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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34249
    작성자 : 폴딩
    추천 : 2
    조회수 : 365
    IP : 119.201.***.18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10/15 00:58:04
    http://todayhumor.com/?readers_34249 모바일
    실패한 소설들(2)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특별한 무언가는 없었던 것 같았던 소설. <div><br></div> <div>제목도 아쉬웠다고 생각함.</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br></div> <div><div><br></div> <div><br></div> <div>변태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그는 딸에게 한 번도 웃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다. 그런데도 딸은 어디선가 헤픈 웃음을 배워 와선 웃어요, 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고백하건데 그건 세상에 있을 수 있는 종류의 웃음은 아니었다. 딸의 웃음에 대한 그의 첫 감상은 역겨움이었다.</div> <div>  대체 어느 아비가 딸을 역겹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상대는 딸이었다.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딸의 환한 미소를 떠올리면 속이 더부룩해졌다. 금방이라도 토악질을 할 것 같아 그는 딸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다행이도 아내가 딸을 불렀다. 딸은 종종걸음으로 거실에서 멀어져갔다. 증세는 갈수록 심해졌다.</div> <div>  며칠이 더 지나지 않아서 그는 딸과 겸상을 하는 것을 포기했다. 아내에게는 배가 고프지 않다고만 이야기했다.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저녁 시간이면 그는 밖으로 향했다. 주로 편의점에서 밥을 해결했다. 차라리 그 편이 나았다. 사정이 사정이니만큼 일주일에 한 번씩 하던 외식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외식 이야기를 꺼내는 아내에게는 돈을 아껴 쓰는 게 좋겠다는 대답만 내놓았다. 아내는 그를 의심하면서도 달리 대꾸하진 않았다.</div> <div>  본래 싫어하던 것을 좋아하게 되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딸의 웃음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생리적인 거부감이 들었다. 그는 자연스레 딸에게서 원인을 찾게 되었다. 딸은 어째서 저런 웃음을 짓는가. 어디에서 본 웃음을 따라하는 것인가. 그는 밤낮으로 토해가며 딸의 웃음을 관찰했다.</div> <div>  딸은 웃기 전까지는 예쁘게만 보였다. 그러나 딸이 웃음을 짓는 순간, 그러니까 안면 근육이 움직이는 순간이면 딸의 모습은 도를 지나칠 정도로 낯설게 보였다. 애지중지 키운 딸의 웃음은 여러 사람을 떠올리게 했다. 범죄를 각오한 중년 남성의 웃음 같기도 했고 어두운 방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청년의 입가에 걸린 미소 같기도 했다. 그런 딸 앞에서 아버지를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이 현실이었기 때문에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딸의 웃음을 보기 전까지 누군가 그런 심정을 토로했다면 그는 기어이 주먹을 휘둘렀을 것이다.</div> <div>  병원을 찾았다.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딸의 웃음에 대해 이야기하자 의사는 대부분 이런 문제는 정신적인 것이라며, 꾸준한 약물 치료를 권유했다. 부성애나 가족에 대한 사랑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 게 필요한 시기는 지났을 것이라고 의사는 추측했을 것이다. 실제로 채 숨기지 못해 드러난 당혹감은 그가 얼마나 나쁜 아버지인지를 실감하게 했다. 의사의 말에 따라 그는 다른 처지에서 정신적인 문제를 겪는 사람들, 그러니까 발기부전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때로는 몸이 마음을 거부할 때가 있다. 