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흔히 똑똑하다며, 훌륭하다며 추켜세우는 사람은 <div>좋은 답을 찾아내는 사람이 아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답은 이미 그들의 머리 속에 들어있다.</span></div> <div>사람들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div> <div>자신들이 이미 정해 놓은 답을 잘 설명해주고 강화해 주는 사람이다.</div> <div><br></div> <div>그 답이 옳은지 그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div> <div>어차피 그들 안에서 그 답은 옳은 답으로 정해져 있어서,</div> <div>그 답이 그르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span style="font-size:9pt;">옳고 그름이 아니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기느냐 지느냐 하는 것이다.</span></div> <div>그렇기 때문에 <span style="font-size:9pt;">자신의 의견을 강화하고 승리로 이끌어줄 사람을 우상화하고,</span></div> <div>자신과 다른 의견을 주장하는 사람은 짓밟아버리길 원한다.</div> <div>더 나은 대안, 올바른 정답이 무엇인지 찾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div> <div>그들에게 다른 대안을 이야기하는 것은 틀린 것이다.</div> <div><br></div> <div>"보수 논객"으로 인기를 끌어온 전원책 변호사가 주목을 받았던 것은</div> <div><span style="font-size:9pt;">10년 전 쯤 어떤 토론 방송에서 군가산점 제도를 옹호하는 패널로 등장했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이 때 전원책 변호사가 큰 호응을 받았던 말 중 하나는 "가고 싶은 군대가 어디 있습니까?"라는 것.</span></div> <div>이것은 전원책 변호사의 입장과 그를 지지하던 사람들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하는 말이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가고 싶은 군대가 있는지 없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div> <div>군대를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군인들에게 보상하는 다른 대안이 존재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div> <div>군가산점 제도가 극소수의 사람들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상의 방법이라는 사실도 중요하지 않다.</div> <div>기회의 균등이란 면에서 형평에 어긋나는 제도라는 점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div> <div>중요한 것은, 그들이 원하지 않는 군복부는 강제로 이행했으니, 군가산점까지 빼앗기길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div> <div><br></div> <div>이런 맥락에서, 그들 속에선 군가산점 제도는 옳은 것으로, 그것을 반대한 것은 틀린 것으로 결정되어 있었다.</div> <div>전원책 변호사가 논객으로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것은 그의 논거와 논증이 빈틈없이 훌륭했기 때문이 아니라,</div> <div>자신들을 대신해 싸워줄 목소리 크고 말잘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어제 유아인이 트페미에게 일침을 날린 것이 크게 화제가 되었다.</div> <div>그의 말은 어디 흠잡을 곳 없는 구구절절이 옳은 말이다.</div> <div>유아인이 상대한 것이 메갈인지 트페미인지 여부를 떠나서,</div> <div>누구든 유아인의 삶에 이렇다 저렇다 간섭할 권리는 없다.</div> <div>'내 인생 말고, 너희 인생을 살아라'라는 일침은 언제 어디서나 타당한 말이다.</div> <div>더군다나 한남 운운하며 유아인을 비난하는 것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div> <div><br></div> <div>오유에서도 유아인의 일침이 크게 화제가 된 가운데,</div> <div>적어도 내가 느끼기에 이상해 보이는 댓글을 발견했다.</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11/15115964491c7e9272f3ae44b2b9dd271f58e94d8d__mn218203__w937__h579__f55556__Ym201711.png" alt="정영진.pn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296px;" filesize="55556"></div> <div><br></div>나는 방송인으로서 정영진은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좋아한다.</div> <div>그리고 사실 까칠 남녀라는 방송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div> <div>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연히 남자와 여자 역할이 따로 존재한다"는 생각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div> <div>구체적으로 어떤 맥락에서 한 이야기인지는 몰라도,</div> <div>임신 등 생물학적 역할이라는 <span style="font-size:9pt;">아주 제한적이고 협소한 맥락을 벗어나면 타당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무엇보다, 이번에 유아인이 휘말린 논쟁과는 전혀 관계 없는 주장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단지 트페미와 싸웠다는 이유로, 적과 아군으로 피아식별이 된 것이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실, 유아인은 스스로 페미니스트를 자처하고 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심지어 이번 논쟁에서도 상대방이 유아인에 대해 </span><span style="font-size:9pt;">'페미니스트 코스프레 한다'고 비난할 정도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유아인의 생각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적어도 "모두가 평등하기를 바라"는 사람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누구도 자신의 특질로 소외되거나 핍박받거나 상처받지 않는 세상을 원하는" 사람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엄연히 남자와 여자 역할이 따로 존재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리라 생각하기는 어렵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span>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11/15115983188bd1eb433b7c4a85a7725a909f90f285__mn218203__w675__h1200__f152954__Ym201711.jpg" alt="9f51801cf7b24b2a6d0223ae37f06d47.jpg" style="border:none;width:320px;height:569px;" filesize="152954"></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나는 지금 유아인이 크게 화제가 되고 속시원한 일침을 날렸다고 칭송을 듣는것에 대해서,</div> <div style="text-align:left;">약간은 의아한 기분이 든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내가 그의 주장에 동의함에도 불구하고,</div> <div style="text-align:left;">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이유로 그의 주장에 동의하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div></div> <div style="text-align:left;">어제 유아인의 말들은 결론적으로 구구절절이 옳은 말들이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나 역시, 그의 결론이 나의 결론과 같기 때문에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 사람들이 그 일침을 속시원히 여기는 것이 그의 논거가 충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입장상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을 유명 인사가,</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자신들이 욕하고 싶었던 상대에게 면박을 줬기 때문에 속시원히 여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