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사격장의 불청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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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97633

작성자 : 크리스마스★

추천 : 3

IP : 124.5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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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 2018/01/07 14: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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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사격장의 불청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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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2 </div> <div> </div> <div>물을 다 퍼고 내려오니 사격장 아래 후임이 있었다. 무서워서 올라오지는 못해도, 착실하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div> <div>새삼 소리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여섯시 반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사격장 관리관은 벌써 퇴근한 뒤였다. </div> <div>“PX나 가자.”</div> <div>머뭇거리던 후임은 내 뒤를 따라 쭈뼛거리며 걸어왔다. </div> <div>“아무거나 먹고 싶은 거 사. 내가 사줄 테니까.”</div> <div>“…감사합니다.”</div> <div>오후의 일이 마음에 걸렸는지 아직 조심스러운 태도였다. 나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한 끝에 말을 꺼냈다. </div> <div>“야, 너 오늘 오후에 이야기 했던 거….”</div> <div>“서 병장님도 보셨습니까?”</div> <div>후임은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이미 알고 있다는 태도였다. </div> <div>“아…, 어. 근데 너 그러면 왜 여태까지 이야기 안 했냐?”</div> <div>“그게…, 확실한 게 아니라서.”</div> <div>“아니 확실하든 아니든 어떤 일이 있으면 보고를 해 줘야 알 것 아냐. 그래야 오늘처럼 소리 지를 일도 없지.” </div> <div>“죄송합니다.”</div> <div>“아니다. 내가 더 신경 썼어야 하는 건데.”</div> <div>문득 그 귀신이 후임에게만 보이고 나에게는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아니, 애초에 군번으로 따지자면 내 선임들도 봤어야 정상이었다. </div> <div>“혹시 키 커다랗고….”</div> <div>“네, 특급전사 하고 싶다는 유령이었습니다.”</div> <div>오후에 봤던 그 녀석이었다. </div> <div>“어떻게…, 하시기로 하셨습니까?”</div> <div>“너는 뭐 어떻게 하기로 했는데?”</div> <div>“저는 무서워서 이야기를 듣다가 그냥 내려왔습니다. 근데 항상 갈 때마다 나타나서….”</div> <div>“소원 안 풀어주면 평생 저기서 저럴 것 같은 기세던데.”</div> <div>“죄송합니다….” </div> <div>“아니, 니가 죄송할 건 없고….”</div> <div>“그러면 혹시 어떻게 해 주기로 하셨습니까?”</div> <div>“글쎄. 어떻게 해야 할까?”</div> <div>나는 들고 있던 햄버거를 한 입 베물었다. </div> <div></div> <div>후임을 먼저 보내고 지휘통제실 옆 작전과에 들렀다. 작전과에는 작전병이 아직 못다 한 서류 정리를 하고 있었다. 나는 간부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작전병에게 다가갔다. </div> <div>“바쁘냐?”</div> <div>나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작전병은 당황한 것 같은 눈치였다. </div> <div>“아, 아닙니다. 바쁘진 않은데 여기는 무슨 일이십니까?”</div> <div>“아니…, 그냥. 내일 사격 어떻게 되어 있는지 좀 보려고.”</div> <div>여태까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질문이었기에, 작전병은 의아하다는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았다. </div> <div>“원래 우리도 이런 거 좀 확인하고 해야 사격장 준비할 수 있는 거야. 뭘 그런 눈초리로 보냐.”</div> <div>내 핀잔에 작전병은 다음날 사격 편성 된 것을 보여줬다. </div> <div>“96명이네? 어차피 탄은 좀 넉넉하게 가져 갈거고.”</div> <div>“네. 내일은 근데 측정사격이라 정확하게 가져 갈 겁니다.”</div> <div>“그래?”</div> <div>“그러면 탄 40발만 추가해 줘라.” </div> <div>나의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작전병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냐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표정으로 보아, 자살, 무장탈영, 총기난사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div> <div>“아니, 인마. 탄 빼돌리겠다는 게 아니라 내일 우리도 사격 할 수 있으니까 그러는 거야.”</div> <div>평소 사격이랑은 담을 쌓고 사는 주제에, 거짓말이 술술 나왔다. </div> <div>“나도 부대 뜨기 전에 특급전사 한 번 해 봐야 될 거 아니냐.”</div> <div>“아…, 예.” </div> <div>나의 터무니없는 거짓말은 작전병에게 어느 정도 먹혀든 것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내키지 않는 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div> <div>“근데 이거 탄발수 변경 하려면 작전장교님 허락 맡아야….”</div> <div>“어차피 1,920발을 올리든, 1,960발을 올리든 신경 안 쓸 거 아냐. 없어지면 문제가 되는 거지, 좀 더 가져간다고 문제가 되는 건 아니잖아?” </div> <div>나는 그렇게 말하며 지갑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작전병에게 건네주었다. 최후의 수단이었다. </div> <div>“뭡니까 이게?”</div> <div>“3일짜리 휴가증. 뒤에 이름 안 적혀 있는 거야.”</div> <div>작전병의 얼굴이 갑자기 환하게 바뀌는 것이 보였다. </div> <div>“이거 제가 써도 되는 겁니까?”