살다보면 어렵지 않게 듣는 말이기도 했다. 마음이 건강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날 밤 그는 아내와 잠자리를 가졌다. 그러려는 순간이었다. 아내의 몸 위에 올라가 허리를 움직이려는 순간, 아주 조금이지만 방문이 열렸다.</div> <div>  이미 어둠에 눈이 익은 터라 딸의 모습은 선명하게 보였다. 딸이 들고 있는 곰 인형에 그가 시선을 빼앗긴 사이 딸이 웃었다. 딸은 입을 오물오물 움직여 말했다. 웃어요. </div> <div><br></div> <div>  본래 싫어하던 것을 좋아하게 되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노력을 밀어붙이는 건 대개 현실이다. 돈을 위해서 싫어하는 직장 상사를 웃는 낯으로 맞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딸은 예외였다. 딸의 웃음을 어떻게 대하면 좋은가. 딸의 웃음을 마주한 지 며칠이 되지 않았지만 그는 벌써부터 딸을 거부하고 있었다. 막연한 핑계를 대며 딸과 접촉하기를 꺼려했다. 딸이 웃음이라도 지으려고 하면 그는 매몰차게 고개를 돌렸다. 감추려고 애를 썼지만 은연중에 드러나는 거부감을 딸은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도저히 괜찮은 척 연기를 할 수는 없었다. 연기란 건 인간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야 가능했다. 딸의 웃음을 보면서, 그는 인간일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div> <div>  곧 스트레스가 상한선을 맴돌았다. 딸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속이 메스꺼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는 인간의 정신이 얼마나 무기력한가에 대해 생각했다. 마흔 두 해 동안 굳어지고 단단해진 성인의 정신력이란 보잘 것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끝까지 아버지로 남기 위해 발악을 했지만 기어이 딸의 앞에서 토악질을 하고 말았다. 딸이 학교에서 받아쓰기 백 점을 받아온 날이었다. 놀란 아내가 급하게 뒷수습을 했지만 그는 딸의 시선을 잊을 수가 없다.</div> <div>  이상한 일이야.</div> <div>  그는 군 시절부터 알아온 김 씨에게 토해냈다. 그러면 김 씨는 뭐가, 하고 예삿일처럼 물었다. 스무 해 동안 단단해지고 굳어진 관계였지만 그는 입을 열 수 없었다. 대신 빈 잔에다 술을 우겨넣었다. 술을 따르는 손이 조금 얼어있었다. 모든 게 현실이었다. 달라질 게 없어 서글프지만 달라지지 않아 행복한 인생의 한가운데. 번듯한 직장, 예쁜 아내, 역겨운 딸. 앞으로 딱 몇 번이었다. 몇 번 정도만 딸의 웃는 얼굴을 본다면 무언가 결정을 해버릴 것만 같았다. 지독한 혐오 앞에서 아버지로 남는 것은 불가능했다.</div> <div>  딸이 역겨워.</div> <div>  목소리는 안에서만 맴돌았다.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었다. 결론은 하나였다. 갓 초등학생이 된 딸이 미쳤는지 딸을 보며 혐오스럽다고 생각하는 중년 남자가 미쳤는지는 재 볼 것도 없었다. 그는 삶의 궤적에서 바삐 벗어나길 기도하며 김 씨에게 웃어보라 요구했다. 김 씨는 붉어진 볼을 들이밀며 입꼬리를 올렸다. 실패를 거듭해서 수척해진 김 씨의 웃음은 애처로워보였다. 삶의 무게를 떨쳐내지 못해 축 처진 볼이 안쓰러웠다. 주름이 자글자글했지만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혐오스럽지도 않았다.</div> <div>  딸에게서 느끼는 감정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인생을 되짚었다. 그간 그를 압박하고 있던 트라우마 같은 것들이 있지는 않은지, 딸의 웃음을 혐오스럽다고 생각할 만한 사건이 있지는 않았는지를 생각했다. 떠오르는 건 없었다. 현실을 살아가는 동안 충분히 잊힌 과거가 새삼스레 떠오를 리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김 씨는 신세를 한탄했다. 아내가 그렇게 떠난 후에 사는 것이 사는 것 같지도 않다고 이야기했다. 위로하고 싶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고개를 꺾어 하늘을 바라봤지만 길고 답답한 어둠만이 늘어져있을 뿐이었다.