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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34235
    작성자 : 랭보冷步
    추천 : 1
    조회수 : 262
    IP : 222.121.***.113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10/10 19:34:13
    http://todayhumor.com/?readers_34235 모바일
    고민을 지우는 약 [자작]
    옵션
    • 창작글

    -고민을 지우는 -




    " 사실 외계인이야"


    정식이 미은에게 말했다.

    미은은 정식과 세달 동안 사귀면서 정식이 실없는 소리를 자주 하는 것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외계인이라고 커밍아웃한 정식의 말을 믿지 않았다.


    "~~외계인이세요? 그래 타고온 우주선은 어디다 버리셨어요?"


    미은이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정식에게 말했다.

    순간, 정식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보여줄까? 우주선?"


    미은은 여전히 외계인이라는 정식의 말을 믿지 않고 있지만 그의 진지한 표정을 보자마자 왠지 모를 긴장감을 느꼈다.


    정식은 말없이 뒤에 있는 옷장을 열었다.

    옷장 안에는 당연하게도 옷들로 가득했다.

    미은은 자기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녀의 숨소리가 거의 사라질 때쯤 정식이 옷장에 걸린 옷을 전부 오른쪽으로 밀었다.

    옷들이 한곳에 모이자 나타난 것은 작은 상자였다.

    정식은 상자를 조심스럽게 미은 앞에 놓았다.


    "에게? 이게 우주선이라고?"


    미은은 작은상자를 보면서 코웃음을 쳤다.

    정식의 표정은 여전히 진지했다.


    " 상자를 열면 네가 알던 어제의 나는 완전히 사라질 거야 그래도 나와 함께 상자를 열어볼래?"


    미은은 정식의 말을 들으면서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래, 열어봐!"


    왠지모를 오기가 생긴 미은은 정식에게 상자를 열라고 보챘다.

    정식은 잠시 눈을 감았다 뜨고 나서 상자를 열었다.

    상자가 열리자마자 정식과 미은이 상자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미은은 상자 속으로 빨려들어가기 직전에 정식의 손을 잡았다.


    그들은 손을 잡고 어딘가로 빠르게 이동했다.

    미은은 처음보는 색깔의 빛을 눈에 넣으면서 두려움에 떨었다.

    그녀의 두려움은 없는 색깔의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의 두려움은 동안 사귄 정식이 순간에 다른사람처럼 느껴져서였다.


    두려움 때문에 떨리던 미은의 몸이 잔잔해 것은 정식의 방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였다.


    "미은아, 조금만 갔으면 내가 주차해 놓은 우주선으로 갔을거야. 네가 너무 두려워 하는 같아서 다시 방으로 돌아왔어"


    미은은 가볍게 주먹으로 정식을 때렸다.

    정식은 미은을 진정시키기 위해 그녀를 살며시 안아 주었다.

    정식의 안에 미은의 떨림이 느껴졌다.


    " 지구로 거야?”


    임수수행을 하기 위해 왔어...”


    정식의 임무는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안고 있는 고민을 수집하는 것이었다.


    , 많은 사람들 중에 나를 선택한거야?”


    미은이 울먹이면서 말했다.

    평소의 정식이었다면 슬픈얼굴을 하고 있는 미은을 달래주었겠지만, 지금의 정식은 무표정할 뿐이었다.


    우연이야...지구에 도착하자마자 얼굴 중에 가장 수심이 가득한얼굴이 너였거든


    정식이 미은을 처음 날은 미은이 실업자가 날이었다.

    안타깝게도 미은은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상태이지만, 정식과 사귀고 이후 그녀는 실업자가 되기 전처럼 밝아졌다.

    하지만 지금 미은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차 있다.


    계속 정체를 숨기지 지금 나에게 외계인이라고 밝힌거야?”


    울먹이던 미은은 결국 눈에서 눈물을 만들어냈다.

    그녀의 빰을 타고 내려오던 눈물이 바닥에 떨어지고 나서 정식이 입을 움직였다.


    , 이제 지구를 떠나야 하거든 그전에 너에게 지금까지 내가 거짓말을 했다는 진실을 알려주고 싶었어


    거짓말...

    정식의 입에서 나온 거짓말이라는 단어를 들은 미은은 지금까지 정식이 자신에게 해준 모든 말과 행동들이 연극이었다는 것을 눈치 챘다.


    , 가기전에 너에게 해줄 있는게 있어

    정식이 미은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미은은 정식의 눈을 마주치자마자 피했다.

    사귀는 동안 한번도 없는 정식의 눈이 두려워서였다.


    고민을 지워 있는 약이 있어. 네가 원한다면 있어. 약을 먹으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마음은 편할거야. 어때? 줄까?”


    미은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정식은 주머니에 약을 미은에게 건넸다.

    고민을 지워준다는 약의 외형은 지구에서 흔히 있는 알약과 차이가 없었다.

    미은은 알약을 건네받자마자 정식의 집을 빠져나왔다.

    현관문이 닫힐때까지도 정식은 아무말이 없었다.


    정식의 집을 빠져나온 미은은 무작정 걸었다.

    걸으면 걸을 수록 그녀의 머릿속에 여러가지 생각들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생각들은 모두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녀가 살고있는 자취방에 도착했을 발걸음은 멈췄다.

    작은방에 주저앉자마자 그녀는 쥐고 있던 주먹을 폈다.

    손의 때문에 조금 녹은 알약이 보인다.

    미은은 고민을 지워주는 약을 입에 털어넣었다.

    아직 목구멍으로 빨려들어가지 않은 알약이 혓바닥에서 느리게 녹기 시작한다.

    약이 녹으면 녹을수록 그녀의 머릿속에 꽉차있던 불안한 생각들이 지워졌다.

    언제 될지 모를 재취업에 대한 불안이 흐릿해지기 시작했을 미은이 입에 약을 뱉었다.

    그녀가 약을 뱉어버린 이유는 단순했다.

    약을 먹고 고민들을 지운다고 하더라도 현실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녀는 빰을 타고 내려오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치고 나서 일어설 준비를 했다.

    다리가 저리고, 몸에 힘이 빠져서 일어서는 간단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차근차근 하늘과 가까운 방향으로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순간, 바닥에 내팽개쳐쳐진 고민을 지우는 약은 어디에도 없었다. 


    -END-



    [배경음악과 함께]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9/10/11 02:22:16  117.111.***.67  윤인석  721556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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