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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가 처가에 내려간지 4주가 지나고있습니다.
처가에 내려가기 2일전 저희 어머니를 집으로 모셔 아이를 마음껏 보시라고
배려도 해준 와이프입니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어린이집을 보낼 수 없기 때문에
공교롭게도 설, 추석 그리고 다시 설 마다 처가에 내려가게 되었네요.
코로나 동안에 명절을 각자 집안에서 보내기로 하여 우린 그렇게 보내고 있습니다.
와이프가 처가에 내려가면 제가 냉장고 청소, 베란다 부터 집 대청소를 하곤합니다.
안방은 침대커버부터 수면텐트 분해서 빨래하고요.
주말동안 이불 빨래, 커튼도 다 빨아서 새로 걸어두고,
아이놀이방과 작은방 그리고 거실 및 싱크대 정리를 합니다.
일종의 세레머니죠.
어제, 할일없이 티비를 보는데
청혼하던날이 생각나더군요.
12월 24일 아침 출근하여 바쁜데, 일은 안하고 청혼을 어떻게 할까 고민을 했었습니다.
근사한 레스토랑, 트렁크 열면 풍선이 나오고 우아아~~이런것들은
추억으로 간직하기는 좋으나 눈에서 영원히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제외했습니다.
그래서, 청혼이라는 자작시를 썼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오후 3시 퇴근을 해주는 회사였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습니다.
오후에 일단 자리에 앉아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동료들에게 사정 설명한 후
다시 밖으로 나가 문구점을 찾아 헤매었습니다.
역삼역 일대부터 평소엔 잘 보이던 문구, 팬시점이 안보이고, 보여서 가보면 문이 닫혀있는 거에요.
그렇게 강남역까지 갔다가
청혼을 실패하는건 아닌가 좌절감을 가지며 다시 회사로 돌아오면서 찾아보는데
셔터문을 내리려는 문구점을 발견하고 다이빙 하듯이 달려갔습니다.
사장님 눈치도 보이고, 빠르게 액자들을 스캔하여 겨우 겨우 샀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여러이미지들을 검색하고, 거기에 폰트 및 색상을 넣었는데
안예쁜거에요. 솔직히 유치하고 마음에 안든거에요.
곧 3시인데, 빠른 결단력을 스스로에게 요구하면서 눈에 튀지 않는 색상으로
출력하기를 수회 반복했습니다.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손에들고 퇴근했습니다.
참고로 결혼식은 12월 28일 이라서, 와이프가 먼저 신혼집에 들어오겠다 선언을 했기 때문에
결혼 2주전부터 같이 살았습니다.
퇴근후, 집에 도착했는데 그날 무슨 일이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와이프가 저에게 화를 냈고, 서로 마주보고 앉아 전 외투를 벗지도 못한채
약 2시간 동안 설득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녁먹기전까지 냉랭한 분위기 속에 자기는 이제 할말 다했으니
오빠도 뭐 할말이 있으면 해보래요.
그래서, 외투속에 감춰든 액자를 꺼내 보여주며 청혼 하려고 했었다.
미안하다고 하며 액자를 건네었습니다.
조심스럽게 꺼내보고 읽더니 울더라구요.
자기가 미안하다고, 진작 보여주지 왜 이제서야 보여주느냐...
자기 나쁜년 만들고 좋냐고, 그러면서 너무 감사하다고 하더라구요.
이렇게 청혼은 버라이어티 하지도 않고, 낭만적이지도 않고 두사람의 축복도 소소하게
우리 둘만의 청혼은 이루어졌습니다.
결혼 후, 아이가 걸음마 하기 전까지 화장대에 놔뒀다가 아이가 다칠까봐
서럽에 보관했던 액자를 어제 꺼내보았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도 새것처럼 투명하게 반짝이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신혼때, 친구들이 오면 그 액자를 보여줬던 와이프의 모습도 상상이 됩니다.
요즘은, 전화통화를 하면 예전 데이트할때처럼 오랜시간 통화를 하는 것 같아요.
와이프가 좀더 있다오면 더욱 예전 처럼 오래 통화할텐데...
제가 만든 청혼이라는 액자입니다.
저의 자작시 중에 TOP5 정도로 좋아하는 시입니다.
그중에 제일 좋아하는 문구는
" 쉼 없이 달려온 서로의 삶에
너와 나 둘이서 새로운 삶을 만들어
산 넘어 노을지는 붉은 태양보다
더욱 정열적으로 살아가자 " 입니다.
우린 이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만, 잘살고 있는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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