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누군가의 공약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취학 연령을 1살 낮추는 문제를 정책으로 검토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제안한 것이 1월 1일 출생자부터 12우얼 31일 출생자까지 12개월 간의 출생자를 입학시키는 것이 아니라 4년에 걸쳐 3개월씩 추가해 15개월간의 출생자를 입학시켜 5년 뒤부터는 다시 12개월간의 출생자를 입학시키는 것으로 추진한다고 합니다. 이에 저는 이 정책의 문제점을 몇 가지 짚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문제점부터 보겠습니다. 첫째, 15개월간의 출생자를 입학시키게 되면 일상적인 경우에 비해 약 25% 가량 증원된 인원이 입학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정책을 도입하는 첫 해에는 해당 학년의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교사, 교실, 학교 등의 인원과 시설이 더 요구됩니다. 교사의 경우야 필요한 만큼 더 뽑으면 됩니다. 그렇지만 교실이나 학교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충분한 교실이나 학교의 증설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각 교실은 원래의 구성보다 25%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해야 합니다. 현재 초등학교 한 교실당 학생의 수가 25명이라면 약 31명이 됩니다. 말 그대로 과밀학급이 되어 내실있는 교육을 할 수 없지요. 교실이나 학교를 어느 정도 늘린다면 이 비율은 조금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늘어난 교실이나 학교의 수 만큼 교사를 더 충원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4개년간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는 겁니다. 해당 학생들의 학년이 올라갈수록 계속 그 학년의 교실이나 교사를 더 뽑아야 합니다. 전체 초등학교 교사중 담임인 교사가 절반정도라고 볼 때, 첫 해에는 그 절반의 교사 중 1/6에 해당하는 교사의 25%를 충원해야 합니다. 물론 교실도 늘려야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 현상은 4년간 계속됩니다. 매년 담임을 맡을 1/6의 교사의 25%를 충원하면 전제 담임교사의 4/6의 25%를 충원해야 합니다. 그러면 전체 담임교사의 약 80%를 더 충원해야 합니다. 이 얘기는 전체 초등교원의 수를 최소한 40% 증가시켜야 한다는 셈이 되지요. 그런데 교사는 뽑는다고 하지만 교실이나 학교는 어떻게 합니까? 매년 신규 교실이나 학교를 지을겁니까? 4년동안 증가해서 입학하는 학생의 수만큼 교실이나 학교가 늘어나야 하는데 말입니다. 

두번재, 그렇게 충원된 교사나 교실, 또는 학교는 그 기간 이후로 어떻게 활용합니까? 지난 4년동안 증원시킨 교사와 교실 등이 있어어 어느정도 과밀학급을 해소했다고 보겠습니다. 그러나 그 4년이 끝나면 다시 12개월간의 출생자만 입학하게 됩니다. 그러면 남는 교실과 교사는 어떻게 활용하고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제는 남아버린 교실과 교사들입니다. 더 이상 충원할 일도 없고, 남아돌게 되는데 초등교사를 신규 임용을 계속 하겠습니까? 이젠 남아도는 교사들로 인해 신규 채용이 불필요해집니다. 지난 4년 동안은 초등교사가 계속 필요해서 새로 뽑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뽑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젠 남아돌기 시작하거든요. 교육대 졸업생들은 지난 4년 동안에는 신규임용이 늘어 취업의 기회가 늘었겠지만 이후로는 신규 채용 자체가 아예 없을 수도 있습니다. 남아도는데 새로 뽑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셋째, 이 문제는 초등학교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입학한 학생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입학하면서 계속 교사와 교실, 학교가 더 필요합니다. 그들이 계속 진학하는 과정에서는 신규 채용이 필요해서 계속 교사도 뽑고, 교실도 늘리고 하겠지요. 25% 만큼 더 뽑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이상은 뽑아야 교실의 과밀화를 막을 수 있기에 계속 신규채용을 해야 합니다. 이들이 진학을 계속하는 그 과정들 전체를 말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진학이 끝나고 다시 12개월간의 출생자들이 입학하면서부터는 신규 교사 채용이 필요없어 집니다. 사범대 졸업생들은 이 4개년 동안은 신규채용이 늘어나 취업기회가 늘어나겠지만 그 이후엔 남아도는 교사들로 인해 신규 채용이 없을 겁니다. 남아돌기 시작하는 교사들인데 새로 뽑을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이 현상은 최소한 4년간 또 지속될 것입니다. 초등교사와 마찬가지로 중등교원들도 4년동안은 신규채용이 늘겠지만 다시 4낸 동안은 신규채용이 없어지거나 줄어들 것입니다.

