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br>조금 아래에 전지 전능한 신의 논증에 대해서 생각나는 것이 있어 글을 씁니다.<br><br>전지 전능한 자는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phil_12241"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phil_12241</a>)<br>라는 질문 형식의 논증이죠.<br><br>다 아시겠지만 조금 풀이하자면,(여기서 전능성 여부의 판단 대상을 신이라고 하겠습니다)<br>전능한 존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br>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을 만들 수 있다면, 만들어 낸 그 일은 신의 능력 밖의 일이므로 신이 전능하지 않고,<br>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을 만들 수 없다면, 만든다는 그 일을 할 수 없으므로 신은 전능하지 않습니다.<br><br>이런 논리는 불변의 진리는 없는가?라는 논제에서도 똑같이 반복됩니다.(<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phil_12155" target="_blank">http://todayhumor.com/?phil_12155</a>)<br>불변의 진리는 없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인가?라는 질문은,<br>필연적으로 불변의 진리는 있다는 결론을 유도합니다.<br><br><br>이 논증들은 유명한 거짓말쟁이 파라독스의 변형입니다.<br>크레타인 :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다" (단,거짓말쟁이는 거짓말만 한다)<br><br>거짓말쟁이 파라독스의 좀 더 극단적으로 단순한 형태는 이렇습니다.<br>'이 문장은 거짓이다'<br>우리는 본능적으로 이 명제는 어딘가 '잘못 되었다'고 느끼고,<br>'이 문장은 참이다'라는 명제로 대체하고 싶어합니다.<br>'이 문장은 참이다'라는 명제는 형식적으로 참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br>그리고 '이 문장은 거짓이다'라는 명제는 위와는 반대의 명제이므로,<br>또한 절대로 참일 수 없는 명제이므로 거짓이라고 느낍니다.<br><br>그러나 '이 문장은 거짓이다'라는 명제는 파라독스, 즉 모순이며,<br>참 거짓의 판별이 불가능한 명제입니다. 참도 아니지만, 거짓도 아닙니다.<br><br>2.<br>이런 파라독스는 재귀적인 지시구조 때문에 생깁니다.<br>참-거짓, 불변의 진리인가-아닌가, 전능한가-아닌가처럼 어떤 대상 언어를 판단하는 문장을 메타언어라 부릅니다. <br>메타란 ~에 대하여라는 뜻으로, 지시되는 대상에 대한 문장을 의미합니다.<br>이를테면 " '1+1=3' 은 거짓이다"라는 명제가 있다면, '1+1=3'은 대상언어이며,<br>"'1+1=3'은 거짓이다"라고 판단하는 문장은 메타언어입니다.<br>또는 "'1+1=3'은 수학적 명제이다"라는 명제 또한 메타언어입니다.<br><br>이런 메타언어의 대표적인 예로 메타수학이 있다고 알고 있지만, 저는 문외한이라 잘은 모르고,<br>대충, 수학을 엄밀하게 규명하려는 학문으로서, 참인 수학적 명제를 수학만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경우에 대한 내용인 것으로 압니다.<br>엉터리로 알고있는 거라도 그러려니 하시고 첨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br><br>메타언어의 구분은 재미있는 점을 시사합니다.<br>명제에 계층이 있다는 사실입니다.<br>이를테면 '1+1=3'이라는 명제에 대해, '1+1=3은 참이다'는 메타-명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br>그리고 이 메타-명제에 대해 새로운 명제를 쓸 수 있습니다. "'1+1=3은 참이다'는 거짓이다."<br>이 새로운 명제를 메타-메타-명제 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3번째 층위로 들어온 것이죠.<br>이런 명제를 무한히 늘여 쓸 수 있을 겁니다.<br>" ' " ' " '1+1=3은 참이다'는 거짓이다"는 참이다'는 거짓이다"는 참이다'는 거짓이다"는 참이다'는 거짓이다"는 참이다' 는 거짓이다' "<br>이 명제는 메타-메타-메타-메타-메타-메타-메타-메타-메타-메타-메타 명제입니다.<br><br><br><br>바로 위의 문장은 거짓말입니다. 메타를 11번 썼지만, 실제로는 10번만 써야하거든요.<br>메타-메타-메타-메타-메타-메타-메타-메타-메타-메타 명제가 맞습니다.<br>이처럼 우리는 메타 단계로 깊이 들어갈수록 혼돈에 빠집니다.<br>위 메타-....-메타 명제는 참일까요?<br>몇단계를 들어갔는지도 알지 못하는데 참인지 거짓이기 생각하기 쉽지 않습니다.<br>물론 잠깐만 멈춰서 생각해보면 참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br>계층이 깊어짐에 따라 거짓-거짓-참-참이라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br><br>그런데 거짓말쟁이 파라독스의'이 문장은 거짓이다'라는 명제는<br>자기 자신을 지시 대상으로 삼음으로서 단숨에 무한 단계의 메타 명제에 도달합니다.<br>" '이 문장은 거짓이다'가 참이라면 이 문장은 거짓이다, 따라서 이문장은 참이다, 따라서 이문장은 거짓이다, 따라서 이 문장은 참이다 ..."<br>이처럼 재귀적인 구조의 명제에서는 무한 단계의 메타명제가 참거짓을 반복하고 있으며,<br>끝이 없는 무한대로 펼쳐지기 때문에 이 명제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불가능합니다.<br><br>한가지 더, 우리가 참이라고 생각하기 쉬운<br>"이 문장은 참이다"라는 명제를 생각해 봅시다.<br>이 명제 역시 재귀적인 명제입니다.