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항상 오빠 눈 보면서 생각했어.</div> <div>어쩜 사람이 저렇게 깊은 눈을 가졌지?</div> <div>아름답다, 정말.</div> <div><span style="font-size:9pt;">진짜 우주라도 담긴 것 마냥 늘 반짝이던 그 눈, 이제 더 이상 못 볼 생각하니까 너무 슬퍼.</span></div> <div><br></div> <div><br></div> <div>오늘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데 일하는 중간에 핸드폰으로 연락이 많이 와있었어.</div> <div>다들 나보고 어디서 뭐하냐고 묻더라고.</div> <div>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싶어서 전화했는데,</div> <div>이유는 말도 안 해주고 일 끝날 때까지 핸드폰 보지 말고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는 거야.</div> <div>순간 설마 죽기라도 했겠어? 하며 다시 일했다?</div> <div>근데 손님 테이블에 고기 구워주려고 딱 서는 순간, 손님이 나한테 말을 거는 거야.</div> <div><br></div> <div>"샤이니 종현 죽은 거 아세요?"</div> <div><br></div> <div>어쩜 그럴까.</div> <div>정말 인연의 끈이라도 있는 건지, 친구들한테 못 들으니까 하늘이 그렇게라도 오빠 죽었다고 알려주더라.</div> <div>원래 손님들 말 잘 안 걸거든. 알바생한테 뭐하러 말 걸겠어. 그냥 주문이나 하지.</div> <div>근데 이상하게 그 손님이 나를 오빠 팬이라고 알아본 것 마냥 그렇게 먼저 말해주더라.</div> <div>일해야 하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울어버렸어.</div> <div>손 덜덜 떨면서 고기가 구워지는 건지, 타고 있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고, 손님한테 몇 번이나 진짜냐고 물었어.</div> <div><br></div> <div> <div>이상하게 오늘 따라 날짜가 눈에 많이 들어오더라고, 보통 그런 경우 많이 없잖아.</div> <div>은행에서 통장 개설하다가 오늘 날짜가 눈에 들어오고,</div> <div>재고 테이핑하다가 오늘 날짜가 보이고, <span style="font-size:9pt;">누군가 오늘을 기억하라는 듯이 알려준 것 같았어.</span></div></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래서 정확히 기억해. 2017년 12월 18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내가 가장 사랑하는 스타가 정말 푸른 밤의 별이 된 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오빠. 부산 콘서트에서, 나 가리키면서 부산 말 시킨 적 있잖아.</span></div> <div>그날 콘서트 오기 전에 개미집에서 낙곱새 먹고 온 날.</div> <div>앞에서 제일 방방 뛰던 나한테 "그래, 너요." 라고 나한테 말 건 날.</div> <div>그래서 내가 "오빠, 사랑한데이" 라고 대답한 날.</div> <div>사실 그때 너무 부끄러웠어. 사람들한테 주목 받는 거 나 싫어하거든.</div> <div>왜 하필 그 많은 사람들 중 나한테 말 건거야. 하면서 미워하기도 했는데.</div> <div><br></div> <div>미안해, 아니 고마워.</div> <div>그렇게라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해줘서.</div> <div>고마워, 아니 미안해.</div> <div>그렇게 밖에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그게 제일 겁나. </div> <div>이제 매년 돌아오는 4월 8일과 12월 18일을 어떻게 보낼지.</div> <div>4명이서 어떻게 콘서트를 할지.</div> <div>또 오빠 목소리가 담긴 노래는 어떻게 듣고, 오빠 사진들을 어떻게 보지.</div> <div><br></div> <div>오빠.</div> <div>종현 오빠.</div> <div>종현이 오빠.</div> <div>...</div> <div>원망하고 사랑하는 모든 마음으로 하늘에 간절히 기도할게.</div> <div><br></div> <div>살아서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오빠를 위해</div> <div>오빠의 눈처럼 깊고 푸른 밤 동안은</div> <div>샤이니처럼 반짝 빛나며 영원히 행복하길.</div> <div><br></div> <div>오빠의 푸른 밤을 위해서 기도할게.</div> <div>이젠 편안하게 자. 잘자, 사랑해.</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