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삭제 논쟁은 크게 4가지 결론이 있다고 봅니다.<br> 1) 글 삭제는 자유다. 누가 뭐래도 글쓴이가 자유롭게 삭제할 수 있다.<br> 2) 글 삭제 할수는 있으나, 어느정도 제한될 수는 있다.<br> 3) 글 삭제를 해서는 안된다.<br> 4) 삭제할 글은 아예 작성해서는 안된다.<br><br>4번의 주장은 글 작성의 권리를 제한 하는 등, 형평에 맞지 않는 극단적인 주장이라,<br>아마 그렇게 표현하셨던 분도 실제로 그리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br><br>대부분 분들은 표면적으로 주장하는 내용이 1번이나 3번이더라도<br>2번 정도 결론에는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br>물론 2번의 '어느정도'의 제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크게 차이가 나겠습니다.<br><br>이를테면 '본삭금'체크한 글만 삭제하지 않으면 된다, 댓글 달린 글은 삭제해서는 안된다 등등<br>정도의 차이는 있는데,<br>1번 주장에 가까운 쪽은 '본삭금 체크하지 않은 글은 자유롭게 삭제해도 된다'<br>3번 주장에 가까운 쪽은 '댓글이 달린 글을 삭제해서는 안된다' 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br>이러한 위의 주장을 단순화하여 1번=글삭제 찬성 3번=글삭제 반대로 놓고 글을 진행하겠습니다.<br><br><br><br>글삭제 반대의 근거 중 가장 핵심적으로 떠오른 내용은,<br>(댓글이 달린 글의 삭제 등)무분별한 글삭제는 암묵적인 규범에 어긋난다는 것입니다.<br>글삭제 찬성의 입장에서 이에 대한 반론은 암묵적인 규범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br><br>이 암묵적인 규범의 존재라는 것이 논증하기 어려운 부분인데,<br>'암묵적'이라는 말 그대로 명시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명백한 근거를 대기는 어렵습니다.<br>이를테면 우리는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는 공공질서 규범이 암묵적인 것이라고 할때,<br><div style="text-align:justify;">어디 그런 법이라도 있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가 힘듭니다.<br>참고로 새치기는 법에 저촉되는 경범죄로서 벌금을 뭅니다.<br>그렇다고 우리가 새치기가 잘못된 이유를 법에서 찾지는 않습니다.<br>규범이 법제화 된 것이지, 법제화 됨으로서 비로소 규범이 되는 것이 아니니까요.</div><br>사실, 글을 함부로 삭제하는 것을 방지하는 제도가(=본삭금) 존재하니,<br>글을 함부로 삭제하면 안된다는 것이 사회적 규범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봅니다.<br>다만 본삭금이란 제도는 제한의 정도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본삭금을 걸지 말지도 작성자 본인이 정하도록 되어있고,<br>본삭금을 걸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타인을 배려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는 것이죠.<br>버스를 탈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라는 것이 법으로 강제되어 있지 않더라도,<br>우리는 자발적으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br><br><br>암묵적인 규범의 존재에 대해, 글삭제 반대 입장에서 제시 되었던 근거는<br>입장 바꾸어 댓글 작성자가 기분 나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br>글삭제 찬성 입장에서는 댓글 작성자가 기분나쁘다는 것은 개인의 감정일 뿐 규범의 존재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구요.<br>이 부분이 지금 이상한 쪽으로 튄것 같은데요.<br><br>이 부분에서 저는 글삭제 반대측의 주장은 어느정도 타당한 주장이라고 봤습니다.<br>본삭금을 걸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물으면 질문자가 대답만 듣고 글삭튀를 하면<br>답변작성자가 불쾌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몇번 본적이 있습니다.<br>즉, 글삭제 반대측의 주장은 근본적으로 본삭금 제도의 취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br>네이버 지식인에서도 답변이 작성된 질문글은 변경/삭제가 불가능도록 되어있습니다.<br><br>저는 이것이 단순히 개인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본문 작성자가 본문의 작성/게시/변경/삭제에 대한 권리를 가지듯이<br>댓글 작성자 역시 마찬가지의 권리를 가지는데, 본문 작성자의 본문 삭제가 댓글 작성자의 게시할 권리와 충돌하기 때문에<br>발생하는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즉 개인 감정이라는 것이 어떤 이상성향이나 취향에 의한 예외적 결과가 아니라,<br>어느정도 보편성, 타당성을 가지는 일반적인 감정이라는 생각입니다.<br><br><br><br>최종적으로 저는<br>글 삭제는 자유롭게 하되, 댓글이 달린 글은 가급적 댓글 작성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댓글작성자들의 양해를 구하거나,<br>글이 새로운 글들에 묻혀서 어느정도 게시물로서 효용을 다할 때까지 삭제를 미루는 등 최소한의 조처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br>작성자의 신변 노출 등,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면 댓글작성자의 권리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삭제도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br>더불어 글삭제에 대한 규범이 존재하더라도 상당히 미약한 규범이므로, 반드시 그에 따라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봅니다.<br>다만 반복적인 글삭제는 타인에게 불편을 줄 수도 있으므로 그로 인한 제재(=사회적 비난)가 따를 경우엔<br>감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구요.<br><br><br><br>이런 논지와는 또 별개로, 제가 주장하고 싶었던 바는 논쟁과 감정적 싸움은 분별해야 하고,<br>합리적인 대화나 토론을 하려면 주장하는 주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주장하는 내용을 비판해야 한다는 겁니다.<br>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반박과 상대방에 대한 비방은 다른 겁니다.<br>반박 때문에 불쾌함을 느낀다면 그건 멘탈이 약한 것이고 토론할 준비가 덜 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br>비방에 대해 불쾌함을 느낀다면 그건 멘탈 문제가 아니라 당연한 겁니다.<br><br>글삭제 논쟁이 대단한 이권이나 중요한 가치관이 걸린 문제도 아닌데 이게 감정싸움으로 번질만한 것도 아니고,<br>여기서 정치질이니 어쩌니 하는 말이 나오는 것도 잘 이해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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