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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9119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4
    조회수 : 590
    IP : 1.240.***.33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8/08/18 01:08:15
    http://todayhumor.com/?panic_99119 모바일
    [장편, 스압] Rewinder 15
     리와인더 15화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추천과 관심 댓글은 언제나 힘이 됩니다!)


    15.



    “뭐긴 몰라서 물어?”


    갑자기 지혜가 나에게 따지길 시작했다. 제법 큰소리에 애들이 내 쪽을 돌아보는 게 보였다. 나는 한숨을 살짝 내쉬고는 교실에서 나가 문을 닫았다.

    “갑자기 그렇게 물어도 전후 사정이 있어야 내가 알아듣지 않겠냐. 일단 애들이 보니까 자리 좀 옮겨.”


    나는 그렇게 말하며 걸음을 옮겼다. 지혜는 뭐라도 말하려는 듯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내 뒤를 따라왔다. 그리고 중앙 계단 쪽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나에게 따져들기 시작했다.


    “어제 뭐 한 거야?”


    “뭐?”


    어제? 어제는 바람맞는 거밖엔... 입맛이 쓰렸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제대로 할 틈도 없이 지혜는 이어 몰아붙였다.


    “뭐라니. 진짜 몰라서 물어? 어제 말야. 어제 어떻게 한 거야?”


    “그러니까 뭘?”


    하... 아무런 상황 설명 없이 다짜고짜 저러면 어떻게 알아듣냐고.


    “하연이가 오늘 학교에 안 왔어.”


    “어?”


    어?

    “내가 전화해도 안 받아. 어제는 그러려니 했는데. 뭐야? 어제 둘이 데이트하는 거 아니었어? 무슨 일이 있었길래 하연이가 학교도 안 나오고 연락도 안 받아?”


    하연이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고? 그 성실한 하연이가? 게다가 나뿐만 아니라 지혜의 연락도 안 받다니 무슨 일이지? 무슨 일이 있는 거지?


    “야! 내 말 듣고 있어?”

    “잠깐만. 잠깐. 아주 잠깐만...”


    나는 현기증이 드는 것 같았다. 멀쩡히 서 있던 몸이 다리에 힘이 빠져 휘청거리는 탓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계단 난간을 짚고서야 제대로 다시 설 수 있었다.


    “야. 넌 또 왜 그래?”


    “그러니까 하연이랑 연락도 안 되고 학교에도 안 왔다고? 그 성실한 하연이가?”


    “그래. 니가 일요일에 뭔 짓을 했길래 하연이가 그래?”


    머리가 지끈거린다. 식은땀이 흘러 온몸을 적신다. 불안감이 손끝부터 내 몸을 휘감아 옥죄기 시작했다.


    나는 애써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아무것도 안 했어.”


    그러나 그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안 했다고? 근데 왜...”


    지혜는 다시 나를 추궁하려 했다. 그러나 나의 분위기를 읽었는지 말끝을 흐린다. 나는 그 끝을 자르며 말했다.


    “나도 어제 하연이 못 만났어. 어제부터 연락이 안 됐다고.”


    “무슨 소리야?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너 만나러간다고 좋아라 이야기했는데?”


    차인 건 아닐지도 모르겠네. 하하... 그러나 이제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하연이는 약속장소에 오지 않았어. 아니 오지 못한 걸지도 몰라.”


    나는 조심스럽게 내 추측을 내뱉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만약 이 일이. 하연이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이 일이 내 리와인더와 연관되어있다면,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했다.


    무슨 일이지? 왜 학교에 안 왔지? 어제의 약속은? 지혜의 말대로라면 하연이는 올 생각이었다. 그러나 오지 않았다. 그리고 연락이 되지 않는다.


    리와인더는 내 계획과 2분이 틀어졌다. 단순한 오차범위라 생각했지만 아닐 가능성이 높았다. 나를 믿었다. 놓쳤다면 한 시간을 더 기다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그 이유를 단순히 실연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라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 또한 아니다.


    그리고 예상외의 단축 수업. 수업이 끝나고 시간을 되돌리기까지의 시간. 그 시간 동안 나는 무엇을 했는가.


    어느 쪽으로 생각하더라도 불안했다.


    하연이를 찾아야 했다. 찾아야 한다.


    우웅. 우웅.


    더이상 놀랄 기력도 없었다. 어차피 리와인더는 아닐 것이다. 바지 품에서 계속 울리는 진동에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엄마로부터의 전화였다.


    “잠깐만...”


