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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비아쩔어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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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readers_36649
    작성자 : 15번지
    추천 : 1
    조회수 : 256
    IP : 121.181.***.26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2/01/08 23:38:58
    http://todayhumor.com/?readers_36649 모바일
    소설] 마왕의 목을 벤 다음날 - 15. 현자 - Part.1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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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테누항에서 하피 셋 사살. 인근 앞바다 무인도에서 적의 주둔지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 발견.

    현장의 흔적으로 짐작 가능한 규모는 소대급 병력이 잔류했을 것으로 추정됨.

    해변 발자국 흔적을 봤을 때 소대의 구성원은 두 발로 직립보행을 하는 무리와 네 발로 딛고 서는 무리로 혼성 편재되었을 것으로 보임.

    증거품으로 부패하는 시체를 보낼 수 없어 하피의 뼛조각과 적의 군용품을 보냄.

    즉시 해안 경계 병력을 증원해줄 것을 요청함.’

     

     

    본부로 복귀한 하후현은 바삐 보고서를 작성하여 전서구를 날렸다. 그간 바다를 떠돌다 보니 그의 얼굴은 더욱 검게 그을려 실제보다 훨씬 피곤한 인상을 주었다.

    하후현은 다음 명령을 기다리며 막사 군용 의자에 앉아서 잠시 눈을 감았다.

     

     

    라투에르가 당장 당신을 찾아올 거예요.”

     

     

    줄리아, 그렇게 다급하게 어쩐 일이오?”

     

     

    줄리아 왕비는 정원에서 볕을 쬐고 있던 레오폴드 황제를 찾아내 다짜고짜 벌어진 일부터 알렸다. 레오폴드 황제는 주변을 물리고 왕비의 어깨를 끌어안고 의자로 향했다.

     

     

    라투에르와 지하 공사장에서 마주쳤어요. 예상대로 제게 공사를 중단하고 자금을 돌려달라고 하더군요. 전 이미 자금을 오라버니들에게 보냈다고 했고요. 그가 무슨 계획을 세우고 있었든지 분명 일이 한 차례 꼬일 거예요. 이대로 당신의 군대가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요.”

     

     

    레오폴드 황제는 여전히 흥분으로 들썩이는 왕비의 어깨를 끌어안고 목덜미에 입을 맞추었다.

     

     

    잘했어요. 그리고 괜찮아요. 걱정하지 말고 숨을 골라요. 그가 골이 난다고 해도 당장 어쩌지는 않을 테니까요. 이미 스스로 벌린 판이 커지는 중이라 수습도 쉽지 않을 겁니다.”

     

     

    황제의 예측대로 라투에르 교황은 당장 그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들이 다시 마주한 건 하후현의 전서구가 왕궁에 도착한 이후, 회의장에서였다.

     

     

    국경 경비 강화를 위해 귀공들의 병력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북쪽 쎄라누이 산맥만 경계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저들이 수로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게 명확해졌습니다. 전국의 해안선까지 촘촘하게 경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요.”

     

     

    라투에르 교황은 황제에게 가볍게 예의를 표한 후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회의장에 들어선 모두의 얼굴이 굳어졌다. 전국이 통일되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사사로운 이권 투쟁을 하는 몇몇 가문들이 있었다. 지금 그들이 황제를 위해 병력을 차출한다면, 이권 다툼을 하던 상대와 결말을 짓지 못한 채 무한한 휴전에 들어갈 게 틀림없었다.

     

     

    여러분들이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지를 잘 압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서입니다. 지금 병력을 차출하지 않으면, 앞으로 다가올 일은 단순히 얼마간의 영토분쟁 정도가 아닙니다. 그러니 모두가 형평성에 맞게 같은 비율로 병력을 보내주시고 분쟁 지역은 휴전협정을 맺고 공존해주셨으면 합니다. 내부부터 종전이 되어야 외부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 문제에 황궁기사단과 성기사단도 예외가 아닙니다. 궁전과 신전을 비롯한 수도방어선의 인원을 줄이고, 후방 지원부대의 인원도 줄여 모두 국경 지대로 보낼 겁니다.”