</div> <div><br></div> <div>  연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주말 아침에 밥을 먹지 않은 게 원인이었다. 딸의 얼굴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방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아내는 의문을 가졌다. 어디 아프냐고 아내가 물어왔다. 몹시 아팠다. 정신이 지나칠 정도로 피폐해져 있었다. 그러나 그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아내는 착한 사람이었다. 역겨운 내막 같은 걸 들을 준비가 된 사람이 아니었다. 알아서 좋은 것들이 있는 반면 몰라서 다행인 것도 있는 법이다. 지금은 남편이 이상하다는 정도의 불안에서 그치겠지만 사정을 알고 나면 남편이 이상한 정도가 다행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피어나기 시작한 불안은 그의 예상보다 더 빨리 퍼져만 갔다.</div> <div>  아빠, 내가 싫어?</div> <div>  딸이 물어왔다. 다행이도 웃고 있지는 않았다. 딸이 웃지 않는 게 다행이라니. 안도감 너머에 있는 불안감을 읽지 않으려 애쓰면서 딸에게 반문했다. 그게 무슨 말일까, 딸? 딸은 고민도 하지 않고 말했다. 아빠가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 그건 초등학생의 입에서 만들어질 법한 문장이 아니었다. 불행하게도 그런 생각을 하는 딸을 위로할 수 없었다.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딸이 웃을 것만 같아서.</div> <div>  아빠가 딸을 얼마나 좋아하는데.</div> <div>  한참이 지나서야 그런 대답을 했다. 딸은 마뜩찮은 표정으로 볼을 부풀어 보였다. 딸이 말했다. 아빠, 대답이 늦어. 그런 대답을 하는 딸을 보며 그는 실수로 웃고야 말았다.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한 것처럼 소름이 돋는 느낌이었다. 그의 웃음을 본 딸은 애매한 표정으로 봐 줄게, 하고 말했다. 그는 딸이 웃지 않은 것에 감사하면서도 딸이 언제 이렇게 성숙해져갔는가를 생각했다. 딸의 시간은 그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흐르겠지만 그런 걸 감안해도 정상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초등학생의 입에서 저런 말들이 나오다니. 거기까지 생각한 그는 실소를 터뜨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할 말은 아니었다. 제 엄마를 향해 달려간 딸이 그를 돌아보며 빙그레, 웃었다.</div> <div><br></div> <div>  아직 신혼인가보지?</div> <div>  박 과장은 웃으면서 그의 등을 두들겼다. 딸의 웃음이 떠올라 근래 밤을 설친 게 티가 나는 모양이었다. 그는 의례적으로 웃어보였다. 그런 다음 웃음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생각했다. 웃음에도 무게가 있다면 그의 웃음 같은 건 금방 휘발되어 날아가 버릴 것이다. 묶어둘 수 있을 정도로 웃어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는 공연히 컴퓨터를 두들기며 딸의 웃음을 떠올렸다. 딸은 행복한가. 또다시 속이 메스꺼워졌다. 딸의 웃음이 너무나 역겹게만 느껴졌다.</div> <div>  삶에 제동장치가 없다는 점이 몹시도 아쉬웠다. 지금은 분명히 멈춰 설 때였다. 다른 많은 문제들을 멈추고 오롯이 딸에게만 집중해야 할 때였다. 딸의 웃음이 품고 있는 비밀, 혹은 딸이 숨기고 있는 것에 대해 알아야 했지만 브레이크가 없었다. 꾸준히 밟아온 가속 페달이 원망스러웠다.</div> <div>  어때, 오늘?</div> <div>  몇 번째 박 과장의 제안을 거절하는 중이었다. 이미 광대를 한껏 끌어올린 박 과장의 속셈은 뻔했다. 자주 가는 사창가에 그를 데려가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것이다. 박 과장의 인생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언젠가 사고가 날 것을 알고도 운전하는 차량에 탑승할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그러나 집에 돌아간다면 딸의 얼굴을 보아야 했다. 증상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만약 오늘도 딸의 웃음을 본다면 참지 못하고 아침에 먹은 것들을 대면해야 하리라. 