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중학교 2학년때 일이네요. 때는 1996년...</div> <div> </div> <div>어딜가나 한반에 2~3명씩 일진 들이 있었던 때임. </div> <div>(당시엔 일진이란 말이 없었던듯, 一心 이란 문신이 유행하던때...)</div> <div>우리반에도 일진 2명이 있었는데, 그 둘이 베스트였음.</div> <div>둘다 키가 작았지만 운동신경이 좋아서 특기는 발차기였고, </div> <div>싸울때는 항상 둘이, 불리할때는 한손에 대걸레를 들고</div> <div>앞에 보이는 것들은 다 던지며 싸우는 그런 애들 이었음.</div> <div> </div> <div>교실에서는 점심시간에 반찬을 상납하게 한다던가(당시는 급식이 아녔음 도시락 싸들고 다님)</div> <div>지들 기분 안좋을때 공포 분위기 조성한다던가</div> <div>타겟 하나 잡아서 그날 하루 종일 괴롭히는게 그들의 일과였음.</div> <div>다행인지 불행인지 타겟은 고정은 아니었고 괴롭히는 정도도 범죄까지 가기엔 애매한 상태였음</div> <div>학교 내 왕따같은건 없었음.</div> <div> </div> <div>원래 이 일진 둘은 학교 성적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div> <div>수학선생님이 터치를 하기 시작함. 쪽지시험을 보고 낙제점을 받으면 나머지 공부를 시키는 거임.</div> <div>나머지 공부때는 자습식이었고, 선생님이 내준 문제를 풀고 교무실에가서 설명까지 해야 했음.</div> <div>난 중학교 내내 반에서 2~3등을 했었고 상대적으로 제일 만만했기에 그애들의 수업 외 선생이 됐고,</div> <div>나머지 공부때 문제는 내가 다 풀고 선생님께 설명시 맨트만 알려주는 식이었음.</div> <div>뭐 강제로 시키긴 했지만, 나쁜일도 아니었고 친한 친구 중 한명도 항상 나머지 공부를 했기에</div> <div>그 친구도 가르쳐 줄겸 겸사겸사 하는 일이었음.</div> <div>(당시 난 142정도 키에 23kg 정도 나가는 엄청 외소한 외모로 반애들은 동생대하듯 귀여워하는 수준이라 </div> <div> 일진들한테 반항한다는건 꿈도 구지 못했을 때였음ㅜ)</div> <div> </div> <div>문제는 중간고사때 였음.</div> <div>그 일진 중 한명이 자리 배치상 내 옆쪽으로 앉았었는데, 자기한테 답을 알려달라는 거였음.</div> <div>나머지 공부때는 상관 없었지만 컨닝을 돕는건 좀 아니다라고 생각했고</div> <div>그렇다고 일진을 무시하기엔 내 남은 학교 생활이 순탄치 않을거 같은 생각이 들었음.</div> <div> </div> <div>그래서 어쩔수 없이 시험 답을 전부 알려줬음.</div> <div>알려주는 방법은 시험지에 답을 평소엔 10의 크기로 적었다면, 당시엔 100의 크기로 적어 </div> <div>옆자리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게 해줬음.</div> <div> </div> <div>성적발표 당일 그 일진은 시험 성적을 게시한 종이를 가지고 나한테 욕을하기 시작했음.</div> <div>어떻게 된거냐고 넌 평균이 90이 넘는데 왜 난 거의 빵점이냐고 지랄을 해댔음.</div> <div>나는 내 시험지를 보여주면서, </div> <div>"아니 이렇게 크게 잘보이게 써놨고, 시험 시간 내내 니가 볼수있게 시험지 위치도 네 쪽으로 해줬는데</div> <div> 내가 그 이상 어떻게 할 수 있냐고." </div> <div>반 울음 섞인 말투로 굉장히 억울하는 듯 이야기 했고, 일진도 더이상 추궁을 하지 못했음.</div> <div> </div> <div>성적표가 나왔을때 당연히 그 일진은 담임에게 엄청 갈굼을 당함... 역대 최고 성적이라고 웃음거리가 됨</div> <div>(다들 겉으로 웃지는 못했지만, 내심 속으로 웃었을거라 생각됨)</div> <div> </div> <div>일진 성적이 개판이 나올 수 밖에 없음. </div> <div>일진은 정말 내가 보여준 시험지의 답을 그대로 잘 배껴서 제출했고,</div> <div>난 단지 시험지에 있는 답을 OMR카드와는 다르게 한개씩 밀려써서 보여줬기 때문임.</div> <div> </div> <div>기말 시험때는 담임에게 익명의 편지를 썼음.</div> <div>'중간고사때 OO이가(본인) 일진한테 컨닝을 도와준거 같아요' 라는 내용으로,</div> <div>그리고 기말은 시험 감독은 시험시간 50분중 40분 가까이를 내 책상옆에서 감독을 했음.</div> <div>(기말고사 바로전에 보낸거라 중간고사때 성적을 문제삼지 않을거 같았고, </div> <div>일진 성적이 컨닝을 의심하기엔 너무 엉망이었던지라 익명의 제보를 할 수 있었음)</div> <div> </div> <div>그 다음해 부터는 아마 학년끼리 한줄씩 바꿔서 자리이동을 하고 시험을 치뤘던걸로 기억함.</div> <div> </div> <div> </div> <div>요약</div> <div>1. 일진이 시험때 컨닝을 도우라 했음</div> <div>2. 시험 답을 하나씩 밀려서 보여줌</div> <div>3. 일진은 시험 폭망</div> <div> </div> <div> </div> <div>참고로 맨날 나머지공부하던 친한 친구가 </div> <div>그당시 178cm 70kg 정도의 거구(당시 중학교에서 제일 컸음. 지금은 191cm)에 </div> <div>채치수(슬램덩크)를 닮은 외모였기에 일진들의 뒷탈은 없었음.</div> <div>고릴라 친구는 학교생활 중 한번도 싸운적이 없는 정말 착한 친구임.</div> <div>사실 싸움 좀 한다는 일진들도 그 친구는 논외로 치고 건들지 않았음</div> <div> </div> <div> </div> <div>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