     

     

    회의장이 한 차례 술렁거렸지만, 누구도 나서서 반대 의견을 표하지는 못했다. 여전히 마왕군이란 존재에 관해 의심이 남아 있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곳곳에 전국 배치된 황궁기사단과 성기사단이 거슬렸다. 각 제후의 병력 규모가 굉장한 수준이라 하더라도 황실의 병력만큼 수가 많지도 않았고, 훈련이 잘되어 있지도 않았다. 감히 비견할 수 있는 수준은 시메온 가문을 비롯해 몇몇에 불과했다.

    그때 술렁이는 무리들 사이에서 먼저 몸을 일으켜 황제에게 충성을 표하는 이가 있었다. 랜돌프였다.

     

     

    폐하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그제야 다른 가문들도 동참의 뜻을 보였다. 라투에르 교황은 이전처럼 랜돌프의 언행을 빠짐없이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부터의 내용은 여러분들에게 공식적으로 처음 알려드리는 내용입니다. 아마 소문은 접하셨을 겁니다. 마왕에 대적하는 용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현재 성기사단에서는 황제 폐하의 명령에 따라 비밀리에 전설의 용사로 보이는 소년을 육성 중입니다.”

     

     

    회의장이 발칵 뒤집혔다. 술렁이는 정도가 아니라 길거리 좌판처럼 왁자지껄해졌다.

     

     

    소년이요? 설마 우리 운명을 고작 어린아이에게 걸겠다는 겁니까?”

     

     

    아닙니다. 마왕군이 침공해 오더라도 우리에게는 여러모로 준비된 대응책이 있다는 걸 알려드리는 겁니다. 그리고 군의 최종 목적은 소년을 청년이 될 때까지 무사히 훈련을 시켜 궁극의 전술 무기로 만드는 것에 있습니다.”

     

     

    당장 침공할지도 모르는데 그 시간을 어떻게 벌겠다는 겁니까?”

     

     

    다행히 쿠스텐버 부대를 지휘하던 하후현 대장의 적극적인 대처로 우린 적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여기에 자리해 주신 귀공들이 자발적으로 경계에 합류해 주신다면, 마왕군이라고 해도 당장 밀고 들어오진 못할 겁니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테고, 우린 그만큼의 시간을 벌 수 있게 된 겁니다.

    이걸 바꾸어 말하면, 하나가 된 우리가 선제공격을 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드디어 좁은 반도를 넘어 대륙까지 넘볼 수 있다는 거죠.”

     

     

    일순간 장내의 공기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반도를 넘어 대륙까지 진격한다는 건 꿈같은 소리에 불과한 게 아니었던가?

     

     

    교황께 질의합니다. 정말 교황께서는 우리가 쎄라누이 산맥을 넘어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고 믿으시는 겁니까? 가죽 갑옷이나 사슬 갑옷만으로는 마물들과의 전투에서 병사들의 신체를 보호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철갑으로 휘두르면 산맥을 넘기도 전에 모두 지쳐버리고 말 겁니다. 선대 황제들께서 공성하지 않고 수성을 택한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 부분은 군사기밀이라 아직은 여러분에게 모든 걸 다 밝힐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우리에겐 그에 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몇 가지 요소만 더 갖추어진다면, 우리도 선제공격할 수 있습니다!”

     

     

    장내 모두의 이목이 라투에르 교황의 입으로 집중되었다. 자글자글한 주름 뒤로 숨겨진 라투에르 교황의 안광이 빛을 발했다.

    그때 한 남자가 조용히 손을 들며 교황을 향해 질의 의사를 표했다. 황제에게 적극적으로 충성을 표하던 랜돌프였다. 그의 맑고 동그란 눈이 일그러진 눈썹을 따라 의뭉스러운 표정으로 변했다.

     

     

    그런데 지금 용사라는 소년은 어디에 있는 겁니까?”

