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회담이 아무런 합의 없이 종료된 이후 저는 문대통령이 자신만의 중재안을 내놓아야 하며 그 중재안도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중재안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청와대의 공식입장인지는 모르겠으나 다음과 같은 뉴스가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일시에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소위 미국의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전략에 대해서는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과정에서 드러난 트럼프 행정부의 '포괄적 합의·일괄 타결' 방식만을 고수해서는 접점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북한이 극력 반대하고 있는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 방식으로는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과거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렸던 '리비아식 해법'을 '빅딜(big deal)'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북한이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녹아있다고 볼 수 있다.
위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문재인정부는 미국의 일괄타결방식의 해법에 반대하고, 북한의 단계적 해법방식을 찬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북한의 단계적 해결방식은 북핵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중국과 러시아가 급히 회동하면서 내놓은 해결방식이었고 당시 중국과 러시아는 이 방법밖에 없다며 한국의 문재인 정부도 자신들의 단계적 해결방식에 동참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었습니다.
미국의 일괄타결방식은 이명박의 '비핵개방 3천'방식, 박근혜의 통일대박론, 문재인 정부 초기 강경대응 때의 해결방식이었지만, 북한으로서는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입니다.
북한이 완전히 무장해제를 하면 경제보상을 해주겠다는 방식은 로마에게 멸망당한 카르타고에서 보는 것처럼 북한이 스스로 도박을 하게 만들고, 그 도박의 실패시 미국에게 멸망당할 수 있는 최악의 방법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입니다.
국가 간의 합의나 평화조약은 매우 쉽게 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자신을 보위하기 위한 핵을 포기한다는 것 자체도 이미 엄청난 도박에 해당하는데, 거기에 더해 '북한의 미래 경제 청사진 한 장'과 '북한의 완전무장 해제'를 맞바꾸려고 하는 것은 날강도적 발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중러가 지지하는 단계적 북핵 해결방식에 동조하는 것은 미국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으며 최악의 경우에도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막는 효과가 있는 매우 중요한 결정입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하려면 한중러를 의식해서 그에 합당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가 단계적 해결방식에 찬성함으로써 최종적으로 회담 결렬이 되더라도 그 책임이 북한이 아니라 미국에게 있다는 사전 포석이 되어 미국이 그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의 정당성을 상실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가 단계적 해결방식을 뒷받침하고 미국이 계속해서 회담을 일괄타결방식의 불가능한 해결방식을 고집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강화,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독자재개 위협, 사드철수 위협 등으로 미국을 구석으로 몰아붙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미국도 단계적 해결방식으로 나오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한 가지 더 당부할 것이 있다면, 위에 소개한 기사의 댓글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한편을 들었다고 분노하는 수구들의 댓글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사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마자 세월호, 천안함 등 사건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게 했다면 지금처럼 저렇게 날뛰지 못했을 것입니다.
최근의 나경원 발언들과 수구들의 부활 움직임을 보면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었을 때 매우 강력한 수구들에 대한 과거사 조사가 이루어졌다면 하는 큰 아쉬움이 있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수구들의 과거만행과 그들의 본질을 파헤치는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자들이 결국 통일을 방해하고 남북간의 전쟁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외세에 기대는 노예의 정신을 가진 자들이 자기민족에게 더 잔인한 법이기 때문에 이자들이 기득권을 형성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