</div> <div>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div> <div>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div> <div> <div></div></div> <div>작전과에서 돌아온 뒤 샤워를 하고 생활관에 돌아왔다. 그리고 먼저 생활관에 돌아온 후임과 함께 내일 작전에 대해 이야기 했다. </div> <div>“내일 총 96명이 사격이야. 탄은 40발 추가해 놨고.” </div> <div>“8명씩 사격하면 12조 사격 아닙니까? 저희 두 명만 따로 빠져서 사격 합니까?” </div> <div>내 이야기에 후임은 조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말 그대로 조 편성이 이미 끝난 상태라 우리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 </div> <div>“내일 오후에 사격장 올라가면 8사로가 고장 났다고 할 거야.”</div> <div>후임은 이제 이해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div> <div>“그러면 7명씩 사격해야 하니까, 마지막 조는 5명이 사격하게 될 것 같습니다.”</div> <div>“거기에 우리 두 명이 끼어서 쏘는 거지. 니가 나 지원사격 좀 해주고.”</div> <div>“되겠습니까? 조금 불안하긴 한데….”</div> <div>사격 실력이 불안하다는 건지, 일이 꼬일까봐 불안하다는 건지 후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div> <div>“일단 해 봐야지. 하루라도 빨리 그 녀석 돌려보내고 싶으면….”</div> <div>내 말뜻을 이해한 후임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div> <div> <div></div></div> <div>저녁에 근무는 없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간부들 몰래 일을 벌여 놓은 것이 찝찝하기도 했고, 귀신을 보았다는 것 때문이기도 했다. </div> <div>그래도 생각하던 것만큼 무서운 귀신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겨울 새벽 초소 근무 서는데 귀신이 나타날 것을 상상을 하니 나도 모르게 소름이 끼쳤다. </div> <div>내일 할 일도 많은데 잠이나 자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눈을 감았는데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div> <div>온도계를 체크하고 생활관 중앙에 물을 뿌리는 것을 보니 불침번인 것 같았다. 근데 우리 부대에 저렇게 큰 사람이 있었나….</div> <div>눈을 감으니 이번에는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귀찮음 때문에 잠시 고민을 하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임 녀석을 바라보니 근심걱정 없이 잘 자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다 자기 때문인데, 속편하게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울화가 치밀었다. </div> <div>“에휴.”</div> <div>전생에 죄를 많이 지은게 분명하다고 고개를 흔들면서 생활관 밖으로 나왔다. 복도에 있는 불침번이 주전자를 들고 생활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까 생활관에서 봤던 불침번이랑은 다르게 키가 매우 작았다. </div> <div>“이상하다….” </div> <div>나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 앞에는 다른 불침번이 한 명, 아니 두 명 있었다. </div> <div>“아, 씨. 깜짝이야 너 거기서 뭐 하는 거야?”</div> <div>화장실에 들어가려던 나는 불침번을 보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div> <div>낮에 사격장에서 봤던 귀신이 불침번 완장을 차고 아무렇지 않은 듯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div> <div>“죄…, 죄송합니다.”</div> <div>뒤에 서 있던 다른 불침번이 죄송하다고 말했다. 우리부대 병사였다. 자세히 보니 근무 중 책을 읽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내 머릿속은 오로지 낮에 봤던 사격장 귀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div> <div>“헤헤,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근무도 한 번 서보고 싶어서요….”</div> <div>“하, 참나.”</div> <div>실없는 그 목소리에 나는 맥이 빠졌다. 아니, 세상 천지에 부대에서 죽고 나서 근무까지 서 주는 귀신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div> <div>아니, 그리고 귀신은 기본적으로 완장도 잘못 차고 있었다. </div> <div>“야, 그리고 완장 오른쪽이야. 너 고문관이었지?”</div> <div>“네? 저 오른쪽에 차고 있는데….”</div> <div>내 말에 귀신 뒤에 서 있던 다른 불침번이 오른쪽에 차고 있는 완장을 만지면서 말했다. 그리고 귀신은 그 앞에서 허둥거리며 완장을 바꿔 끼우고 있었다. 너무나도 어이없는 상황에 나는 그만 실소가 나왔다. 그러다 문득 다른 사람 눈에는 이 귀신이 안 보이는지 궁금했다. </div> <div>“아, 맞다. 너 뭐 이상한 거 안 보이냐?”</div> <div>방금 전까지 내 눈치를 보던 불침번은 별다른 특이 사항이 없다는 듯 내게 이야기 했다. </div> <div>더 이상 이야기 했다가는 괜히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았다. </div> <div>“아니다, 근무 잘 서라.” </div> <div>나는 화장실에 갔다 다시 생활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사격장 귀신이 너무나도 성실하게 생활관을 돌아다니는 바람에 그 뒤로 몇 번이나 잠에서 깼다. </div> <div>“젠장….”</div> <div>입에서 욕이 저절로 나왔다.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군대 있을 때 이것저것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잘 기억이 안나네요 ㅠ_-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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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8/01/07 15:42:53 211.201.***.85 글라라J 704744
[2] 2018/01/08 00:09:52 223.62.***.254 밥은먹었냐 243525
[3] 2018/01/08 18:08:19 58.126.***.189 맥심믹스 386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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