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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34057
    작성자 : 윤인석
    추천 : 2
    조회수 : 444
    IP : 112.171.***.130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9/08/15 11:51:08
    http://todayhumor.com/?readers_34057 모바일
    단편9) 아비

    아비에 대한 첫 기억은 약탕 냄새였다. 아비는 아랫목에 누워 끙끙대고 어미는 한약을 달였다.

    그 뒤로도 내가 말을 깨치고 세상을 깨치는 내내 약탕 냄새를 맡고 어미의 눈물을 보며 자랐다.


    아비가 앓아눕는 건 싸움질 때문이었다. 괄괄한 성미를 못 참는지. 상대가 누구든, 이길지 질지 생각도 않고 덤벼드는 모양이었다. 칼을 맞고 온 적도 몇 번이나 되었다.


    “사내는 물러설 수 없는 때가 있는 법이요.”


    병문안 온 집안 어르신들이 제발 성질 좀 죽이라고, 이번엔 누구에게 맞은 거냐고 물어도 저리 말하며 눈을 감아버리는 게 아비 딴에는 멋이었고, 어미와 내 맘엔 독이고 한이었다.


    그래도 차라리 지고 오는 게 나았다. 멀쩡한 얼굴로 들어왔을 땐 합의금이 필요하다고 어미의 패물을 들고 나가곤 했다.

    어미는 아무 말 못 하고 나를 부여잡고 눈물만 흘렸다.


    패물이 샘물처럼 솟아나랴. 곶감 빼 먹듯 빼가니 결국 마지막 패물만 남았다. 어미가 할미에게 받아 할미를 보듯 애틋하게 쓰다듬던 산호 비녀였다.

    아비가 비녀마저 들고 나서자 어미는 처음으로 아비의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이 보오. 그건 아니 되오. 아니 되오.”


    아비가 당황한 듯 한동안 멍하니 하늘만 보았다. 날 안고 울 때도 울음소리 한번 안 내고 눈물만 흘리던 어미였다.


    “에잇. 대장부 가는 길 막는 거 아니다.”


    아비는 어미를 밀치고 나섰다. 어미는 그날 밤도 날 안고 눈물만 흘려댔고 난 아비가 나간 방문을 밤새 아득바득 노려봤다.


    아비는 그 뒤로 한동안 보이지 않았다. 소문엔 싸움질을 일삼다가 큰 사당패와 시비가 붙어 다른 지방으로 도망쳤다고 했다. 잘 되었다 싶었다.


    두 해가 지난 새벽녘에 아비가 갑자기 돌아왔다. 아비는 뻔뻔하게 아랫목에 자리를 잡고 사나흘 쉬더니 어미에게 물었다.


    “돈 궤짝은 어디에 두었소?”


    아비가 기둥 노릇을 안 해도 집안은 유복한 편이었다. 하지만 아비가 그 말을 뱉은 후 배를 곯는 집이 되었다.


    어디서 배워 왔는지 도박에 미친 아비는 어미와 나의 원수에서 가문의 원수가 되었다.


    도박판에 살림살이를 모두 들이부은 아비는 결국 집안 유일한 수입원인 소작주던 농지와 선산(先山) 땅문서까지 훔쳐서 도박판에 바쳤다. 일가 종친들의 무덤이 대대로 모셔진 선산을 잃은 집안 어르신들은 대번에 낫을 들고 뛰어왔다. 아비는 그 길로 도망쳐 돌아오지 않았다.


    모진 세상살이가 시작되었다.

    어미와 함께 소작주던 사람들의 고쟁이 삯바느질을 하고, 전을 부치고, 밭을 맸다.

    사람들이 수군거렸고, 손끝이 여물지 못하다 타박받았고, 배가 고팠다.

    어미는 매양 그렇듯이 눈물을 훔쳤고, 그 짓무른 눈가가 꼴 보기 싫어 손끝이 짓무르도록 일했다.


    몇 해 지나니 조금씩 일감이 늘었다. 운 좋게 배부른 날은 어미와 마주 앉아 웃기도 했다. 그럭저럭 행복한 세월이었다.


    그렇게 한 해, 두 해, 세월을 팔아 돈을 모았다. 어미는 입는 것 먹는 것을 아까워하며 딸 시집보낼 패물을 마련했다. 어미에게 다른 건 필요 없으니 아비를 닮은 구석이 없는 사내면 된다고 했다. 정말 그거면 족했다. 어미도 아무 말 없이 내 손을 토닥였다.


    옆 마을 총각에게 시집가기 전날, 하필이면 그날 아비가 들이닥쳤다. 양 볼이 옴폭하게 들어간 거지꼴의 아비는 싫다는 내 볼을 쓰다듬고 어미 손을 한번 꼭 쥐었다. 그리고 곧바로 내 패물 단지를 집어 들었다.