아내를 속일 수도 없을 것 같았다. 그는 고개를 들어 박 과장을 바라보았다. 욕망으로 가득 차있지만 그래서 순진한 웃음이었다. 무언가를 숨긴 딸의 웃음과는 달랐다. 그는 친숙하게 느껴지는 박 과장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div> <div>  박 과장이 등을 툭, 하고 두들겼다.</div> <div><br></div> <div>  며칠간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어서 회사 일을 핑계로 찜질방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제 정신이 아니었다. 지난밤에는 딸이 나오는 꿈을 꾸었다. 딸이 웃으며 안기는 순간에 그는 잠에서 깨어났다. 땀에 젖어 등이 축축했다. 씻으러 화장실로 가는 길에 곤히 잠든 딸을 보았다. 잠든 딸은 천사처럼 보였다. 그는 조심스레 그 옆에 앉아 딸의 뺨을 쓸었다. 예뻐야 정상일 것이다. 사랑스러운 게 보통일 것이다. 한참이나 그러고 있다가 방을 빠져나왔다.</div> <div>  찜질방에 있는 사람은 온통 타인이었지만, 딱히 마음이 불편하지는 않았다. 공유하고 있는 것은 장소뿐인데도 친숙하게 느껴졌다. 특별히 인상이 험악한 사람도 없었다. 편히 잠들 수 있으리란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예감대로 간만에 깊은 잠을 잤다. 꿈도 꾸지 않았다. 개운하게 일어난 다음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div> <div>  집에 들렀다 갈 거야?</div> <div>  아니. 애는?</div> <div>  그의 물음에 아내는 잠시 뜸을 들였다.</div> <div>  학교 갔지.</div> <div>  찜질방에 걸린 커다란 시계는 여덟 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알겠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으려는데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div> <div>  회사 일은 할만 해?</div> <div>  무심코 숨을 죽였다. 목이 뻣뻣하게 굳어 좀처럼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와이셔츠를 입는 동안에도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박 과장의 이야기가 아내의 귀까지 들어갔을까. 걱정과 달리 아내는 특별히 대답을 기대하지는 않은 것처럼 단조로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일 잘 다녀와.</div> <div>  그 날 박 과장은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 박 과장이 사창가에 갔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여러모로 민감한 시대였다. 페미니즘이 앞장서면서 작은 것에도 불씨가 붙을 수 있는 계절이 되었다. 다시는 박 과장을 볼 수 없으리란 걸 회사에 있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애당초 작은 게 아니었다. 작게끔 만들려고 덮어놓았을 뿐이다. 자리에 앉으려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날아들었다.</div> <div>  박 과장 혼자 간 거 아니라던데?</div> <div><br></div> <div>  인생이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은 자명했다. 그 계기가 딸이라는 것도 확실했다. 또 하나 분명한 게 있다면 브레이크를 잡을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었다. 시기를 놓친 인생은 빠르게 질주하고 있었고, 이제 브레이크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남은 건 사고를 잘 내는 것뿐이었다. 까다로우면서도 중요한 사고였다. 실수했다간 쌓아온 인생이 한 번에 끝날 수 있었다. 받지 않아야 할 것들을 생각하고 있자니 숨통이 조여 왔다. 세상에 괜찮은 사고가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받아도 괜찮을 만한 대상이 있을 리가 없었다. 현 상황에 있다고 한다면, 그는 무심코 딸을 떠올렸다.</div> <div>  머리칼이 곤두섰다. 속이 아파 와서 옥상으로 올라갔다. 증세가 갈수록 악화됐다. 딸의 웃음을 떠올리기만 해도 건강에 지장이 생기는 것 같았다. 