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그러니까 지금으로 부터 25년전쯤이었나 </div> <div>그러니까 대충 내 나이가 6살인가 7살 때쯤이었는데</div> <div> </div> <div>계절은 영하 5도 10도쯤 되는 아주 추운 한겨울이었다.</div> <div>부모님은 잠시 일이 있어서 밤늦게 외출을 하셨었고</div> <div>나는 집에서 혼자 밤늦게 티비를 켜놓고 놀다가 "그것이 알고 싶다" 라는 프로그램을 보게됐다.</div> <div> </div> <div>한겨울 집이 없는 노숙자들의 삶에 대해서 다루었던것 같다.</div> <div>겨울 밤새벽 잠들어버리면 정마로 얼어죽을것 같은 역앞의 거리를 촬영하던</div> <div>취재팀 카메라에 저기 멀리서 정말로 서러움과 슬픔이 묻어나는 울음소리로 "엉엉" 울고 있는 할머니의 울음소리가 들어왔다.</div> <div>노숙자 할머니는 말 그대로 "엉엉" 울었다. 흐느끼며 운것도 아니었고, 큰소리로 곡소리내며 운것도 아니었고, </div> <div>그냥 크지도 작지도 않은 울음소리로 눈물을 흘리면서 엉엉울었다.</div> <div> </div> <div>어린 나이에 나는 문득 할머니가 조금 걱정이 되었다.</div> <div> </div> <div>취재팀도 할머니가 걱정이 되었던지 다급하게 카메라를 들고 뛰어가서 할머니에게 물었다.</div> <div> " 할머니, 할머니, 왜 그렇게 울고 계세요? 혹시 어디 다치셨어요??" </div> <div> </div> <div>할머니는 울며 눈물을 흘리며 약간의 사투리가 섞임 말로 대답했다</div> <div><strong> " 아니요, 추워스요"</strong> </div> <div> </div> <div>할머니는 다시 또 울었다.</div> <div> </div> <div>나는 그 순간 너무 충격을 받아서 몸속에 피가 얼어붇는 느낌을 받았다.</div> <div>아직까지도 내 인생을 통틀어서 가장 절망적인 말이다.</div> <div>그 때에는 절망이라는 단어의 의미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div> <div>추워서 운다는 할머니의 울음벤 대답은 나에게 절망이라는 느낌을 각인시켰다.</div> <div> </div> <div>피할곳이 없는 추위 앞에 발을 동동구르는 한밤중 한새벽 엉엉 울고있는 할머니는</div> <div>1분이 수십일처럼 느껴지는 겨울새벽을 울며 버텨내고 낮이 오면 ....</div> <div>몇 시간뒤 할머니는 또 다시 밤을 만나야만 한다.</div> <div> </div> <div>그때에는 이 처럼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는 못했겠지만 아마도 </div> <div>이런 비슷한 느낌과 예상 상상이 나를 스처지나갔을 것이다.</div> <div> </div> <div>그러니까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 절망적인 울음소리 섞인 "아니요, 추워스요" 라는 말이 머리속 한복판에 각인이 되어 있겠지</div> <div> </div> <div>나는 가끔 추위라는 것이 무섭다. </div> <div>겨울 새벽에의 온도에 주눅이 든다. </div> <div>티는 내지 않지만 그 공기 자체에 위축이 된다.</div> <div>약해진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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