     

     

    갈라반과 일행들은 이목이 많은 대기실을 빠져나와 탑 밖으로 나왔다. 탑은 울창한 숲속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었던 터라 그늘로 몸을 숨기면 다른 이들의 이목으로부터 얼마간 자유로울 수 있었다. 사고를 칠 때 치더라도 이목을 끌어서는 곤란했다.

     

     

    발상은 아주 좋은데, 혹시 그걸 직접 하겠다는 거야?”

     

     

    그게 안전하지 않을까요? 수상쩍은 행동을 하는 것보다는 그게 나을 것 같은데요?”

     

     

    아니, 아직 제어가 확실한 게 아니잖아? 그리고 우린 탑의 내부도 정확히 모르고. 결정적으로 현자가 어디 있는지를 모른다는 거지.”

     

     

    플로렌시아와 갈라반이 대화하는 걸 듣던 아리안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끼어들었다.

     

     

    그러니까 그게 대체 다 무슨 말인 거야? 플로렌시아가 혼자서 불을 지르러 간다고? 그러다 들키기라도 하면 애가 곤란하니 난 반대일세. 그것보단 그냥 차례를 기다리면 안 되는 건가?”

     

     

    그건 안 됩니다. 우리가 길 위에서 얼마간 시간이 지체되는 것보다 여기서 오래 머물게 되는 게 훨씬 더 의심스러운 행동이라서요. 전혀 자연스럽지 않다는 겁니다. 굳이 현자를 만나기 위해 막연히 기다릴 정도라면, 출발 전에 왕궁에 보고하여 정식으로 황제의 소개서를 받아오는 게 맞는데, 우린 그런 절차를 무시하고 바로 탑으로 왔습니다. 그렇다는 건 윗사람들 눈에는 여기서 태오가 현자까지 대면할 계획은 아니었다는 뜻으로 읽히는 거죠. 그게 제가 바라던 부분이었고요.”

     

     

    아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태오는 할 말이 입안에서 맴돌았지만 애써 꺼내지는 않았다. 플로렌시아의 의견대로 불을 낸다면, 어쨌든 플로렌시아가 곤란을 겪을 것만 같아서 말리고 싶지만, 딱히 뾰족한 방법이 생각나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현자가 있는 곳을 모르고, 탑의 내부를 알 수는 없지만, 우리가 탑의 내부를 전혀 볼 수 없는 것도 아니잖아요. 여긴 말이 탑이지 사실은 위로 치솟은 거대한 주거공간이잖아요. 분명 여기저기에 창문도 달려있고요. 그리고 분명 저 창문들 중 하나는 부엌과 연결되어 있을 거예요.”

     

     

    플로렌시아의 의견을 가만히 듣던 갈라반은 손바닥으로 무릎을 내리쳤다.

     

     

    그래! 그거야!”

     

     

    ? 부엌이 어쨌다는 거요?”

     

     

    아리안과 태오는 무슨 말인지 도통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갈라반과 플로렌시아를 돌아봤다.

     

     

    부엌은 분명 건물에서 낮은 층에 있을 겁니다. 탑에서 거주하며 공부하는 수련생과 배움을 갈구하며 드나드는 문객들을 위해 식자재를 끊임없이 날라야 할 테니까요. 그렇다는 건 우리가 힘들이지 않고 창을 통해 탑의 내부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만 되면 흔적 없이 불을 내는 게 가능할지도 모르고요.”

     

     

    말을 마친 갈라반은 태오를 나무 위로 올려보냈다. 태오도 이제는 갈라반의 뜻을 이해하고 알아서 나무를 옮겨가며 부엌 쪽으로 난 창문을 찾았다. 플로렌시아의 예상대로 금방 부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을 찾아냈다. 여전히 온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아리안을 뒤로하고 갈라반은 플로렌시아를 나무 위로 올렸다. 태오와 달리 몸이 둔한 플로렌시아는 갈라반과 태오가 아래위에서 끌고 밀어야 겨우 나무를 오를 수 있었다. 플로렌시아는 어렵게 나무에 오르기는 했지만, 생각과 달리 부엌으로 시선을 두고 집중할 수가 없었다. 높은 곳을 체질적으로 싫어했던 탓에 두려움이 밀려와 나무의 몸통을 꼭 붙잡은 채 고개를 돌리는 것조차 엄청난 용기와 인내가 필요했다.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던 태오는 나무에서 내려와 밧줄을 챙겨 다시 올랐다. 챙겨온 밧줄로 자신의 허리와 플로렌시아의 허리를 묶고, 그걸 다시 나무의 몸통에 감았다. 그제야 플로렌시아도 얼마간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고마워, 시작해 볼게.”

