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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썅마이웨이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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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 1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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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9582
    작성자 : 게썅마이웨이
    추천 : 35
    조회수 : 7735
    IP : 175.121.***.231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8/11/21 13:43:30
    http://todayhumor.com/?panic_99582 모바일
    고속도로에서 벌어진 일
    옵션
    • 펌글
    <p>한겨울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에 인천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벌어진 일입니다.<br><br><br>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꼈습니다.<br><br><br><br><br>사실 그날을 더욱 잊을 수 없던 이유는 오랫동안 교제해온 여자친구와 헤어진 날이기 때문이기도 했지요...<br><br><br>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던가요...<br><br><br>저도 원래 인천에서 거주하고 있었는데 업무상 부산으로 가게 되면서 삐꺽거리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br><br><br>반년을 그렇게 장거리 연애를 하다가 어느 날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는 소식을 통보받고 일을 마치자마자 초저녁부터 인천으로 향했습니다.<br><br><br>운전을 하는 내내 분노에 차올라 영원히 이별할 것을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혼자 끙끙 앓을 바에야 직접 만나 깔끔하게 끝맺음 짓고 오고 싶었죠.<br><br><br>자정에 다 돼서야 도착했고 그녀와 얘기를 나누다가 자신에게 더 신경을 썼어야 됐다는 둥, 적반하장 식으로 저를 대하는 그녀의 가증스러운 태도에 저도 모르게 남자로서 여자에게 하면 안 될 짓을 해버렸습니다...<br><br><br>맞아요.. 홧김에 그녀의 얼굴에 손을 댄 것입니다.<br><br><br><br><br><br>사실 다시는 그녀를 보지 않을 생각으로 올라왔던 것이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고 한편으로는 후련한 마음도 있었습니다.<br><br><br><br><br><br>그렇게 정신차려보니 새벽 늦은 시각. 다음 날도 출근해야했기에 부랴부랴 다시 차에 몸을 싣고 부산으로 향하던 때였죠...<br><br><br><br>들어줄 사람 하나 없었지만, 나 홀로 차 안에서 그녀를 향해 하고 싶었던 말을 모두 토해내고 있던 그러한 찰나에 계기판에서 무언가 반짝거렸습니다.<br><br><br>아마 초장거리를 뛰었으니 진작 기름이 다 떨어진 것이겠죠...<br><br><br>다음 휴게소까지 거리가 다소 있었지만 이제 기름 보충 표식이 점등되었으니 아직은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br><br><br>그렇게 가로등도 없고 차도 없고 이젠... 여자친구도 없는 그 고속도로를 혼자 외롭게 달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음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br><br><br>새벽이라 그런지 주차장에 듬성듬성 차 몇 대와 외곽에 대형 화물차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마 졸음이 와서 잠시 눈 붙이러 들렸겠지요.<br><br><br>막상 휴게소에 들어오니 화장실이 급했습니다. 보통 주유소가 휴게소 출구 쪽에 있었기에 곧장 화장실 쪽으로 차를 몰아 시동도 끄지 않고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아까는 보이지 않던 건장한 두 남성이 화장실 입구 바로 앞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더군요.