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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34547
    작성자 : 철수와영이
    추천 : 1
    조회수 : 303
    IP : 112.172.***.131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2/06 15:01:06
    http://todayhumor.com/?readers_34547 모바일
    지루하거나 뻔한 이야기(21) /여자의 눈빛
    옵션
    • 창작글
     
     봄이 깊어가면서 모두가 새로운 일들로 분주해졌다. 창밖으로 봄볕이 가득했지만 누구하나 창으로 눈길을 주는 사람이 없었다. 남자는 결재서류를 천천히 넘기다가 건너편 여자를 바라보았다. 여자는 컴퓨터 모니터 뒤에서 잔뜩 펼쳐진 서류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여린 어깨선이 까만 머리카락으로 살짝 감추어져 있었다. 남자는 시선으로 여자의 머리카락을 들어올렸다. 여자는 머리카락 속에서 살며시 미소 짓고 있었다. 다시 남자는 시선으로 여자의 입술을 찾았다. 여자의 촉촉한 입술이 남자의 입술로 빨려 들었다. 그런 여자를 남자가 가볍게 안았다. 누군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자 방금 전 남자 앞의 환영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여자는 여전히 컴퓨터 너머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앉아있었다. 남자는 답답해졌다.
     
    -커피나 한 잔 하고 일합시다.
     여자가 고개를 들고 남자를 쳐다보더니 가볍게 미소 지었다. 그러더니 커피포트에 물을 붓고 전기코드를 꽂았다.
    -김 선생님이 타 주시는 거예요 ? 고맙습니다.
    남자가 말했다.
    -이 정도 봉사는 기꺼이 해드리지요 뭐.
     여자는 정감이 넘치는 눈빛으로 남자를 보며 말했다. 그러면서 능숙한 솜씨로 커피를 타서 티 테이블로 가져갔다.
    -모두 이리로 오세요. 오늘은 특별히 제가 커피 한 잔씩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쩐 일로 이런 서비스까지?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나요?
    -좋은 일요? 늘 좋지요 뭐.
    -그래요? 요즈음 김 선생님의 표정이 전에 없이 밝아 보이더니 무슨 좋은 일이 있는 모양입니다.
    -늘 좋다니까요.
     
     그러면서 여자가 하얗게 웃었다. 남자가 그런 사랑스런 여자를 보고 따라 웃었다. 옆의 다른 사람들도 그 둘의 웃음의 의미도 모르면서 따라 웃었다. 커피향이 사무실 안 가득히 피어났다. 마치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 아름답게 피어나듯이-
     다음 시간 시작을 알리는 벨이 울리자 모두들 사무실을 빠져나갔고 사무실에는 여자와 남자 둘만이 남았다.
    -커피 잘 마셨어.
    -고마워요.
      여자가 커피 잔을 치우고 서류를 한 뭉치 들고 사무실 복도 맞은편 협의실로 들어갔다 . 협의실은 이런저런 자료들로 가득했다. 협의실은 입구 쪽으로 서너 명이 둘러앉아 협의를 하거나 쉴 수 있도록 작은 소파가 놓여 있고, 그 안쪽 한 가운데에는 작업을 할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서류 뭉치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여자는 그 위에 방금 가져온 서류들을 함께 올려놓았다.
     
     잠시 후 남자가 협의실로 들어섰다. 평소에도 협의실에서 함께 협의도 하고 간단한 작업도 하던 곳이었으므로 자연스런 일이었다. 여자는 남자를 흘낏 돌아보고는 하던 일을 계속 했다. 일에 열중하느라 마치 남자는 안중에도 없는 듯 했다. 남자는 그런 여자를 뒤에서 지긋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남자는 여자의 잘록한 허리와 함께 그 아래로 흘러내리는 곡선에 이내 매료되었다. 남자는 일에 몰두해 있는 여자에게 다가가 뒤로 안았다. 작은 몸이 남자의 품으로 빨려들었다. 여자가 화들짝 놀랐다.
    -아니, 누가 보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아무도 없는데 보긴 누가 봐.
    -그래도 누군가가 불쑥 문을 열어볼 수도 있잖아요.
    -그런가?
    남자는 시큰둥하게 대답을 하고는 문을 안으로 걸어 잠그었다.
    -이제는 불쑥 누군가가 문을 여는 일은 없겠지?
    그러면서 다시 여자를 안았다.
    -당신도 참.
     
    여자도 남자의 그런 행동이 싫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니 싫지 않은 것이 아니라 여자는 남자의 그런 시선이며 행동들을 은근히 즐기고 있었다. 은밀한 공간에서의 은밀한 행위. 그것은 극도의 흥분을 가져오는 듯 했다. 여자는 남자의 목에 매달려 쉴 새 없이 남자의 입술을 찾았다.
    여자는 한참 동안 남자를 탐닉하다가 콧소리로 말했다.
    -, 지금 일해야 되요. 할 일이 점점 늘어나요. 당신도 좀 도와주셔야 되요.
    -도와야지. 그런데 도와주면?
    남자가 여자의 까맣게 반짝이는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물었다.
    -도와주면? , 도와주면 당연히 그 보답을 해드려야지요.
     
    여자가 남자의 말을 따라 하며 말했다. 당신이 도와주면 당연히 당신에게 난 뭐든지 다 해줄 수 있지. 당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떨 때는 숨이 막히거든. 당신을 보고 있는데도 자꾸 보고 싶을 때가 있기도 해. 그런 당신인데 내가 뭔들 못해줄까? 이미 내 모든 것은 당신 것이라고 여기거든. 내 모든 것은 당신 것일 뿐만 아니라, 당신의 모든 것 또한 내 것이라고 생각해. 그러니 당신이 원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나도 원하는 것일 거라고 생각해. 여자의 눈빛은 남자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한 듯 했다여자는 다시 남자의 입술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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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2/06 21:22:20  111.91.***.146  윤인석  721556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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