<br>이 문장을 메타적으로 해석해보면, "'이 문장은 참이다'라는 문장은 참이므로, 이 명제는 참이다." 가 됩니다.<br>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 문장은 참이다'라는 문장은 거짓이므로, 이 명제는 거짓이다."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br>이 명제에는 모순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역시 참인지 거짓인지 확정되지 않은 명제입니다.<br>또한 "이 문장은 참이다"라는 문장이야 말로, 흔히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순환 논법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br><br><br>3.<br>메타언어는 또한 무한대에 대한 이슈들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런 예를 생각해 봅시다.<br><br>타이머가 장착된 특수한 램프가 있습니다.<br>이 램프를 켜면 8분동안 켜져있다가 꺼집니다. (정확히 8분째에 꺼집니다. 즉 정확히 8분째에는 꺼진 상태입니다)<br>그다음 4분동안 꺼져있다가 다시 켜집니다.<br>그 다음은 2분동안 켜져있다가 다시 꺼집니다.<br>이런 식으로 램프는 점점 빠르게 깜빡 거립니다.<br>그렇다면 처음 램프를 켠 순간으로 부터 정확히 16분이 되는 마지막 순간에 이 램프는 켜져 있을까요? 꺼져있을까요?<br><br>혹시 이 문제가 다소 이해가 잘 되지 않으신다면, 다음의 문제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br><br>메리와 해리가 2km 밖에서 서로를 향해 각각 시속 1km 속도로 걸어오고 있습니다.<br>메리는 출발하면서 해리와 함께 키우는 강아지를 데리고 나옵니다.<br>강아지는 시속 2km로 달려 메리에게서 해리로 향한 후,<br>해리에게 도착한 순간 방향을 돌려(방향을 돌리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br>메리를 향해 달려갑니다.<br>이런식으로 강아지는 메리와 해리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데,<br>메리가 해리를 만날때까지 강아지는 몇 km를 달릴까요?<br>그리고 메리와 해리가 만나는 순간, 강아지는 메리와 해리 중 누구를 바라보고 있을까요?<br><br><br>4.<br>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오래전에 '괴델,에셔,바흐'라는 책에서 읽은 논제들을 기억나는대로 풀어서 써본 것입니다.<br>다소 난해하지만 재밌는 책이었는데, 그 중엔 신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br><br>그 전에, 저는 신을 믿지는 않습니다.<br>최소한, 전지 전능한 인격체이면서 인간에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면서 착한 인간에겐 천국을 선물하고 나쁜 인간에겐 지옥을 선물하는<br>마치 인간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듯이 편리한 신이라는 존재는 믿지 않습니다.<br>하지만 책에서 신을 제시하는 개념은 다소 새로웠고, 재밌었기에 소개해 봅니다.<br><br>알라딘이 마법의 램프를 문지르면 '신'적인 존재인 지니가 튀어나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합니다.<br>알라딘은 평소에 꿈꾸던 순간이 찾아오자, 이런 소원을 빕니다. "지니가 들어주는 내 소원의 수를 무한대로 늘려줘. 이게 내 소원이야"<br>그러나 지니는 이렇게 답변합니다.<br>"흠, 내 능력은 소원을 들어주는 것인데, 그건 메타-소원이라서 내 권한 밖이야. 들어줄 수도 있지만 신에게 허가를 받아야해."<br>그리고는 지니는 신에게 허가를 얻기 위해 마법의 메타-램프를 꺼내 메타-신적인 존재인 메타-지니를 소환하고 이렇게 말합니다.<br>"지니가 들어주는 소원의 수를 무한대로 늘려주시오"<br>그러자 메타-지니는 마법의 메타-메타 램프를 꺼내들고....<br>상동. 그러나 메타 -지니는 지니보다 더욱 신적인 존재이기 때문에,<br>메타-메타-지니를 소한해 "지니가 들어주는 소원의 수를 무한대로 늘려주시오"라고 요청하는 시간이 절반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br>만일 최초의 지니가 메타-지니에게 소원을 비는 과정이 1분이 걸렸다면,<br>메타-지니는 30초, 메타-메타-지니는 15초, 메타-메타-메타-지니는 7.5초...<br>위와 같은 과정으로 무한대의 지니가 소원을 비는데는 불과 2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br><br>지니, 메타-지니, 메타-메타-지니, 메타-메타-메타.....로 이어지는 무한대의 지니들 각각은 신적인 존재이긴 하지만, 그 자체로 신은 아닙니다.<br>지니가 소환하는 지니들은 더 고차원을 향하므로 신은 그 상위의 어딘가에 있으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지니의 행렬에는 끝이 없으므로 그 꼭대기에 신이 있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무한대의 지니는 모두 소원을 빌었고,<br>소원의 갯수를 무한대로 늘려달라는 알라딘의 소원이 이루어지게 됩니다.<br><br>다소 허황된 이야기인것 같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라 생각해서 써봅니다.<br>신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또는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div>오랜만에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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