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7월 24일 오전. 에어컨을 설치했습니다.</div> <div> </div> <div>저희 집은 2층이었고, 거실 안전난간에 실외기를 설치했지요. </div> <div> </div> <div>뭐,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8월 4일. 짧은 휴가를 갔다오고 에어컨을 가동했는데 다음날, 민원이 걸렸습니다. </div> <div> </div> <div>옆 집에서 에어컨 실외기 때문에 덥다고 민원을 거셨습니다. </div> <div> </div> <div>에어컨 이설하는데는 25만원, 바람막이를 설치하는데는 4만원 견적이 나왔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옆 집에 전화를 드렸더니 </div> <div> </div> <div>짜증을 너무 내시더라구요. 더운데 너무한거 아니냐고. </div> <div> </div> <div>죄송하다 말씀드렸습니다. 에어컨 이설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바람막이를 설치하겠다했으나</div> <div> </div> <div>아주머니께서 막무가내였습니다. </div> <div> </div> <div>에어컨 실외기는 바닥에서 2m 이상 높이 설치되어 있었고 </div> <div> </div> <div>바람막이는 실외기의 외기 방향을 위로 올려줄터이고</div> <div> </div> <div>더운 공기는 밀도가 낮으니 다시 내려올일이 없을터이고</div> <div> </div> <div>아주머니 집은 1층이니 이제 영향을 없으실거다 차분히 설명드렸지만</div> <div> </div> <div>막무가내로 옮겨달라고 하시더군요. </div> <div> </div> <div> </div> <div>25만원. 제 입장에서는 작은 돈이 아닙니다.</div> <div> </div> <div>사실 저희부부는 2년여를 에어컨 없이 살다가 아이가 너무 더울까 </div> <div> </div> <div>어쩔 수 없이 설치한 에어컨인데</div> <div> </div> <div>추가로 비용이 든다니 밤에 잠이 안올 정도로 심적으로 부담이 많이 되었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그렇다면 바람막이를 먼저 설치한 뒤에, 더운 공기가 그 쪽으로 가는지 확인 한 후 이설하겠다.</div> <div> </div> <div>라고 말씀드렸더니 </div> <div> </div> <div>막무가내로 옮기라더군요.</div> <div> </div> <div> </div> <div>여기서 저는 화가 났습니다. </div> <div> </div> <div>가만히 생각하여 보니 아주머니네 집은 작년 9월쯤 지어졌는데 </div> <div> </div> <div>그 이후로 하절기, 동절기 낮시간 저희 집에 비치는 일조량이 거의 없다 시피했는데</div> <div> </div> <div>불만이 있었지만 무탈하게 사는게 좋은 것이다 생각하고 살았는데</div> <div> </div> <div>영향 없게끔 해드리겠다 했는데도 </div> <div> </div> <div>막무가내로 나오시니 화가 많이 났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일단 저는 일조권에 관련된 법을 찾아보았지만</div> <div> </div> <div>실제로 적용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저는 이후로 담당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div> <div> </div> <div>법적으로 찾아보니 바닥에서 2m 이상 떨어뜨리고 행인이나 거주자에게 직접 바람이 안가게만 하는 거 아니냐</div> <div> </div> <div>이거 옮길려면 25만원이 드는데 굳이 옮겨야 하느냐</div> <div> </div> <div>했더니 공무원 왈. "바람막이만 설치하시면 되는데요."</div> <div> </div> <div>머리가 띵하더군요.</div> <div> </div> <div> </div> <div>그런데 아주머니네 집 옆에 지어진 창고(샌드위치 판넬로 지어진)가 눈에 띄더군요.</div> <div> </div> <div>1개월 이상 사용하신 것 같았고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를 안하거나 허위로 신고한 경우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수 있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던졌습니다.</div> <div> </div> <div>아주머니, 공무원에게 확인했다. 바람막이만 설치하면 된다고 하더라. 난 그렇게 하겠다.</div> <div> </div> <div>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div> <div> </div> <div>그랬더니 아주머니께서 무슨 법이 그 따위냐고 자기가 공무원에게 따지겠다 하시더군요.</div> <div> </div> <div>거기서 제가 한마디 더 드렸습니다. </div> <div> </div> <div>아주머니 부엌옆에 창고 임시로 지으신거.