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워낙 어려서 직접적으로 혼낸건 아니라 살짝 아쉽긴 했지만 <div>그래도 제 얼굴만 보고도 쫄아있던 애들이 생각나네요.</div> <div><br></div> <div>당시엔 여자친구가 있었지만, 다른남자 생겼다고 차이는 바람에 없으므로 없음체</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작년 초 겨울이었음.</div> <div>본인은 키 183에 당시엔 100키로에 육박하는 거구였고,</div> <div>검은색 패딩에 검은색 비니를 쓰고 집 앞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고 있었음.</div> <div>마트가 지하에 있어서 계단으로 올라나와야 했는데</div> <div>내가 나가기 전부터 계단에서 뭐가 막 터지는 소리가 한번씩 들림.</div> <div>그러다가 내가 올라가는 중에 눈앞으로 하얀게 지나가더니 바닦에 부딪히면서 탁!하면서 터짐</div> <div>당시에 여자친구랑 싸우고 맥주 안주할거 사들고 가던때라 겁나 빡쳐있었는데</div> <div>안그래도 열불난 내 심장에 불을 부어버린거임</div> <div><br></div> <div>막막 욕을해가면서 이자식들 붙잡아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div> <div>계단을 다 올라가서 보니, 한놈이 콩알탄 두세개를 들고 나와 마주침.</div> <div><br></div> <div>다짜고짜 '너냐? 너가 그랬냐?' 라고 물어보니 자긴 아니라고 발뺌</div> <div>그럼 누가 그랬냐고 물어보니 대답을 못하길래, 붙잡고 밖으로 나감.</div> <div>그 와중에 옆에서 히히덕 거리고 있는 세명의 초딩들 발견.</div> <div>너네가 그랬냐고 물어보니까, 무슨소리냐고 발뺌 시전.</div> <div><br></div> <div>제가 인상이 더러운건 아닌데, 덩치도 좀 있고, 온통 시커먼색으로 도배가된 옷을 입고있어서 그런지</div> <div>맥주한캔 따고, 담배 한대 물고 불붙이면서</div> <div>'너네 사실대로 말하면 그냥 집에 보내주고, 아니면 형이랑 어디좀 가자' 라고 했더니</div> <div>저 형이 시작했다고 알려주더군요. 6학년짜리 애였슴.</div> <div>그러면서 콩알탄 남은거 다 달라니까 4개였나 뱉었습죠.</div> <div><br></div> <div>그리고 네명 다 손잡으라고 한담에, 손 놓으면 형이 어디까지 잡으러 갈지 모르겠다 하고</div> <div>애들 엄마 만나는 건 불가능이라 생각했는데, 바로앞에 애들이 입고있는 체육관 도복 간판이 보이길래</div> <div>고민할 필요없이 바로 진격.</div> <div><br></div> <div>수업중이었고, 다행히 관장님이 계시더군요</div> <div>'저도 어릴때 유도를 했는데, 도 대회도 나가서 상도 받아보고 했어요.</div> <div>당시에 관장님이 유도는 예의를 지키는게 중요하고, 유도뿐만 아니라 무도하는 사람은 인성도 중요하다면서</div> <div>어디가서 다른사람 불편하게 하거나, 괴롭히지 마라. 고 하셨는데, 관장님은 아니신가보네요' 로 시작해서</div> <div>이전에 운동하면서 경험했던거 좀 부풀려서 말씀드리고,</div> <div>애들이 한 핸동 지들입으로 그대로 말하게 시켰죠. 그러면서 콩알탄 관장님 드리고.</div> <div>그러고 자연스럽게 애들두고 돌아섰습니다. 그때 관장님 표정이 진짜 장난없었죠.</div> <div>새파랗게 어린놈이 인성 어쩌고 하면서 이야길 하니까 저라도 빡쳤을듯....</div> <div><br></div> <div>무튼 그러고 건물 밖으로 나왔는데</div> <div>너무 궁금한거에요. 이놈들이 어떻게 잘 혼나고 있나.</div> <div>그래서 담배한대 피고 몰래 올라가서 봤는데, 체육관 이 좁은 게 아니었거든요, 유도 경기장 세개정도 됐던 것 같은데</div> <div>네명이 '사람이 되자' 였나, 무튼 그렇게 들렸는데, 체육관 바깥쪽을 뛰고 있더라구요.</div> <div><br></div> <div>제가 당한일이 저만 당한게 아니었긴 했지만, 그래도 당시엔 그정도면 되게 만족스럽다라구요.</div> <div>뭐 제가 피해를 입었던 것도 아니고 기분만 좀 나빳던 거라.</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일 있고 두달인가 있다가 헤어지고,</div> <div>간간히 지나치면서 관장님 보는데, 서로 민망하게 목례만 하고 있네요.</div> <div><br></div> <div>끝.</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