    -여보세요? 아들?


    나는 짧게 심호흡을 해 몸을 진정시키고는 대답했다.


    “...어. 엄마.”


    -물어볼 게 있어서 전화했는데, 하연이 어딨는지 아니?


    “어?”


    엄마가 왜 갑자기 하연이에 관해 물어보는 거지? 뭔가 알고 있는 게 있나?


    -하연이가 어제 나간 뒤로 집에 안 들어왔댄다. 하연이네 아줌마가 엄청 걱정하면서 여기저기 연락 돌리는 것 같더라. 너도 모르니?


    “...응. 학교도 안 오고 연락도 안 되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하연이가 없었다. 우리만 모르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하연이의 행방을 모르고 있었다. 그것도 어제 외출부터.


    -그래? ...알았다. 혹시나 알게 되면 연락해. 하연이네 아줌마가 걱정 많이 하고 있더라.


    “알았어. 찾으면 꼭 연락할게.”


    -그래.


    “끊어.”


    -응. 몸조리 잘하고.


    “응.”


    하연이를 찾아야 했다. 찾아야 한다. 혹시나 하연이가 학교에 올 수도 있을까.


    “뭐...야?”


    지혜는 내 통화내용을 들었는지, 당황스러워했다. 하긴 못 들었을 리가 없지. 그렇게 통화 소리가 컸는데.


    “하연이가 가출? 아니,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 실종인가?”


    “실종?”


    이전 리와인드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그때는 리와인드라는 증거가 없었다. 하연이의 행방이 불분명하고, 지혜에게 이야기를 듣고, 엄마한테 전화 온 것까지가 같은 흐름일까? 따로 변한 것이 있을까? 그렇다면 지금 내가 뭘 할 수 있지? 일단 학교에서 가만히 있는 것은 답이 아니었다.


    “이지혜.”


    “어? 어.”


    난 지혜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믿을 사람이 별로 친하지도 않은 이 녀석밖에 없었다. 한지석은 껄끄러웠다.


    “난 하연이를 찾아볼게.”


    “...어떻게 하게?”


    “넌 혹시나 하연이가 학교에 오면 알려줘. 어떻게든 찾아봐야지.”


    “야! 어떻게든 이라니?”


    나는 지혜를 내버려 두고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어디? 어디로 가야 하나?


    우선 달린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달려 정문으로 뛰어나갔다. 누군가 뒤에서 소리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게 더 중요하다.


    학교 앞으로 나가 자전거를 풀어내고 어디로 갈지 생각했다. 하연이가 갈만한 곳 그곳부터 찾자. 마지막으로 하연이가 간 곳이 어디지? 아침에 어딘가 들린다고 했는데.


    나는 잠시 멈춰 지혜에게 카톡을 보냈다.


    ‘어제 아침에 하연이가 어디 갔는지 알아? 마지막으로 연락한 건 언제야?’


    ‘마지막으로 연락한 게 하연이가 나갈 때. 아마 10시쯤? 역 주변 거리로 간다고 들었는데...’


    10시에 밖으로 나갔다고? 역 주변이라.


    나는 역을 향해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약속 장소였던 지하철역에 도착하고 주위를 둘러본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출근 시간도 넘었고 아직은 방학 이전이라 사람이 많지 않은 거리였다.


    지하철 출구 안쪽을 둘러봐도 근처 가게를 둘러봐도 골목을 구석구석 쏘다녀도 하연이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그 사이 온몸은 땀에 절어갔다. 단순히 뒤지기만 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지도 몰랐다. 주변에 수소문 해보는 게 좋으려나.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연락이 온 흔적은 없었다. 아무래도 방학 직전에 단축 수업이기까지 하니 선생들이 애들 관리를 안하는 거겠지. 애들도 거진 TV로 영화를 다운받아 틀거나 하고 있어서 제자리에 앉은 놈도 별로 없을 것이다. 빠져나와도 모르는게 이상하진 않았다.


    그것보다 지혜한테도 연락이 없는 것은 아직 하연이는 학교에 도착하지 않았음을 의미했다.


    나는 스마트폰에서 하연이의 사진을 찾았다. 이 사진으로 주변 상인들한테 물어봐서 하연이의 행방을 추측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출처 1~2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67
    3~4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68
    5~6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72
    7~8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76
    9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79
    10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91
    11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94
    12화 http://todayhumor.com/?panic_99099
    13화 http://todayhumor.com/?panic_99104
    14화 http://todayhumor.com/?panic_9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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