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노조와해 공작 주도 혐의로 기소된 
도아무개 양산센터 대표 정규직 전환 확정해
노조 "염호석 죽게 한 장본인..삼성 저의 의심"

지난 4월 삼성전자서비스노조(노조)와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합의한 삼성이 정규직 전환 명단에 노조와해 공작을 주도해 재판에 넘겨진 부산 양산서비스센터 대표 도아무개씨를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노조는 “‘삼성노조원’ 염호석씨가 바로 양산센터에서 도씨 탄압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런 인물을 아예 정규직 관리자로 입사시킨다니, 합의의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와 회사 쪽 얘기를 들어보면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27일 협력업체인 부산 양산서비스센터 대표 도씨를 남부지사(부산·울산·경남 지역 관할)에 관리자급 정규직으로 최종 합격시켰다. 노조는 지난 11월 도씨가 정규직 전환 명단에 포함된 사실을 확인하고 도씨와 간담회를 진행했고, 남부지사에 이에 대해 4차례에 걸쳐 질의서를 보냈지만 회사 쪽은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점심시간마다 선전전까지 진행했지만 도씨 정규직 전환은 강행됐다고 한다. 도씨는 남부지사 소속 센터장(사장) 가운데 유일하게 정규직 전환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쪽은 도씨 입사는 다른 노조원들과의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회사 이미지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삼성은 재판을 받고 있거나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된 조합원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때문에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조합원도 여럿 된다는 것이 노조 설명이다. 이에 비해 도씨는 지난 9월 노조와해공작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에서 기소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검찰은 도씨를 삼성전자서비스㈜ 쪽과 공모해 ‘그린화’(노조에 가입한 사람을 탈퇴시킨다는 의미) 공작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했다. 도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던 양산센터의 노조 분회장 염호석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염씨 장례가 노조장으로 치러지는 것을 막고자 염씨 유족에게 수억원의 금품을 건넨 뒤 염씨 주검을 화장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또 도씨에 대한 정규직 전환은 지난 4월 노사 합의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나두식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과 최우수 삼성전자서비스㈜ 대표는 회사가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고 △노조를 인정하고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보장하며, 양 당사자는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회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2014년 5월 염호석씨는 ‘노조장으로 장례를 치러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삼성은 염씨 아버지에게 6억여원을 전달하고 양산경찰서 정보담당 경찰들을 뒷돈으로 매수하는 방식으로 주검을 탈취해 노조 몰래 장례가 치러지게 했던 것으로, 최근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