><font size="2">만 원 권 지폐를 손끝으로 조금씩 펼친다. </font></div> <div><font size="2">아버지의 제사 때 라이벌이 없어 흥이 안 난다 떠들 정도로 아내는 과일을 좋아한다. </font></div> <div><font size="2">특별히 무엇이 더 좋다는 말도 없이 오직 저것이 과일이라는 이유만으로 과일을 좋아할 지경이다. </font></div> <div><font size="2">여기 저기 두리번거리면 갓 따온 오디며 버찌 피자 천도복숭아 블루베리, 건네준 만 원권 지폐는 </font></div> <div><font size="2">자그마한 손 안에서 펼친 주름을 다시 쭈그리고 만다. </font></div> <div><font size="2">" 아... 저 자두... 너무 시큼할 것 같어... </font></div> <div><font size="2">" 흠... 버찌가 덜 익었네... 새까만 게 맛있는데... </font></div> <div><font size="2">" 수박 너무 크지? 냉장고에도 안 들어가겠다. </font></div> <div><font size="2">아내는 눈에 담은 과일의 맛을 표정으로 일일이 나타내 준다. 시장 골목을 다 돌때 까지 아내는 </font></div> <div><font size="2">하나의 과일도 사지 못하고, 아이 입힐 티 한 장만 까만 비닐봉지에서 그네를 탄다. </font></div> <div><font size="2">그러다가 길가에 쭈그려 앉아있는 10개에 1천 원 하는 자두를 산다. </font></div> <div><font size="2">아이는 쉐이크에 정신이 팔려 걸음이라도 멈추면 엄마 궁둥이에 쿵하고 얼굴을 부딪히고... </font></div> <div><font size="2">비닐봉지에서 자두를 하나 꺼내어 소매에 쓱쓱 닦고는 아내에게 건넨다. </font></div> <div><font size="2">" 흐.... 아이 셔...... </font></div> <div><font size="2">아내의 눈은 초승달처럼 작아지고, 가뜩이나 작은 입술은 쭉 내밀며 도톰해진다. </font></div> <div><font size="2">그러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난 아내 몰래 두개의 자두를 따로 챙겨둔다. </font></div> <div><font size="2">" 어? 8개 밖에 안 되잖아. 그 아줌마 2개 덜 줬어. 우씨... </font></div> <div><font size="2">" 그래? 그 아줌마 착해 보이더니 무지 나쁜 사람이네... 왜? 아쉬워...? </font></div> <div><font size="2">" 뭐... 아니... 그냥.... </font></div> <div><font size="2">아내는 아랫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아이의 손을 끌며 터벅터벅 걸어간다. 그러면 나는 몰래 숨겨두었던 자두 하나를 건넨다. </font></div> <div><font size="2">" 히히히.... 딱 하나만 더 먹고 싶었는데... 언제 빼 놓은 거야? 미울라 그런다... ^^ </font></div> <div><font size="2">또, 하나를 더 먹고 싶다는 아내의 말을 못들은 척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font></div> <div><font size="2">다음 날 아침, 아내는 마른 목을 축이려 냉장고 문을 열겠지. 그러다가 자그마한 종지에 놓인 자두 하나를 발견하겠지...</font></div> <div><font size="2"> 그러면서 내가 챙겨주는 아주 작은 여분의 행복을 미소로 집어 들겠지... </font></div> <div><font size="2">누군가를 마음에 두고 산다는 건,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font></div>
    출처 2005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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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01 13:22:27  218.144.***.70  복잡미묘  199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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