상식적으로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미 상식이 통용되는 시대가 아니었다. 각박해서 그런 것으로 치부하기에는 많은 것들이 정상의 궤도를 훨씬 벗어났다. 이를테면 딸의 웃음을 혐오스럽게 여기는 아버지처럼. 담배를 피웠으나 좀처럼 진정되지는 않았다.</div> <div>  인터넷을 켜서 여러 영상들을 찾아보았다. 구독자가 많은 개인 방송을 훑었지만 징그러운 삶을 쫓아낼 만한 유희거리는 없었다. 혐오가 숨은 이면에서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것이 무리였다. 스스로를 가정적인 아버지라 생각했지만 그 이면에는 딸의 웃음을 역겨워하는 남자가 있다. 마찬가지로 딸의 웃음을 마주하고 있는 아내가 있었지만 뒤집어볼 용기는 나지 않았다. 사람이 다섯 명이 모이면 한 명은 반드시 쓰레기라는 애니메이션의 대사가 격언처럼 떠돌던 시대였다. 이미 한 명이 쓰레기였다. 아내는 쓰레기일 것인가. 그는 생각하길 그만두고 남은 꽁초를 바깥으로 던졌다. 힘없이 던져진 꽁초가 땅을 향해 곤두박질쳤다.</div> <div>  다행인 점이라면 아내는 세상이 돌아가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천성이 그랬다. 정권이 교체될 때에도 딱히 기억에 남을 발언을 하지 않았고, 매일 뉴스를 챙겨보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저 남는 시간 틈틈이 핸드폰을 꺼내 주부들이 할 법한 미니게임을 하는 것 정도가 다였다. 어디에나 있을 주부라는 점이 그의 마음에 들었다. 만약 아내가 쓰레기라면 핸들을 꺾어서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div> <div>  유명인들에 비하면 버릴 게 적은 편이었다. 회사 내에서 그가 가진 직함이나 아내, 딸이 전부인 삶이었다. 그럼에도 어느 한 가지도 쉽게 버릴 수는 없었다. 그는 가능한 딸을 보지 않게끔 노력했다. 아내의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무리하게 늦게 들어오는 쪽을 선택했다.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으나 딸을 역겨워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딸이 발목을 잡았다. 어버이날이었다. 늦게 귀가한 그는 딸이 잠든 것을 보고 안도했다. 큰방으로 들어가 옷을 벗고 있는데 낯익은 봉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직감적으로 그게 편지봉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봉투를 뜯자 서툰 글씨로 쓴 편지가 보였다. 사랑하는 아빠에게.</div> <div>  편지 내용은 무척이나 단순했지만 애정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죄악감이 들었다. 주먹을 움켜쥔 그는 차마 편지를 찢지 못하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div> <div><br></div> <div>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묻기로 했다. 더 물러설 곳이 없었다. 얼마 전 아내는 그에게 요 며칠 그의 행동이 이상했다고 이야기했다. 아마 아내도 느끼고 있을 것이었다. 그가 불합리한 삶의 격류에 휘말려 있다는 것을. 문제는 규모였다. 직장 상사와의 트러블처럼 가시적인 것이 아니었고 하소연을 해서 나아질 것도 아니었다.</div> <div>  지은이 어때?</div> <div>  그의 물음에 아내는 신중하게 침묵을 지켰다. 그의 의중을 파악하려는 것처럼 생각에 잠긴 모습이었다. 꽤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아내가 내놓은 대답은 왜였다. 아내의 시선을 피하며 마른세수를 한 그는 바닥에 시선을 고정했다.</div> <div>  그냥, 요즘 어떤가 싶어서.</div> <div>  지금을 위해 준비했던 상상이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딸이 웃는 게 혐오스럽다는 말은 죽어도 할 수가 없었다. 인간이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이것을 제외하더라도 얼마든지 있었고, 이 문제는 적어도 무덤까지는 가져가야만 했다. 무리하게 가속 페달을 밟지 않더라도 한계를 넘어선 자동차는 고장 나고 말 것이다.</div> <div>  평소랑 똑같지.</div> <div>  아내는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그의 반응을 살피는 기색이었다.