넷째, 이렇게 입학하는 학생들의 문제입니다. 이들은 25% 만큼 더 입학한 만큼 모든 경쟁에서 25% 더 높은 경쟁을 거처야 합니다. 안그래도 과도한 경쟁사회로 내몰리고 있는 우리 사회인데, 거기에 더해 25% 만큼 더 경쟁을 해야 합니다. 이들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각각 진학할 때 새로운 입시경쟁을 해야 합니다. 25%만큼 더해진 인원수로 인해 25%만큼 더한 경쟁율을 거처야 합니다.그런데 이 경쟁은 이렇게 입학한 사람들이 계속, 평생을 겪어야 합니다. 각급 학교 진학에 있어서도 그렇고 취업에 있어서도 그렇습니다. 한정된 정원에 25% 만큼 과도한 인원이 몰려 평생 그 경쟁을 이어 나가야 합니다. 이것은 그렇게 입학하는 학생들이 초등학교 입학하는 순간부터 시작되어 최소한 만 65세 연금을 받는 그 순간까지도 이어집니다. 물론 산업 현장에서는 더 많은 인원이 몰리는 만큼 더 좋은 인원을 선발해 산업경쟁력을 높일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 경쟁을 평생 겪어야 합니다. 

다섯째, 우리 사회가 치뤄야 할 기회비용입니다. 이렇게 25% 더 많은 학새들을 입학시키게 되면 전체 사회적으로 모든 비용이 25% 만큼 증가하게 됩니다. 무상급식에 들어가는 비용도 25% 만큼 늘어나야 할 것이고, 그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모든 비용이 25% 만큼 증가해야 합니다. 그 4개년 동안 계속 그 인원들을 위한 비용이 25% 늘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그 학생들을 위한 교복 구입도 그렇고, 하여튼 모든 사회적 비용이 증가해야 합니다. 그중 개인이 책임질 부분도 있지만 무상급식같이 공공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기에 그만큼 늘어난 사회적 비용을 감내해야 합니다.

다섯째, 징병제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출생 연도에 따라 만 몇세가 되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고, 신체검사를 받고, 징병에 징집됩니다. 그런데 다른 이들에 비해 빨리 입학하게 된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늦게 주민등록증을 받고, 늦게 신체검사를 받으며, 늦게 징집되게 됩니다. 즉 사회적으로 학생으로서의 위치와 만 나이의 차이로 인해 부조화를 겪게 됩니다. 이는 그것을 겪는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들을 수용해야 하는 사회적응로도 문제가 발생됩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이 취업전선에 몰리는 순간에도 부조화가 발생합니다. 학교는 이미 졸업했는데도 취업하기엔 아직 이르거나, 또는 늦거나 하는 그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졸업연도와 만 나이에 따라 징병에서부터 취업까지, 그리고 정년퇴임과 연금수급 시점까지 계속적인 부조화가 발생합니다. 이것은 또 다른 사회적 비용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섯째, 이렇게 4개년간 늘어난 인원들이 입학한 후 5년째부터는 다시 12개월간 출생한 사람들이 입학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교사, 교실 등은 남아돌 뿐 아니라 취업 대기자 등은 모든 인원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 4년동안 더 많은 사람들이 졸업하면서 취업전선에 내몰렸는데, 그 이후에는 졸업인원이 줄어들어 취업대기자가 줄어듭니다. 그동안은 한정된 일자리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취업경쟁을 겪었다면 이제는 취업대기자가 줄어들어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줄어들게 됩니다. 일자리가 그렇게 고물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사회와 경제가 발전해 나감에 따라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만해도 IMF를 대학 졸업한 후에 겪으며 얼어붙은 취업전선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엄청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4년 동안은 고무줄처럼 25% 늘어난 인원들이 취업전선에 몰렸다가 그 이후론 25% 적은 인원이 취업전선에 서게 됩니다. 그동안 더 많은 인원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어떻게든 취업의 문을 열어야 했던 기업들이 이젠 줄어든 인원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외에서 열거할 온갖 문제들이 많지만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것만 적어 보았습니다. 25% 만큼 늘어난 인원을 받아들야하 하는 4년동안, 그들이 초등학교 입학하는 순간부터 정년퇴직하고 연금을 받는 그 순간까지 60년간 이 사회는 온갖 혼란을 겪어야 합니다. 온갖 사회적, 개인적 비용은 증가하고, 경쟁은 높아집니다. 한 번 정책을 결정하고 실시하는 순간부터 이 사회는 60년간 혼란을 계속 겪어야 합니다. 그렇게 60년간 겪는 것으로 끝나겠습니까? 다시 줄어든 인원들이 입학하는 순간부터는 또 어떻게 되겠습니까? 다시 줄어든 인원들을 받아들이느라 다시 혼란을 60년간 겪어야 합니;다.

이렇게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기는 문제는 그 시작하는 순간부터 시작해서 후유증이 끝나는 순간까지 약 120년간 겪어야 할 온갖 사회적 문제가 산적해 있는 것입니다. 단지 입학 정원을 25% 늘리는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글을 생각나는데로 쓰다보니 오탈자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지나왔습니다. 원래는 대안까지 제시해 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여기서 이만 줄이고 2편으로 다시 돌아오고자 합니다. 혹시 제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있거나, 제가 과도하게 제기한 문제가 있다면 따끔하게 댓글로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혹시라도 글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할 듯 하여 본삭금은 걸지 않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동감이나 지적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