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죽을 곳을 찾는 바람이 호시탐탐 비를 휘어 곡소리 흩트리는 밤이었다</div> <div>미세하게 변한 집 안의 공기 밀도 때문에 코끝이 간질여 뒤척이다 깬 일이다</div> <div>형광등 스위치가 있는 벽으로 휘청이다시피 가서 손을 뻗지만 익숙한 게 안 잡혀 초조할 때가 있다</div> <div>피의 십자가, 강렬한 헤드라이트, 잠 못 드는 마천루, 노란 점멸, 조성된 LED가 어둠 속에서도 광기를 단속하지만</div> <div>달도 별도 비추지 않는 테라스에 주룩주룩 매달린 절규가 야경을 모자이크로 덮는다</div> <div>유리가 빛의 목을 꺾는 현장에서 삽시간 번쩍인 벽력 덕에 눈치챈</div> <div>등 뒤의 그 어둠보다 검던 잔영은 소위 미신이라 불리는 물리적 오류였을까?</div> <div>응달과는 별도로 깜깜한 테두리가 어쩜 가설로만 여겨진 음에너지로 이질감을 자아낸 터라</div> <div>이유는 몰라도 돌아봐선 안 되는 본능적인 금기로 인해 몸이 굳었다</div> <div>창이 덜 닫혔는지 미치광이 쑥대머리 같은 바람이 방정맞게 감돌아 세간살이가 시시덕거렸다</div> <div>옷걸이를 잘못 본 거라 믿고픈, 마치 첨통에서 뽑힌 흉괘처럼 기분 나쁘게 덩그러니 있는 정체를</div> <div>짐짓 헛것이라기엔 방향을 짐작할 수 있는 저온이 엄습했다</div> <div>식은땀이 맺히고 확장된 땀구멍 하나하나를 다지류가 디뎌 오르듯 소름이 척추를 탔다</div> <div>얼음장을 갖다 댄 입체적으로 그려진 손길이 촘촘한 손가락 걸음으로 양어깨를 왕복했다</div> <div>갓 비에 젖은 눅눅한 머리카락이 바로 위라고밖에 할 수 없는 위치에서 내려와 눈을 찔렀고</div> <div>그렇다고 미동이나 마른침이라도 삼키면 목이 잘릴 거 같은 암묵적인 분위기가 심박 수마저 지연시켰다</div></div></div></div></div></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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