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div>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후보의 캐치프레이즈는 '신뢰와 원칙'이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박근혜 대통령의 집권기간 동안 점철 되었던 </span><span style="font-size:9pt;">국정농단과 온갖 기행이 까발려진 지금이야</span></div> <div>백치가 아닌 이상 누구라도 <span style="font-size:9pt;">박근혜가 '신뢰와 원칙'의 아이콘이었던 것이 얼마나 웃기는 아이러니인가 알겠지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당시에는 그런 말 같지도 않은 캐치프레이즈에 넘어간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span></div> <div><br></div> <div>언론의 조작인지는 모르겠으나,</div> <div>박근혜 지지자 인터뷰를 보면 <span style="font-size:9pt;">정말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span><span style="font-size:9pt;">하나같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신뢰와 원칙을 지키기 때문에 박근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러나 사실은, 지금와서의 문제가 아니라 대선 당시부터 박근혜 후보에게 '신뢰와 원칙' 따위는 없었다.</span></div> <div>표를 얻을수 있다고만 하면 어떤 허황된 공약도 남발했다.</div> <div>경제 민주화가 큰 이슈가 되고 문재인 후보가 '사람이 먼저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인기를 끌자,</div> <div>박근혜 후보도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을 내놓았다.</div> <div><br></div> <div>보수측이 진보적 공약을 내놓는 행보를 흔히 좌클릭이라고 하는데, 좌클릭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div> <div>실행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으면서 단지 표를 얻기위해 말로만 내놓는 공약이란 점이 문제인 것이다.</div> <div>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이후 자신의 공약을 대부분 지키지 않음으로서 신뢰와 원칙 따위는 없었음을 증명했지만,</div> <div>당선 전부터 이 공약들이 허황된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추측할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가장 극단적인 사례는 선거유세 마지막날 발표했던 군복무 18개월 단축 공약이었다.</div> <div>늘 안보 이슈를 강조해온 보수 진영이 아무런 이유도 공론화도 없이 군복무를 단축한다는 것은</div> <div>어떤 원칙도 신뢰도 없는, 단지 선거에 관심이 적은 20대 초반의 표를 긁어모으기 위한 기회주의적 행태에 불과했다.</div> <div>아니나 다를까, 박근혜 정권은 이 공약에 대한 아무런 진행도 하지 않다가 당선 10개월만에 돌연 이 공약을 취소했다.</div> <div><br></div> <div>대부분의 공약이 이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같은 선상에 있었고,</div> <div>공약의 내용과 질을 보면 박근혜가 말하는 신뢰와 원칙이 무엇인지는 <span style="font-size:9pt;">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를 찍었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박근혜의 진상이 까발려지자 실망하고 등을 돌렸고, 심지어 촛불 시위에도 참여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이러니하게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박근혜를 파면에 이르게 만든 것은 따져보자면 진실이기 보다는 </span><span style="font-size:9pt;">또다른 허울뿐인 말이었다.</span></div> <div>'박근혜는 무당의 꼭두각시'라는 말.</div> <div>박근혜의 국정농단, 비리, 근무 태만, 배임 등과 밀접히 관련된 말이긴 하지만,</div> <div>박근혜를 가장 흔들어 놓은 것은 그런 실태 자체보다는 '무당'이라는 선정적인 단어 그 자체였다.</div> <div><br></div> <div>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자극적인 단어들에만 집중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div> <div>그러나 적어도 박근혜 당선 당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었던 사람들중 일부는 그런 피상적 인식만으로 박근혜를 찍었고,</div> <div>다시 그런 피상적 인식만으로 박근혜를 비난했다.</div> <div><br></div> <div>그런 사람들을 비난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니까.</div> <div>소위 콘크리트 지지층이든, 아니면 깨시민이든 마찬가지다. 2012년에도, 2017년에도 문재인에게 투표한 사람이라도 마찬가지다.</div> <div>우리가 말뿐인 원칙 운운에 얼마나 속기 쉬운지 기억하자는 이야기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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