</div> <div>  정말?</div> <div>  당신은 어떤데?</div> <div>  그 말에 그는 입을 다물었다. 꽤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그가 내놓은 대답은 왜였다. 아내의 목소리가 그 위로 떨어졌다.</div> <div>  괜찮은 거 맞나 싶어서.</div> <div>  아내는 촉이 좋은 사람이었다. 연애를 할 때부터 그랬다. 그는 직감했다. 더 이상 아내를 속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아내는 그저 참아주고 있는 것뿐이었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숨이 거칠어졌다. 속이려고 했던 건 아니다, 어쩔 수 없었다… 같은 변명들만 떠오르다 공연히 흩어졌다.</div> <div>  있잖아.</div> <div>  그는 어렵사리 운을 띄웠다. 그 뒤에 이어질 말은 그도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딸이 역겨워. 딸이 웃으면 토할 것만 같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해. 그건 분명 인간이 할 이야기가 아니었고, 더불어 한 집안의 가장이 할 이야기도 아니었다. 그는 살면서 많은 혐오를 품었으나 딸에 대한 혐오를 품어보기는 처음이었다. 혐오가 삶 전반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하필이면 혐오를 내뱉으려던 순간, 하필이면 열려있던 문틈 사이로, 하필이면 딸이 있었다. 딸은 웃고 있지 않았다. 그는 딸에게 한 번도 웃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기에. 그는 혐오를 삼켰다.</div> <div>  괜찮아.</div> <div>  그가 의식적으로 대답했다. 괜찮은 건 어디에도 없었다. 딸은 혐오에 삼켜진 아버지를 잠시 응시하다 고개를 돌려버리고 마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  그 다음날부터 딸은 웃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만 같았다. 딸의 얼굴을 볼 때면 죄악감이 느껴졌지만, 더 이상 딸이 역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불안감의 이면에는 반대로 안도감이 있다는 것을 그때까지는 알지 못했다. 그는 안도감을 발판 삼아 가장의 역할에 충실했다. 가능한 일찍 집으로 들어갔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애썼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무언가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div> <div>  그는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리라 믿을 만큼 순진한 성격은 아니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달랐다. 시간이 지날수록 딸을 역하게 느끼는 감정도 점점 무뎌져갔다. 한 해가 흐르고, 다시 한 해가 흘렀다. 그는 점차 딸의 웃음을 잊어갔다. 정확히는 딸이 웃음을 잃어갔다. 딱히 이상한 현상은 아니다. 웃음은 본래 아이일 때 가장 많이 짓는다. 삶을 접할수록 웃음은 줄어든다. 삶이 조금씩 웃음을 앗아가는 것이다. 딸은 웃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안도했다. 가장을 연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데에서 위안을 받았다.</div> <div>  그 상태로 다시 몇 해가 흐른다면, 그는 잊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살면서 몇 번인가 기회가 있었던 것처럼 그날도 그에게는 기회가 왔다. 그러나 그는 기회를 잡지 못했다. 딸이 중학생이 될 무렵이었고, 부쩍 말수가 줄었다는 걸 알았고, 내심 사춘기가 염려되었으며, 딸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다는 걸 자각하고 있었기에 그는 용기를 내어 딸의 방으로 침입했다. 문지방을 넘는 순간 그는 직감했다. 이상하리만치 고요한 방 안에서 예전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딸은 없었다. 이제와 딸이 헤픈 웃음을 지을 리도 없었다. 그는 조용히 의자에 앉았다. 노트북을 열었다. 염탐이란 것은 알았지만 다른 이름들이 그 위를 뒤덮었다. 이건 애정이자 보호였다. 