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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13229
    작성자 : 은유* (가입일자:2016-10-31 방문횟수:298)
    추천 : 14
    조회수 : 2588
    IP : 125.191.***.86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9/08/11 03:07:48
    http://todayhumor.com/?wedlock_13229 모바일
    우리 남편 자랑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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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에서 고롱고롱 코골면서 자는 모습 보다보니까 쓰고 싶어져서 씁니다.^^

    첫번째)
    저희 남편은 가치관이 확고한 사람이예요.
    21살 때 만나 10+n년 째 봐오는데 여태까지 이 사람이 지닌 가치관이 흔들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저희 부부는 평소 여러가지 주제로 대화를 많이 하는데 늘 일관되게 올곧은 가치관으로 세상을 바라봐서 참 믿음이 가요.

    두번째)
    무심한 듯 세심한 사람이예요.
    이건 첫번째와도 연결되는 이야기인데 저희가 양가로부터 1원 한장 지원받지 않고 살림을 꾸렸거든요. 양가가 넉넉치 않은 형편이었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양가로부터 마음의 빚을 지지 않는 완전한 독립을 둘다 꿈꿨기 때문이예요.
    그러다보니 원룸 단칸방에서 혼인신고만 한 채로 시작했고 식은 올리지 않는 걸로 결정했어요. 저는 돈도 돈이지만 성대하게 치르는 결혼식이 그다지 끌리지 않았는데 남편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더라구요.
    그렇게 몇년이 흐르고 조금씩 저축한 돈으로 보증금 보태며 몇번의 이사를 거쳐 그럴듯한 신혼집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럴 즈음 저희가 대학교 같은 과 동기다 보니까 다른 여자동기의 결혼식에 초대 받아 축하하러 가게 되었어요. 별 생각 없이 축하해주고 뷔페도 먹고 나와서 ktx 타고 돌아오는데 저희 남편이 조심스럽게 말하더군요.
    미안하다구요.
    자기는 웨딩드레스도 못입혀줬는데 오늘 그 친구 식 올리는거 보고 울적해질까봐 걱정했대요.
    저는 진짜 별 생각없었는데(기차 타고 왕복인데 굽있는 구두 신고 와서 발 아파 죽겠고 얼른 집에 가고싶다는 생각뿐ㅋㅋ) 그렇게 말해주니 참 고맙더라구요. 그렇게 세심한 사람인 줄 몰랐는데 좀 감동이어서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세번째)
    저를 아직도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고 해줘요.
    주말 아침에 침 흘리면서 자다가 눈뜨면 세상 사랑스럽다는 얼굴로 보고 있어요. 눈 퉁퉁 붓고 머리 산발이라 거울로 보면 가관인데ㅋㅋㅋㅋ...
    태어나서 스스로 이쁘다는 생각 단 한번도 해본적 없었는데 세뇌당했는지 요즘 거울 보면 쬐끔 이쁜것 같기도 해요ㅋㅋㅋ(양심리스) 피부도 나이에 비해 좀 좋은 것 같고.. 쌍꺼풀도 있고.. 속눈썹도 쫌 긴것 같고..
    참... 나이먹어서 주책이 바가지네요.ㅋㅋㅋㅋ

    네번째)
    묵묵히 기다려줘요.
    저는 좀 심한 우울증 환자였어요. 배경을 이야기하자면 밤새도 모자랄 것 같으니 그냥 과거 왕따경력과 가정환경... 정도로만 얘기할게요.
    매일밤 술 마시지 않으면 잠못잘 정도로 알콜의존도 심했었는데, 그런 저를 성급히 구조하려 하지 않고 아픈 사람 취급(?) 하지 않고 그냥 옆에 있어주고 안정감을 줬어요. 그러다 보니까 서서히 좋아졌어요. 지금은 술도 안 마시고 규칙적인 생활 하고 마음이 정말 많이 차분해졌어요.
    이 점은 정말 고맙네요... 동굴 파고 들어가는 사람 옆에서 지켜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다섯번째)
    저를 잘 웃겨요.
    웬만한 예능프로 봐도 잘 안 웃는데 남편 말 한마디 농담 한마디에 깔깔 웃음이 나요. 코드가 잘 맞는다고 해야 할까요? 죽도 잘 맞아서 서로 동시에 같은 노래 흥얼거리기 시작해서 깜짝 놀랄 때도 많고 뭔가 텔레파시 통하는 느낌?
    오래 같이 있다보니까 그런 걸까요?
    아, 취미도 비슷해요. 영화 독서 게임...!

    여섯번째)
    대화가 잘 통해요.
    제가 좀 사차원적인 기질이 있어서 여러가지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시도하는데(정치, 경제, 철학, 문학, 과학, 연예... 다양합니다ㄷㄷ) 얘기하다 보면 말이 잘 통하고 재밌고 신이 난다고 할까요? 서로 의견이 안맞아서 몇시간이고 설전 벌이는 일도 종종 있어요.ㅎㅎ
    사실 저런 주제들은 남들하고는 잘 안하게 되잖아요. 근황 얘기하고... 밥먹었냐 물어보고.
    저는 밖에서는 주로 듣는 역할인데 집에서 남편하고만 있으면 그렇게 수다쟁이가 되네요.*_*

    일곱번째)
    밖에서는 무뚝뚝하고 세상 쿨한데, 안에서는 오글오글거리는 말도 잘하고 애교쟁이가 돼요. 이런 모습은 저만 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ㅋㅋ

    여덟번째)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겠는데 사람을 묘하게 끄는 매력이 있어요. 그... 설명을 못하겠어요. 외모는 절대 아니거든요.(ㅎㅎ?)
    이것 때문에 제가 대학교 2학년 때 반해서 고백공격으로 확 낚아챘고 결혼했습니다.^^

    아홉번째)
    저희는 딩크부부인데, 아주 가끔 시어머님께서 조심스럽게 아이 얘기를 꺼내시거든요. 그럴 때마다 정말 철벽같이 방어해줘요. 제가 뭐라 말씀드릴지 고민할 기회도 안줄 정도로요.

    열번째)
    아직 뜨겁게♥ 사랑합니다...♥





    끝!

    사실 자랑할 거리가 더 많은데 기억이 안나네요.
    이거 저희 남편이 보면 제가 쓴 건 줄 알텐데ㅋㅋㅋ 둘다 오유하는데 서로 닉넴은 모르거든요.
    흠... 못봤으면 좋겠네요.^^
    뭔가 민망하기도 하고 약점잡힐 것 같아요(?)

    그럼 진짜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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