    “안되오! 당신이 인간이오? 사람이면 이럴 수 없소!”


    어미는 아비에게 매달렸다. 아비는 어미의 마지막 산호 비녀를 들고 가던 그날처럼 하늘을 보며 말이 없었다. 발에 매달린 어미와 그 모습을 노려보는 나는 돌아보지도 않고 패물은 소중히도 감싸 쥐고 있었다.


    평생 쌓인 한과 독이 터져 나왔다.


    “가져가오! 다만 다시 오지 마시오. 죽어서 시체로도 오지 마시오! 다시 돌아오면 이 집엔 시체만 남을 줄 아시오!”


    은장도를 꺼내 내 목에 대며 외쳤다. 긴긴 나날 어미가 못한 말과 못 지른 울음 대신이다.


    아비는 그제야 고개를 내려 한참을 나와 어미를 보다 끝끝내 패물을 들고 사라졌다.


    혼사가 깨지고 다시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파락호의 처로 평생 손가락질받는데 이력이 났던 어미도, 딸이 손가락질받자 버티지 못하고 앓아누웠다.


    “울지 마오. 사내라면 진저리가 나오. 난 괜찮소.”


    늙은 어미를 달래보아도 답이 없었다. 돌아누워 내게 얼굴을 안 보여도 소리 죽여 눈물 흘리고 있을 건 뻔히 아는 일이다.


    늙은 어미가 겨우 자리를 털고 일어난 지 얼마 후,

    새벽녘 사립문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훔쳐갈 것 하나 없는 집구석이다.

    어쩐지 아비가 떠올라 소름 돋았다. 나는 은장도를 챙겨 일어났다. 


    “누구냐!"


    하지만 아비가 아니었다. 낯선 사내가 아비의 죽음을 알려왔다.


    “소식도 전하지 말라 하셨는데 차마 그럴 수 없어 왔습니다.”


    아비는 만주에서 죽었다고 한다. 왜놈의 총탄에 가슴이 뚫렸다고 했다.

    그간 가져간 돈은 모두 독립군 자금으로 쓰였다고 했다.


    아비는 어미와 내가 총독부에 해코지당하지 않도록 평생 싸움꾼에 도박꾼인 척 살았다고 했다.


    “시체는 어찌하였소?”


    늙은 어미가 물었다.


    “돌아갈 수 없다 하시어 만주에….”


    사내가 고개를 숙였다.

    아비는 유품 하나 없이 소식만 돌아왔다.

    돌아오지 말라 외쳤던 그 날, 은장도를 꺼내들었던 그 날이 떠올랐다.


    “마지막에 제 품에서 숨을 거두셨는데, ‘다음 생엔 꼭 호강 시켜 주고 싶은데 날 보기 싫어할까 걱정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어미와 나는 목 놓아 울음을 터트렸다.



    -끝-




    작가의 말


    815를 맞아 독립운동가 김용환 선생님의 실화를 각색한 이야기입니다.

    김용환 선생님은 독립 운동을 숨기려 도박꾼 행세를 하고 다니시면서 독립 운동 자금을 모집하셨다고 합니다.

    사후 건국 훈장에 추서되셨는데 그 때 김용환 선생님의 외동 따님께서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라는 서간문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아래 전문을 남깁니다.

    순국선열 분들께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


    그럭저럭 나이 차서 십육세에 시집가니

    청송 마평서씨문에 혼인은 하였으나 

    신행날 받았어도 갈 수 없는 딱한 사정. 

    신행 때 농 사오라 시댁에서 맡긴 돈, 

    그 돈마저 가져가서 어디에다 쓰셨는지? 

    우리 아배 기다리며 신행날 늦추다가 

    큰어매 쓰던 헌농 신행발에 싣고 가니 

    주위에서 쑥덕쑥덕. 

    그로부터 시집살이 주눅들어 안절부절, 

    끝내는 귀신붙어 왔다 하여 강변 모래밭에 꺼내다가 

    부수어 불태우니 오동나무 삼층장이 불길은 왜 그리도 높던지, 

    새색시 오만간장 그 광경 어떠할고. 

    이 모든 것 우리 아배 원망하며 

    별난 시집 사느라고 오만간장 녹였더니 

    오늘에야 알고보니 이 모든 것 저 모든 것 독립군 자금 위해 

    그 많던 천석 재산 다 바쳐도 모자라서 

    하나뿐인 외동딸 시댁에서 보낸 농값 그것마저 다 바쳤구나. 

    그러면 그렇지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 

    내 생각한대로 절대 남들이 말하는 파락호 아닐진대.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

     

     

     

     

     


    작가의 다른 단편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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