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지문을 읽고 문제에 답하시오]</p> <p> </p> <p>(지문)</p> <p>A와 B는 고등학교 동창이다.</p> <p>부잣집 외아들이었던 A는 가정 환경이 좋지 않았던 B의 헤진 교복을 보며 비웃었고, 그 교복에서 나던 가난의 냄새를 조롱하며 괴롭혔다.</p> <p>여느 괴롭힘이 그렇듯, 한 명의 조롱으로 시작된 괴롭힘은 다수의 관심을 끌었고 결국 거기에는 폭력이 뒤따르게 되었다.</p> <p>그리고 여느 폭력이 그렇듯, 언젠가 선을 넘고 만다.</p> <p>어느날, B는 A와 A를 중심으로 뭉쳐진 다수에게 많이도 맞았더랬다.</p> <p>그날의 폭력은 여느 때처럼 소매를 끌어내리고, 계단에서 굴렀다는 거짓말 정도로 가릴 수 없는 정도였다.</p> <p>B는 병원에 입웠했다.</p> <p>학교는 뒤집어졌고, B의 부모는 분노했다. 학교에 경찰차가 들어왔다.</p> <p>. . .</p> <p>사건의 주동자로 A가 지목되었다. B는 말이 없었으나 공범이었던 동조자와 침묵하던 방관자들의 손가락이 A를 향했다.</p> <p>학교 안에서 공공연히 A는 퇴학을 당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당연히 입건될 것이란 소문도 돌았다.</p> <p>A의 부모는 B의 부모를 찾아가 합의하자 말했다. 합의금도 주겠다 했다. </p> <p>'미안하게 되었다' 며.</p> <p>B의 부모는 받아들이지 않았다.</p> <p>A의 부모는 다음 날 A의 뒷덜미를 잡아끌어 병상에 누운 B의 앞에 세워놓고 고개를 내리 누르며 사과하게 했다.</p> <p>'미안하다'</p> <p>B는 A의 사과에도 그와 눈조차 마주치지 않고 돌아누웠다.</p> <p>A의 부모는 아들이 정말 반성하고 있다며 처음 불렀던 합의금에 위자료를 더 쳐서 주겠다 했다.</p> <p>B의 부모는 대답하지 않았다.</p> <p>그날 밤, B의 부모는 B에게 조용히 물었다.</p> <p>"어떻게 했으면 좋겠니."</p> <p>B는 알고 있었다. 부모의 가난이 자신의 자존심을 지켜주기엔 한없이 모자람을.</p> <p>. . .</p> <p>학교에서 징계위원회가 열렸다.</p> <p>A는 징계위원들 앞에서서 반성하고 있다고, 진심으로 B와 이 일로 마음고생 했을 B의 부모에게 </p> <p>'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자못 진지하고 침울한 음성으로 반성문을 낭독했다.</p> <p>배석했던 B의 부모는 창자가 짖이겨지는 것처럼 고통스럽지만 A의 반성을 진정성 있다 생각한다며, 용서한다며 징계 위원들에게 선처를 구했다. </p> <p>A는 그렇게 가벼운 징계로 처분이 마무리 되었다.</p> <p>소문처럼 경찰에 입건되는 일도 없었다.</p> <p>. . .</p> <p>20년이 지났다.</p> <p>A와 B는 어른이 되어 동창회에서 만났다.</p> <p>A는 부모의 부를 물려 받아 착실히 그 부를 갉아먹으며 사는 성공한 어른이 되어있었다.</p> <p>B는 부모의 가난을 극복한 건실한 어른이 되어있었다.</p> <p>A는 그 시절의 기억을 다 지운 것인지 아무렇제 않게 B에게 말을 걸고, 술을 따라주며 사는 얘기를 물어왔다.</p> <p>그런 A를 바라보며 B는 자신에게는 그 시절의 일이 여전한 트라우마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p> <p>그래서 대꾸하는 둥 마는 둥, 그렇게 왁자지껄한 시간만 흘렀다.</p> <p>그 때, TV속 뉴스가 돌연 동창회 무리의 갑작스런 화제가 되었다.</p> <p>어느 고위공직자가 아들의 학폭 문제로 사임한다는 뉴스였다.</p> <p>그들은 티 내지 않았지만, 흘끔흘끔 A와 B를 바라봤다.</p> <p>A도 눈치가 아주 없지는 않았기에, 좌중의 낌새를 알아채고 웃으며 말했다.</p> <p> </p> <p>"애들끼리 투닥거리고 그럴 수도 있지, 뭐 그런 일 가지고 애비까지..."</p> <p> </p> <p>일대의 공기가 차갑게 식었다.</p> <p>B는 말없이 A를 바라봤다. 그 눈에는 고요한 분노 같은 것이 있었다.</p> <p>A는 역시 눈치가 아주 없지는 않아서, B의 그런 눈빛을 알아채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을 늘어놨다.</p> <p> </p> <p>"아ㅡ 왜 그러냐, B야. 그 때 다 사과하고 잘 넘어갔잖아."</p> <p>"나도 벌 안 받은 거 아니고 말야. 그 때 합의금도 넉넉하게 줬잖아. 그래서 너도 대학 잘 간 거 아냐?"</p> <p> </p> <p>B는 여전히 A를 바라보고만 있었다.</p> <p>A의 말이 아주 틀리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 때의 합의금이 자신의 대학 등록금으로 어느 정도 쓰인것을 B는 알고 있었다. </p> <p>하지만 B는 여전히 A를 향해 고요한 분노를 담아 말없이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p> <p>그 때, A가 버럭했다. B가 전하는 무언의 분노에 대한 대꾸였다.</p> <p> </p> <p>"아 시발, 뭐 20년 전 일 가지고 아직도 지랄이냐! 뭐 나는 늙어 죽을 때까지 고개 쳐박고 미안하기만 할까?"</p> <p>"아, 그래 시발 미안하다, 미안해. 됐냐?"</p> <p> </p> <p>B는 A의 그 말을 듣고 그대로 자리를 떴다.</p> <p>========================================</p> <p> </p> <p>(문제)</p> <p>위 지문에서 A가 사과한 횟수는? (5점)</p> <p> </p> <p> </p> <p> </p> <p> <br></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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