     

     

    플로렌시아는 태오를 향해 웃어 보인 후 창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짧은 찰나에 태오는 새삼 플로렌시아의 미소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가 나뭇잎 사이로 내려앉은 햇살 덕인지, 그 햇살을 받으면서도 눈을 찡그리지 않아서인지는 전혀 알 수가 없었지만, 태오의 마음에 어떤 두근거림을 주었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조심해!”

     

     

    태오의 짧은 외침이 플로렌시아의 귓가를 지나쳐 그녀의 손가락 끝에서 멈췄다. 플로렌시아는 창문을 향해 뻗은 손에 힘을 주며 창문 너머로 들여다보이는 부엌 한가운데를 노려봤다.

     

     

    불이야!”

     

     

    곧 오래지 않아 창문이 열리고 다급한 외침이 쏟아져나왔다.

     

     

    불이야! 부엌에 불이 났다!”

     

     

    ? 이게 대체 무슨 일인 거야?”

     

     

    플로렌시아가 능력을 보이는 모습을 처음으로 본 아리안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태오는 잽싸게 나무에 묶었던 밧줄을 풀어 플로렌시아부터 땅으로 내려보냈다. 갈라반은 그 혼란을 틈타 이미 탑의 입구로 향했다가 다시 일행에게로 돌아오고 있었다.

     

     

    아냐, 아직이야. 이런! 벌써 내려와 버린 거야? 플로렌시아, 조금 더 크게 키워야 해!”

     

     

    갈라반이 나지막하면서도 정확하고 빠르게 발음했다. 플로렌시아는 그런 갈라반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미 한 번 지폈으니, 그 정도는 직접 보지 않아도 가능해요.”

     

     

    ? 너 대체 언제 그렇게까지

     

     

    잠시만요, 나중에 이야기하죠.”

     

     

    플로렌시아가 탑의 입구까지 걸어간 뒤 두 눈을 감았다. 그러자 정말 다음 순간에 폭발음과 함께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모두 다 나가세요!”

     

     

    어지럽게 종이 울리고 사람들이 물밀듯이 탑 밖으로 쏟아져나왔다. 일행 중 유일하게 현자의 얼굴을 알고 있는 갈라반은 쏟아지는 인파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현자를 찾았다.

     

     

    역시 그는 아직 나오지 않았어. 우리가 올라가서 찾아야 해.”

     

     

    갈라반의 외침에 덩치 큰 아리안이 앞장을 섰다.

     

     

    내 뒤만 쫓아 와. 갈라반, 등 뒤에 서더라도 그 자는 꼭 찾아낼 수 있도록 해.”

     

     

    물론이죠.”

     

     

    아리안을 필두로 하여 일행은 쏟아지는 인파를 거슬러 탑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봐요들, 불이 크게 났어요! 모두 우선 대피해야 합니다!”

     

     

    수련생들 몇몇이 아리안의 팔을 잡아끌었다. 아리안은 별다른 대꾸 없이 그들을 손쉽게 털어냈다. 마치 귀찮게 달려드는 하루살이를 훑여내듯이. 그러자 오래지 않아 인파의 물결은 사라지고 메케한 연기가 그들의 폐를 찌르며 들어왔다. 아리안의 등 뒤에서 층을 오르던 갈라반은 본능적으로 걸음을 멈추었다.

     

     

    아니, 잠깐! 아리안! 뭔가 이상해요. 아무리 연구실에 틀어박혀 있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의 제자들이 그를 혼자 내버려 두진 않을 텐데,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는 건 뭔가 이상합니다.”