관심이고 사랑이었다. 딸에게 이미 한 번 죄를 저질렀다. 그러니 이제라도 관심을 가져야 했다. 노트북을 열자 인터넷이 제멋대로 팝업됐다.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딸은 아직 컴퓨터를 잘 다룰 줄 모른다. 청소라도 깨끗이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우스 커서에 시선을 박는 순간이었다. 뒤늦게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div> <div>  팝업된 사이트에는 저절로 로그인이 되어있었다. 거기에는 흔적이 가득했다. 딸의 계정으로 보이는 정보 아래에는 딸이 작성했을 글 개수가 노출되어 있었다. 총 602개였다. 그 아래에는 딸이 작성했을 댓글이 있었다. 10380개였다. 그는 홀린 듯 딸이 작성한 글을 눌렀다. 그의 시야로 텍스트가 침범했다.</div> <div>  우리 애비 죽었으면.</div> <div>  무언가 그의 내면에서 꿈틀거렸다. 그건 분명한 악의(惡意)였다.</div> <div><br></div> <div>  그는 격언을 믿는 타입은 아니었다. 종교에 심취하지 않았으며, 무언가에 감화되지도 않았다. 다만 이번만은 달랐다. 인생이 시련을 주고 있었다. 어렵사리 출근한 회사에서 그는 가장 먼저 사람들의 시선을 보았다. 그 다음에는 웃음을 보았다. 역겨운 웃음들이 그를 향해있었다. 이유를 몰랐지만 중요하지는 않았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여직원 하나가 그를 불러 이야기했다. 다 들통 났다고.</div> <div>  짧은 순간 그는 많은 것들을 떠올렸다. 단단해야 할 가정과, 단단하지 못했던 가장과, 무고한 희생양이 되어야 했던 딸을 생각했다. 그 생각들이 지나간 다음에야 그는 비로소 여직원을 바라보았다. 여직원이 이야기했다. 박 과장님이랑 간 거요. 그는 아아, 하고 앓는 소리를 냈다. 벌써 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이었다. 그는 아직 잊지 못했다. 생에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딸이 역겨웠던 순간이었다. 여직원이 딱하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박 과장님이 다 고백했어요.</div> <div>  그는 의심했다. 이제 와서 그런 사실을 박 과장이 밝힌 이유가 무엇이며, 이제 와서 회사에서 쫓겨난 박 과장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가 무엇이며, 그로 인해 그가 곤경에 처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는 계속해서 덮어둘 생각이었다. 딸의 웃음마저도 덮어두었으니 남자들 간의 사적인 자리를 덮어두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박 과장은 그러지 않았다. 원망과 미련이라면 차라리 낫다. 그러나 몇 년씩이나 묵혀둔 그것은 원망이라기엔 흉했고, 미련이라기엔 우둔했다. 여직원이 계속 말을 이었다. 말이 쏟아지는 와중에 그는 알았다. 박 과장이 남기고 간 것이 무엇인지를. 그건 분명한 악의였다.</div> <div>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사실 별 것 아닌 게 아니었다. 그도 알고 있다. 그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가 얼마나 예민하고 민감한지. 작은 발언 하나도 얼마든 커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나라 사람들은 잘 배웠다. 과대포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어떻게 사람들을 속여야 하는지를 잘 안다. 똑똑한 사람들의 희생양이 되는 건 늘 그렇듯 약자들이다. 그리고 그는 지금 막 약자가 되었다. 거기에 무고하지도 않았다. 사창가에 간 전적이 있으며, 딸을 역겨워한 전적이 있었다. 방법이 없었다. 도망가야만 했다. 그것도 필사적으로.</div> <div><br></div> <div>  이야기 좀 해.</div> <div>  집으로 들어가자 아내가 그를 반겼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집에는 증거가 가득했다. 집 안에는 온통 그가 가르치지 않은 웃음이 가득했다. 거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컴퓨터부터 시작해 안방 침대까지 웃음이 가득했다. 그는 악의가 번져가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다 더위까지 그를 몰아세웠다. 