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하셨냐고 따졌지요. </div> <div> </div> <div>그거 신고 안하시고 작년 겨울부터 사용하셨다고. 신고 안하시고 사용하셨으니 나는 그것으로 민원을 걸겠다 했죠.</div> <div> </div> <div>(신고하셨는지 안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도박수였죠.)</div> <div> </div> <div>그랬더니 아주머니께서는 피해를 주지도 않았는데 무슨 민원을 거냐 하시더군요. </div> <div> </div> <div>그 창고는 저희집 큰방 창문 아래에 약 1m 정도 떨어진 위치였습니다.</div> <div> </div> <div>샌드위치 판넬 창고 소방설비 다 하셨냐고, 혹시라도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 책임을 누가지냐. </div> <div> </div> <div>아주머니께서도 민원을 넣으셨으니 나도 민원을 넣겠다 했습니다. </div> <div> </div> <div>또한 벌금 내시고 가설건축물 사용연한이 3년이니 이후부터 연장할때마다 세금 꼬박꼬박 내시라고 말씀드렸죠. </div> <div> </div> <div> </div> <div>아니, 총각. 사람이 왜 그렇게 융통성이 없냐고 하시더군요.</div> <div> </div> <div>제가 말씀드렸습니다.</div> <div> </div> <div>아주머니. 저 총각 아니고 애기 아빠입니다. </div> <div> </div> <div>그리고 실외기 바람 안가게 해드리겠다고 했는데 굳이 옮기라고 우기신건 아주머니시구요. </div> <div> </div> <div>바람막이 해보고 정 안되면 옮겨드리겠다고도 했는데 무조건 옮기라고 하셨잖아요.</div> <div> </div> <div>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담당 공무원이 바람막이만 설치하면 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div> <div> </div> <div>공무원에게 따지겠다고 하셨지요? </div> <div> </div> <div>그럼 지금 전화하셔서 그렇게 공무원에게 따지시면 됩니다. </div> <div> </div> <div>가설건축물 축조 신고 안한거 벌금 잘 내시구요. 꼬박꼬박 연장할때마다 세금내시면 됩니다. 뭐가 문제입니까. </div> <div> </div> <div>융통성이 없는 게 누구인지 한번 잘 생각해보시라고. </div> <div> </div> <div>그렇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다음날 아침에 아주머니 남편 분께서 전화오시더군요.</div> <div> </div> <div>잠깐 얼굴 보자고 하셔서 나갔더니 사과하셨습니다. 집사람이 날씨가 너무 더워서 짜증을 좀 낸거 같다고. </div> <div> </div> <div>좋게 좋게 해결하면 안되겠냐고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그래서 저도 사과했습니다. 덥게 해드려서 죄송하다고 실외기 설치한게 2층이라 1층이 더울줄 몰랐다고 </div> <div> </div> <div>에어컨 설치업자가 오후에 와서 바람막이 설치해준다고 말씀드렸죠. </div> <div> </div> <div>민원을 넣을 생각은 없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주머니께서 막무가내라서 저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씀드렸죠. </div> <div> </div> <div>같이 음료수 한잔 먹고 인사드리고 헤어졌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번 일로 좀 깨닫게 되었습니다. </div> <div> </div> <div>1. 고의적이지 않아도 내가 누군가에게 혹은 누군가가 나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 </div> <div> </div> <div>2. 피해를 입거나 주었을 때, 적당히 양보하는 선에서 끝난다면 무리없이 지나갈 일인데도 불구하고, </div> <div>양보없이 이기려고 하면 결국 나도 피해를 입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는 일.</div> <div> </div> <div>3. 만약 내가 화를 참지 못하고 민원을 넣었다면 아마도 옆집과 나는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div> <div>내가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양보할 수 있었던 그 순간엔 몰랐지만. 지나고보니 내 자신이 뿌듯하다는 점.</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 사는 세상입니다. </div> <div> </div> <div>힘들었지만 뿌듯하면서도 다행이었던 싸움이었습니다.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