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가 곧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다. <div>사실 현역병들에게 박탈감을 안기지 않으면서, 합리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div> <div>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자기 목숨만 소중한 주제에 종교를 내세워 양심을 운운하는 편협하고 이기적인 존재라고 미움받고 혐오 당해 왔다.</div> <div>그들이 자신의 양심을 훼손당하지 않으면서도 의무를 다하고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고려하는 것 자체가 무가치하고 혐오스러운 일로 취급 당해왔다.</div> <div>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런 혐오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택하는 이들에게 지나친 억압일 뿐만 아니라,</div> <div>국가와 사회를 위해서도 낭비와 손실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div> <div><br></div> <div>그렇지만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 <span style="font-size:9pt;">대체복무제가 </span><span style="font-size:9pt;">얼마나 현실적이고 효용성이 있는지 이야기 하자는 것은 아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들이 받아왔던 혐오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 해보자.</div> <div>사람들은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말을 덮어놓고 싫어한다. 혐오한다.</div> <div>그 논리는 너무나 명료할 정도로 단순하다.</div> <div>'너네가 양심적이라서 군대를 가기 싫은 거면, <span style="font-size:9pt;">우리는 양심이 없어서 군대가서 뺑이치면서 사람 죽이는 연습하는 줄 아냐?'</span></div> <div>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div> <div>헌법에서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 즉 사상, 가치관, 신념 등을 형성하고 결사, 표현할 자유를 뜻한다.</div> <div><br></div> <div>나는 병역거부, 정치불참, 수혈거부 등을 교리로 삼는 종교적 환경 속에서 자랐다.</div> <div>그러나 나는 나의 양심에 따라 내가 속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병역의무를 이행했다.</div> <div>한편으론 나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택하는 이들의 양심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div> <div>양심적이란, 누가 착한 편이고 누가 나쁜 편이냐 하는 수준낮은 이야기가 아니다.</div> <div>양심은 각자가 가진 신념과 사상을 의미하는 것일 뿐이며, 각자가 가진 양심이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면 존중받아야만 한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들은 자신이 가진 양심을 지키기 위해 꽤 많은 것을 희생한다. </span><span style="font-size:9pt;">설명하자니 구구절절 너무 길어서 생략하지만,</span></div> <div>간략히 말하면 <span style="font-size:9pt;">적어도 군대가기 싫어서 </span><span style="font-size:9pt;">그 종교로 개종하겠다는 </span><span style="font-size:9pt;">멍청이는 단 한명도 없을 정도로 상당히 가혹한 조건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들을 제도권 안으로 들이는 것 또한, 군대가는 대신으로 대체복무를 택할 멍청이가 없을 정도의 진입장벽을 갖춘다면 사회에 아무런 해악을 끼치지 않으면서 그들의 양심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span><span style="font-size:9pt;">이들이 어떤 혐오를 받아왔는지, 어떤 희생을 각오하고 있는지 따위는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일 것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남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으니까, 누구도 깊이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쉽게 매도하고, 쉽게 혐오함으로서 자신이 가진 박탈감을 보상받으려 한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들을 설득해서 실리적이고 실질적인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span><span style="font-size:9pt;">헌법에 보장하고 있는 '양심'이라는 표현을 포기하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신념에 따른 병역거부' 등 </span><span style="font-size:9pt;">적당한 대체단어를 만드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 합리적 선택이다.</span></div> <div><br></div> <div>문제는, 이것이 과연 언제까지고 어디까지고 남의 문제일까 하는 점이다.</div> <div>이 글의 제목은 양심적 병역거부가 아니라 군인의 양심이다.</div> <div>국방의 의무를 지닌 시민이자 법질서에 의해 권리를 보호받아야 하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우리는,</div> <div>과연 국가의 이익과 질서라는 명분 앞에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우리의 양심을 얼마나 보호받고 지킬수 있는가.</div> <div><br></div> <div><br></div> <div>추상적이고 현실감 없는 이야기를 하자는게 아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국민들이 자신의 손으로 부패한 정권을 끌어내린 것이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았다.</span></div> <div>그리고 그 부패한 정권이 친위 쿠테타를 계획해 그 국민들을 진압하려 했다는 사실이</div> <div>증거를 통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div> <div><br></div> <div>부패한 정권의 지시에 따라, 자신들이 지켜야 할 국민들을 향해 총부리를 들이대야 하는 군인들은</div> <div>인격 없는 정권의 도구가 아니라,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있을 뿐인 또 다른 국민들이다.</div> <div>불과 1,2년 전이라면, 또는 1,2년 후라면 그들도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나왔을지 모르는 이들이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들은 어쩌면 자신의 친구를 향해, 가족을 향해, 이웃을 향해 총을 쏘아야 했을지도 모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망상에 불과한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실제로 여러번 반복되었던 일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들이 친구나 가족을 쏘기를 주저할까봐 다른 지역 출신으로만 구성된 부대로 진압했던 역사도 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렇다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과연 이들이 군인이기 이전에 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양심에 따랐다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러한 참상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일원화된 명령체계, 지휘의 효율성이라는 명분에 따라 명령권자가 내리는 명령 앞에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국가의 이익이라는, 때로는 누군가의 입맛에 따라 만들어질 수 있는 대의 앞에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개개인의 양심은 무력해야만 하는가?</span></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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