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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아련한 때깔로 꽃잎 한 장 콧잔등 스칠 때
뇌리까지 쑤신 향수, 나는 전생에 자목련이었단 걸 알아
자줏빛 껍질 하얀 속 송이마다
안과 밖 달라도 향기는 하나뿐
혈류가 에운 뼈라는 겹 감옥 이 옥살이
내 향도 꽃의 혼처럼 그윽이 샐 수 있을까
울긋불긋 노하는 병세, 삭풍에 시드는 기력,
살기 싫다 변명하는 고통스러운 삭신에서
어떻게 좋은 냄새가 흘러나갈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게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
바람에도 생사가 흔들릴진대,
꽃은 더구나 향기로워지네
어쩐지 전생이었을 것만 같던 꽃잎이라서
발목 묶이는 신경독이 퍼진 채 업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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