<br><br><br>전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려 하는데 갑자기 내 손목을 턱- 붙잡고 뭔가 주절주절 강한 사투리를 쓰며 말을 건네왔습니다. <br><br><br>자기들이 건강식품을 파는데 지금 얼마 남지 않아서 떨이하겠다고, 싸게 줄 테니 가져가라는 말이었습니다.<br><br><br>보통이면 표정을 찡그리며 무시하고 갈 상황이더라도 그 남성들의 생김새라든지 풍기는 느낌이 말 그대로 조폭이었기에... 집에 어르신들도 없다고 살짝 기죽은 듯이 거절했습니다.<br><br><br><br><br><br><br>그런데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바로 그다음부터입니다.<br><br><br><br><br><br>멍하니 저를 응시하더니 대뜸 그냥 공짜로 줄 테니까 저기 가서 가져가라는 겁니다.<br><br><br><br><br>그리고 그 남자가 가리키는 손가락으로 시선을 따라가보니 언제 세워놨는지 제 차 옆에 트럭한 대가 거꾸로 서있었습니다. <br><br><br><br>트럭 화물칸에는 냉동 탑차를 어설프게 흉내 낸 것처럼 작은 컨테이너를 올려놨는데 입구는 살짝 벌어져 있었습니다.<br><br><br>순간, 불현 듯 지금 이 상황과 비슷한 인신매매 수법에 대해서 들었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br><br><br>빈 컨테이너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br>그대로 밀어 넣고 쇠 문을 닫아버려 납치하는...<br><br><br>저는 등골에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식은땀과 소름, 그리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애써 감추며 최대한 기분 상하지 않게 거절하고 서둘러 차로 향했습니다.<br><br><br><br>그 남성들을 뒤로하고 살살 뛰어가는데 어렴풋이 들리는 나를 향한 욕설...<br><br><br><br>그리고 차를 타기 직전에 벌어진 컨테이너 문틈 사이를 슬쩍 보았는데, 어두컴컴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군요... 그런데 본능적으로 안에는 건강식품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br><br><br>저는 운전석에 안착하자마자 정신없이 휴게소를 빠져나왔고, 그제야 턱 끝에 맺혀있는 식은땀을 닦아 내렸습니다.<br><br><br>심장이 미칠 듯이 두근대었고 손이 바들바들 떨렸습니다. 하필 고속도로에 어떻게 차 한 대가 보이지를 않는지... 저는 더욱 불안한 듯 룸미러를 통해 혹시 누가 날 따라오는지 계속해서 눈알을 바삐 굴려댔습니다.<br><br>그런데,<br><br><br><br>또다시 불현 듯 떠오르는 무엇. 저는 휴게소에서 시동도 끄지 않고 바로 화장실로 뛰어갔었죠. 물론 차 문도 잠그지 않았습니다. <br><br>그런데 화장실을 나오니 내 차 옆에 트럭을 세워놨고...<br><br>아무도 없는 휴게소에서,<br>그 건장한 남성 둘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나를 무력으로 제압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br><br><br><br>혹시. 뒷자리에 누가 웅크린 상태로 타고 있지는 않을까?<br><br><br><br>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까 마른침을 꼴깍 삼키다가 사레들려 기침이 나더군요.<br><br>도저히 고개를 돌려 확인은 못하겠고, 무엇인가 찾는 척 자연스레 오른손을 뒷좌석으로 넘겨 더듬거리기 시작했습니다. <br><br><br><br>만약 그때 손바닥에 낯선 사람의 온기라도 느껴졌다면, 그대로 저는 실신했을 겁니다.<br><br><br><br>다행히 저는 한겨울에도 히터 바람을 쐬지 않기에 차 안은 항상 차가운 공기로 가득했고, 제 손에도 역시나 그저 싸늘한 기운만이 감돌 뿐...<br><br>아주 싸늘한...<br><br><br>그런데, 그때 다시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br><br>속도를 내려고 액셀을 밟는데 오히려 속도는 점점 떨어지는 것이었죠...<br><br><br><br><br><br><br>아.............. 기름..............<br><br><br><br><br><br><br>황급히 내비게이션을 보는데 다음 휴게소는 너무나도 먼 거리...<br><br><br>정말 속된 말로 그때는 멘탈이 붕괴되더군요...<br><br><br>그래서 비상등을 켠 채 고속도로의 갓길에 차를 세워놓고, 기름을 어떻게 하면 조달할 수 있을지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고 있었습니다.<br><br>그때 왼쪽 사이드 미러로 차 한 대가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제 옆을 빠르게 지나치는 듯이 하더니 급정거를 하더군요.