그는 억지로 숨을 토해내며 넥타이를 풀었다. 넥타이가 웃었다. 내친김에 와이셔츠도 벗어던졌다. 와이셔츠가 웃었다. 마치 웃어요, 하는 것처럼. 입고 있던 옷가지를 모두 내던지자 그는 알몸이 되었다. 나체가 된 그를 바라본 아내가 마침내 웃었다. 이로서 집안에 있는 것들은 온통 웃고 있었다.</div> <div>  왜 이러는 거야.</div> <div>  처음에는 책망하는 것 같았던 아내의 목소리에는 슬금슬금 웃음이 끼어들어갔다. 그는 알고 있다. 웃음은 전염성이 강하다. 빨리 번지는 법이다. 그는 아내를 보며 웃으려고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아내의 얼굴에서 낯익은 타인의 모습이 보였다. 딸 같기도 했고, 사창가에 있던 여자 같기도 했다. 둘 다 웃고 있는 건 확실했다. 속이 조금 울렁거렸다.</div> <div>  애는?</div> <div>  그가 억지로 물었다.</div> <div>  학교 갔지.</div> <div>  아내가 다가왔다. 아내에서는 친숙한 향기가 났다. 아내의 몸이 보였다. 오랜 세월을 같이 보낸 몸이다. 아내는 딸의 모습에서 사창가에 있던 여자의 모습으로, 사창가 여인의 모습에서 다시 아내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러나 입가에 맺힌 웃음만큼은 도무지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div> <div>  오랜만에….</div> <div>  아내가 부끄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책망하던 기색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그는 아내에게서 한 걸음 물러섰다. 그는 깨달았다. 아내에게도 웃는 법을 알려준 적은 없다는 것을. 아내는 웃는 얼굴로 다가와선,</div> <div>  엉덩이를 툭, 하고 두들겼다.</div> <div><br></div> <div>  집안의 모든 것들이 웃고 있었다. 그는 웃음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나씩 팔아치우기로 했다. 그는 가장 먼저 컴퓨터를 팔았다. 그 다음에는 컴퓨터를 받치고 있던 책상을 팔았다. 또 그 다음에는 무던히도 깔고 앉았을 의자를 팔았다. 그렇게 하고서도 웃음은 그치지 않았다. 그는 내친 김에 학교에서 돌아오는 딸을 팔았다. 조금 홀가분해졌다. 그 다음에는 잔소리를 쏟아내는 아내를 팔았다. 웃음이 조금 줄었다.</div> <div>  아직도 역겨워.</div> <div>  그가 무심코 중얼거렸다. 아직 웃음이 많이 남아있었다. 안심할 수가 없었다. 남은 것도 팔아야 했다. 아내 다음에는 집, 집 다음에는 회사를 팔았다. 그러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쌓아올리는 것은 어렵지만 무너뜨리는 것은 생각보다도 훨씬 쉬웠다. 비로소 혼자 남고 나서야 그는 후회했다. 처음부터 딸을 울렸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는 이어서 무엇을 팔아야 할지 생각하다 마침내 자신을 팔기로 했다. 곧장 경찰서로 달려가서 자진신고를 했다.</div> <div>  저는 딸에게 한 번도 웃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딸은 어디선가 헤픈 웃음을 배워 와선 웃어요, 하며 입꼬리를 올렸습니다.</div> <div>  그러나 경찰은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는 죄가 되지 않는다며, 한껏 입꼬리를 올려 웃고 있었다. 경찰은 그에게 열심히 살 것을 권고했다. 그리고는 그를 보내주었다. 피가 끓었다. 경찰은 무능했다. 딸을 역겨워한 아버지에게 죄가 없다고 하다니. 그제야 비로소 그는 웃었다. 경찰서 문에 비친 그의 웃음은 무척이나 역겹고 혐오스러웠다.</div> <div><br></div> <div>(200x66매)</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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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0/15 07:18:00  111.91.***.146  윤인석  721556
    [2] 2019/10/15 08:02:47  91.141.***.78  오지리  77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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