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살인자가 있습니다. 증거가 넘칩니다. 모든 정황상 살인범이 틀림 없습니다. 코너에 몰린 살인범은 담당 형사나 검사에게 미제 살인사건 B,C,D,E를 슬쩍 흘립니다. 자신이 한 것인양. 하지만 또렷한 증거는 없습니다. 확실합니다. 이넘이 범인이 틀림 없습니다. 당사자만 알 수 있는 정황을 얘기했으니까요. 실적이 목마른 경찰이나 공명심 혹은 의협심 강한 검사가 B,E,C,D를 파기 시작합니다. 수사자료가 쌓입니다. 들인 품이 엄청납니다. 하여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무리하게 기소 합니다.
기소한 B,E,C,D가 무죄로 판결납니다. 정황만 있을 뿐 확실한 증거가 없으니 판사는 기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부터 살인자는 자신이 인정한 살인사건 A도 검찰의 강압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살인 한 건 맞지만 의도하지 않은 우발적 사고라 주장하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일부 폭력이 밝혀집니다. 감형 사유가 됩니다. 무기에서 징역 20년으로, 20년에서 15년으로, 또는 15년에서 10년으로. 잔혹하게 사람을 죽인 살인범이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지은 죄대로 처벌받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미운 정치인이 있습니다. 그의 아내 것으로 의심되는 SNS 계정이 문제가 됩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패륜을 저질렀습니다. 동지가 아니라 원수입니다. 만약, 그 계정이 내가 미워하는 정치인 아내의 것으로 판명 되면, 이것만으로도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며 재기불능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긴가민가 했던 사람들, 지켜보던 이들 조차 떠날테니까요.
하지만 마음 급한 사람들, 앞뒤 분간 못하는 분들, 사실관계 확인 조차 싫어하는 자들이 또다른 의혹 B,C,D,E를 제기합니다. 이것도 잘 못 했고 저 것도 문제 있다. 그래서 나쁜 놈이다. 그 정치인을 미워했던 사람들 다수가 이를 응원하고 격려합니다. 신이난 의혹 제기자는 F,G,H,I를 또 꺼내듭니다. 인터넷을 10분 정도만 살펴도 그 주장이 터무니 없음을 알 수 있을 터인데, 전후관계를 조금만 살펴도 알 수 있을 터인데 아랑곳 않고 가짜뉴스를 퍼나릅니다.
SNS 건 외 다른 모든 의혹들 중 일부는 기소조차 되지 않고 재판에 넘겨진 것도 무죄로 판정 되는 경우를 가정해봅니다.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여론은 어떻게 돌아갈까요. 졸지에 내가 미워했던 그 정치인에게 동정의 여론이 생기지 않는다 장담할 수 있을까요. 검,경의 무리한 기소로 일 잘하는 정치인을 죽일 뻔했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 정치인이 행한 게 맞다고 단정한 이들은 또 어떻게 될까요. 이후 SNS건이 예상대로 정치인 아내의 것으로 밝혀진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아니 그것조차 사실 아닌 걸로 판명되면 또 어떻게 될까요.
원수와 싸워 이기려면 미워하는 마음부터 없애라 합니다. 감정이 앞서면 판단이 흐려지고 판단이 흐려지면 상대를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내가 미워하는 정치인을 이 바닥에서 쫓고 싶으면 주도면밀해야 합니다. 약점 잡혀서는 안됩니다. 전선이 확대되어 그래서 공격 방향이 분산되면 역공 당하기 십상입니다. 복수는 고사하고 내가 이 바닥에서 쫓겨 날 수도 있습니다. 하여 당부드립니다. 내가 올려 놓은 이 포스트가 헛발인지 아닌지, 조롱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닌지라도 판단하십시오. 나의 글이 진중하여 중립적 관전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 때만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을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