<br><br><br>아. 설마.<br><br><br>네.<br><br><br>그 트럭이었습니다.<br><br><br>저는 순간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지만 <br> 방금 전 휴게소의 그 트럭이라고 확신하고 나서 1초도 되지 않는 그 찰나의 순간. <br><br>전조등과 비상등을 재빨리 끄고 시동도 껐습니다. 가로등 하나 없는 구간이라 그 덕분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 연출되었어요.<br><br>그리고 그 트럭은 갓길에서 비상들을 켠 채 제가 있는 쪽으로 서서히 후진하기 시작했습니다.<br>숨이 막히는 듯 했습니다.<br><br><br><br> ...<br><br>별달리 떠오르는 방안이 없었어요. 도망쳐야한다.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br><br>그저 살고 싶었습니다.<br><br><br><br>그 와중에 다행스럽게도 그 트럭이 저를 보고 바로 급정거를 했다지만, 속도를 엄청 냈던지 저와의 거리가 꽤 된다는 걸 직시한 후 저는 밖으로 나와 버튼을 눌러 자동차 문을 잠그고 가드레일을 뛰어넘어 곧장 풀밭으로 몸을 숨겼습니다.<br><br><br><br><br>그리고 ‘이쯤 되면 저기서 내가 절대 보이지 않겠다.’라고 생각되는 곳까지 벗어난 후<br><br> 앞으로 그들이 어떻게 할지 두려움 반 호기심 반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습니다.....<br><br><br><br>트럭이 곧이어 제 차의 코앞까지 다가왔고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남성이 동시에 내리더군요.<br>운전석에서 내린 사람은 아까 두 남자 중 한명이었는데, 조수석에서 내리는 사람은 또 처음 보는 사람이더군요.<br><br>여기서 또 한번 소름 끼쳤습니다...<br><br><br><br>그리고 이내 그 둘은 주위를 살살 둘러보더니 제 차를 에워쌌습니다.<br><br>이후 차 문을 두들기면서 뭐라 말을 하는 것 같은데 그것까지는 잘 들리지 않더군요...<br><br><br><br>정말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br>그 순간적인 판단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없을 수도 있겠죠...<br><br><br><br>제 차는 선팅이 과한 편이었는데 아마 그런 어둠 속에서는 더욱 더 자동차 내부가 잘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br><br>그저 제가 겁을 먹고 있어도 없는 척했을 것이라 생각했는지 차를 강하게 흔들기 시작했습니다.<br><br>그래도 반응이 없으니까 한 남자가 뒷좌석 쪽으로 이동해 양손과 얼굴을 창문에 바짝 붙여 안을 샅샅이 확인하는 듯 보이더군요.<br><br><br><br><br><br>그런데 놀라운 것은, <br>바로 그때였습니다.<br><br><br><br><br><br>열심히 눈을 굴리던 그 남자가 갑자기 뒤로 회까닥 넘어지더니 기겁을 하며 자신들의 트럭으로 미친 듯이 내달리는 겁니다. <br><br>같이 있던 다른 남자도 덩달아 ...<br></p> <p><br></p> <p>곧바로 굉음을 내며 트럭은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고, 텅 빈 고속도로에는 다시 정적만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br><br>저는 멍하니 그 광경을 보고 있다가 확실히 그들이 떠났다고 생각이 들자마자 조심조심 제 차로 다가갔습니다.<br><br><br>그리고 운전석에 재빠르게 몸을 싣고 도대체 그들이 무엇을 보았기에 그렇게 기겁을 하고 도망쳤는지 뒷좌석으로 고개를 천천히 돌려보았습니다.<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그리고 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그들이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br>제가 잠시 깜빡하고 있었거든요.<br><br><br><br><br><br><br><br><br><br><br><br>뒷좌석에는 피와 먼지로 범벅이 된 여자친구의 싸늘한 시체가 누워있었다는 것을.<br><br><br><br><br><br><br><br><br><br><br>심심한 웃음이 튀어나왔고,<br><br><br>차마 감지 못한 그녀의 동공은<br> 저를 원망하듯 응시하고 있었습니다.<br><br><br></p>
    출처 http://huv.kr/fear7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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