     

     

    우리 부엌으로 가요.”

     

     

    갈라반이 말을 끝마치기 무섭게 플로렌시아가 발걸음을 돌려 부엌으로 달려갔다. 태오는 허리춤의 칼을 움켜쥔 손에 힘을 잔뜩 주고 플로렌시아의 뒤를 쫓았다.

     

     

    이건 자연스러운 발화가 아니야. 너희도 잘 보라고. 연기는 제법 무섭게 피어오르지만, 불길이 더 번지지도 않고 줄지도 않아. 물을 뿌려도, 모래를 뿌려도, 불길이 전혀 잡히지도 않아. 이건 우리 상식밖에 존재하는 거다. 다들 뒤로 물러서.”

     

     

    메케한 연기에 호흡이 곤란해질 때쯤 부엌에서 탁한 중년의 음성이 들려왔다. 다들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짐작했다.

     

     

    스승님, 위험합니다!”

     

     

    한차례 소란이 들려왔다. 아리안과 일행들은 부엌으로 진입하여 화재를 진압하려는 무리들 뒤에 섰다.

     

     

    다들 침착해. 그냥 나를 믿고 기다려 봐. 내 짐작이 맞는다면, 저 불은 나를 태우지 않을 거야.”

     

     

    달려들어 말리는 제자들을 뿌리치며 현자가 불구덩이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현장에 있던 모두가 놀라움에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봐라, 난 멀쩡하다. 이 불은 고위 마법이다. 누군가의 고약한 장난에 불과해. 어떤 놈일까? , 너희냐?”

     

     

    푸르른 불기둥 속에서 다이아라 반도의 살아있는 지성, 현자라고 불리는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머리털 하나 없이 시원하게 밀어버린 민머리에, 세탁을 언제 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더럽게 해진 옷을 걸친 왜소한 체형의 사내였다. 누구보다 깡마르고 왜소해 보였지만, 그는 그 자리에 있는 누구보다 강단이 있었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정확하게 아리안의 일행들 앞으로 나왔다.

     

     

    이렇게 만나서 영광이다. 날 찾으려고 한 거겠지. 그래, 내가 여기 대표다. 그럼, 너희들 중 누구냐? 웃기지도 않은 장난을 친 화룡(火龍)? 속세에는 무슨 일인 거야?

    , 너구나. 그래, 반갑다. 그런데 여자 아이 육신이라니 그건 또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장난인 게야?”

     

     

    플로렌시아는 놀라서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얼어붙었다. 푸른 불길은 일순간에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현장의 누구도 마음 편히 숨조차 몰아쉬질 못했다.

     

     

    그러지 말고 악수는 받아주셔야지.”

     

     

    현자가 플로렌시아 눈앞으로 오른손을 들어 보였다. 플로렌시아는 얼떨결에 그 손을 맞잡았다. 현자는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맞잡은 손을 흔들었다.

     

     

     

    어쨌든, 우리 세계에 온 걸 환영한다.”

     

     

     

     

    - 여기까지가 단행본 1권에 해당하는 분량입니다.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땐 길어져도 2권에서 마무리라고 생각했는데, 네이버 웹소설 플랫폼에 등록 후 터무니없이 베스트리그로 승격된 후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조금 더 무난하게 쓰는 쪽으로 가자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서 처음에는 별로 생각이 없었던 격투씬 등이 등장하여 길어졌고, 인물 간의 관계 설정도 조금 달리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속도라면 3권까지는 나올 것 같네요;;;

    어쨌든, 읽는 이들은 괴롭겠지만, 저는 즐겁게 쓰고 있는 중이니.. 역시 전 진성 뵨태인가 봅니다.


     

     

    출처 https://m.novel15.net/product/list.html?cate_no=44
    15번지의 꼬릿말입니다
    13월을 살고 싶었습니다만... 벌써 1월이 오고 말았네요.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22/01/09 00:02:31  112.171.***.130  윤인석  721556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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