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p> <p>2002년 5월 당시 만20세였던 나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br>그의 인품과 진심을 다한 연설에 매료되어 지지자가 되기로 했습니다.<br>2002년 12월 19일 새벽 차가운 겨울바람을 마다하지 않고 제 인생 첫투표를 노무현에게 바쳤습니다.<br>한나라당과 언론들은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노시게타령 등으로 온국민과 더불어 노무현 욕하기를 국민스포츠로 승화시켜 갔습니다.<br>그러나 저는 노무현을 까지 않았습니다.<br>깔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br>비난이 아닌 비판도 하지 않았습니다.<br>보통사람들이나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저더러 노빠라며 진성빨갱이, 친북좌빨로 매도했습니다.<br>딱히 노사모 회원이 아닌데 노빠취급을 해주어 어떤 때에는 고맙게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br>2007년 노무현의 임기가 끝나가던 무렵, 다른 대통령들은 임기말기가 되면 레임덕에 빠져 대통령처럼 느껴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br>노무현은 아직도 건재함을 느꼈습니다.<br>뭔가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대통령이 될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br>심지어 2008년 2월 임기가 끝난 후에도 아직 그가 현직 대통령처럼 느껴졌습니다.<br>노무현은 임기를 마치고 고향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귀향했습니다.<br>농사를 지었습니다.<br>평생 농사만 짓다가 돌아가신 우리 할배 생각도 나고 정말 우리나라 농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만 같았습니다.<br>임기 중에는 사람들이 그렇게 짠내나도록 욕을 하더니 임기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가니 좋다고 마구 몰려갔습니다.<br>그때 '이제서야 사람들이 노무현의 진가를 아는구나' 싶었습니다.<br>그러나 멩바기는 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가만히 농사짓고 사는 노무현을 내버려두지 않았습니다.<br>박연차에게 뇌물을 받았다며 연일 내내 신문과 TV로 도배를 했습니다.<br>기레기들은 너나할것 없이 망원경 같은 카메라를 들고 노무현의 집을 겹겹이 둘러싸 포위하였습니다.<br>2009년 4월 30일, 죄없는 노무현은 검찰로 붙들려가서 소환조사를 당했습니다.<br>피의자 신분으로 수모를 당했다고 합니다.<br>그를 지지했던 사람으로 가슴이 미어졌습니다.<br>어떤 이는 노무현마저 뇌물을 받으니 세상에 믿을 놈이 없다라는 말을 했었습니다.<br>그를 지지했던 이들도 사실인마냥 여기며 한점의 의혹없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했습니다.<br>2009년 5월 23일, 노무현이 세상을 떠났습니다.<br>설마가 사람을 잡는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br>믿어지지 않았습니다.<br>아니,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습니다.<br>눈물 한방울도 나오지 않았습니다.<br>노무현이 어이없이 허망하게 이 세상을 떠나갈때 그 주위사람들과 그를 보좌했던 이들은 언필칭 폐족이 되었습니다.<br>저 같은 일개 지지자는 시대에 덜 떨어진 좌빨잔당이 되었습니다.<br>하루하루 제 속은 문드러져 갔습니다.<br>무언가 모를 패배감과 현실에 대한 좌절감은 더해져 갔습니다.<br>멩박이가 실컷 해처먹고 가니 이번엔 그네가 왔습니다.<br>카톡프로필에 노무현을 추억하는 사진을 실었다가 회사의 반장새끼가 그걸 보고는 나더러 정신나간 새끼라며 쌍욕을 해댔습니다.<br>저는 솔직히 회사에서 짤릴까봐 또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대구인지라 그냥 허허 웃으며 넘어갔습니다.<br>나는 너무 비겁한 새끼입니다.</p> <p>졸렬한 새끼가 맞습니다.<br>그래서 제 마음 속에는 빚이 있습니다.<br>노무현없는 노무현시대가 왔어도 그 빚은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br>노무현 이름 석자가 제 마음 속에 늘 자리하고 있지만 그것은 빚입니다.<br>제가 진 빚은 아직 모두 다 갚지 못했습니다.<br>그를 지키지 못했다라는 빚은... 다스의 주인이 법정구속될 때에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을 것입니다.</p> <p><br></p> <p><br></p>
제 나이 20대 초반에 홀연히 나타나서 20대 후반에 홀연히 떠난 노무현은 제 20대 시절의 상징입니다.
노무현으로 시작해서 노무현으로 끝난 제 20대 시절을 앗아간 다스의 주인은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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