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어제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 3차 회의가 불과 시작 80분만에 끝이 났습니다.</p> <p>미국측 대표단이 일방적으로 종료를 선언하고 협상장을 떠나버렸기 때문인데, 미국측은 회의 시작 직후 기자들에게</p> <p>주한 미대사관에서의 오후 1시 행사를 사전에 고지합니다.</p> <p>그런데 알고보니 그 행사가 바로 협상장을 박차고 나간 대표 드하트의 기자회견이었습니다.</p> <p>그러니까 처음부터 그러려고 작정했던 거죠.</p> <p> </p> <p>국가 간 협상에서, 더구나 우리더러 터무니없는 액수를 내라고 요구하면서 이렇게 무례하게 구는 건 양아치들이나 </p> <p>하는 짓입니다.</p> <p>그런데 이 건을 보도하는 언론 기사 대부분이 아무 표정이 없습니다. 몇 문장만 예를 들어볼까요.</p> <p>'한미 수석대표는 이날 회의 파행 원인을 두고 서로에게 책임을 지우는 듯한 발언을 했다.'</p> <p>'한미 정부가 장외 신경전까지 벌이며 현격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p> <p>'양국 대표들은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상대측이 자신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p> <p> </p> <p>이게 뭡니까?</p> <p>자기 나라를 상대로 미국이 이런 어처구니 없는 행패를 부리는데, 마치 제3자가 남의 일 말하듯 사실 관계만 줄줄</p> <p>나열하면 그게 객관 보도가 되는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요?</p> <p>사실의 나열이 저절로 객관입니까? 설사 그것이 때때로 객관이 될 때가 있다고 해도 이 사안이 그럴 사안인가요?</p> <p>자기 나라의 일인데, 자기 해석, 자기 입장, 대체 어디에 있는 건가요?</p> <p> </p> <p>자기 관점이 반드시 있어야 할 때 아무 관점도 없는 거. </p> <p>그건 무능하거나 비겁하거나.</p> <p> </p> <p>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