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내려앉은 분위기 마음에 들었다. <div><br></div> <div>그래서 본가에서 급하게 짐을 꾸려 차분하게 나만의 집으로 옮겨왔다.</div> <div><br></div> <div>7평짜리 나만의 집은 문을 열면 현관 왼쪽에는 화장실이 있고 오른쪽에는 부엌이 있다.</div> <div><br></div> <div>나머지는 그냥 방이다 아니 사실 부엌은 없고 작은 싱크대와 찬장이 현관 오른쪽에 있다.</div> <div><br></div> <div>급하게 싸온 짐을 차분하게 집 가장 깊은곳에 내려놓고 풀어낸다.</div> <div><br></div> <div>제일 먼저 저저번주에 질러버린 헤드폰을 꺼내 음악을 듣는다.</div> <div><br></div> <div>집 밖으로 나가 옥상 난간에 몸을 걸치고 달동네를 바라보며 음악을 듣는다.</div> <div><br></div> <div>"시발롬이..."</div> <div><br></div> <div>내 귀로는 안 들리는 내 목소리가 나오고 숨을 깊게 들이쉰다.</div> <div><br></div> <div>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물고 라이터를 호쾌하게 댕겨본다.</div> <div><br></div> <div>하지만 한번에 불은 붙지 않았고 점점 작게 라이터에 불을 댕긴다.</div> <div><br></div> <div>첫 한 모금의 담배는 정말 맛있다.는 생각</div> <div><br></div> <div>세상과는 상관없는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생각</div> <div><br></div> <div>담배를 깊고 느리게 빨며 낮고 어둡게 뱉어낸다.</div> <div><br></div> <div>달동네는 조용히 날 바라보기만 해서 좋다.는 생각 추가</div> <div><br></div> <div>가만히 보고있으니 달동네 그 많은 집 중 하나의 불이 꺼진다.</div> <div><br></div> <div>그래 일찍 자야 내일 일찍 일어나서 일하지 담배를 옥상 밖으로 튕긴다.</div> <div><br></div> <div>뒤돌아서 가사도 모르는 락앤롤이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으로 들어간다.</div> <div><br></div> <div>집에 바뀌고 변한건 별로 없다. 과장이 자꾸 밥 한번 사라며 일주일째 점심을 나에게서 얻어먹는다.</div> <div><br></div> <div>처음엔 편의점 도시락을 하나 더 사서 줬는데 그는 나에게 욕을 했다.</div> <div><br></div> <div>그 다음날 회사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일식집에서 점심을 먹었다.</div> <div><br></div> <div>또 그 다음날은 회사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카페에서 점심을 먹었다.</div> <div><br></div> <div>어제는 회사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중국집에 배달시켜 점심을 먹었다.</div> <div><br></div> <div>오늘은 과장이 마지막이라며 무슨 레스토랑 같은데 날 끌고갔다.</div> <div><br></div> <div>시끄럽고 신경질적인 일이 끝나고 나의 집으로 간다.</div> <div><br></div> <div>가방에서 헤드폰을 꺼내 쓰고 가방은 집으로 던저버린다.</div> <div><br></div> <div>처음 집에 왔을 때 처럼 옥상 난간에 기대 음악을 듣고 담배를 태운다.</div> <div><br></div> <div>달동네는 정말 조용하니 날 바라보기만한다.</div> <div><br></div> <div>처음 왔을때보다 많은 집들의 불이 꺼진다.</div> <div><br></div> <div>내일은 단체로 일이 들어왔나보다.라는 생각</div> <div><br></div> <div>담배를 옥상에서 아무렇게나 튕기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이 바이올린곡은 끝나지 않는다.</div> <div><br></div> <div>다시 옥상에 몸을 걸치고 담배에 불을 붙이려 라이터를 댕긴다.</div> <div><br></div> <div>아까보다 더 많은 집들의 불이 꺼진것같다.라는 생각</div> <div><br></div> <div>담배의 첫 한모금을 다 뱉기도전데 바이올린의 아찔한 소리는 사라져간다.</div> <div><br></div> <div>이름도 모르는 여가수가 흥겹게 헤드폰에서 날 위해 노래를 불러준다.</div> <div><br></div> <div>담배가 맛이 없어 세 모금째 옥상에 아무렇게나 튕겨놓고 뒤돌아선다.</div> <div><br></div> <div>갑자기 나른해져 기지개를 펴니 헤드폰이 살짝 미끌린다.</div> <div><br></div> <div>"...피었습니다..."</div> <div><br></div> <div>열린 헤드폰 너머로 희미한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린다.</div> <div><br></div> <div>방금보다 확연하게 많은집들이 아니 달동네가 불이 꺼져있다.</div> <div><br></div> <div>헤드폰을 고쳐쓰고 집에 들어간다.</div> <div><br></div> <div>문고리에 손을 올리자 누군가 내 어깨를 짚는다.</div> <div><br></div> <div>깜짝 놀라 헤드폰을 벗고 뒤를 돌아본다.</div> <div><br></div> <div>"이제 니가 술래야"</div> <div><br></div> <div>왜 집값이 이렇게 싼지 알것같다.는 생각</div> <div><br></div> <div>세상이 꺼진듯한 이 흑색공간은 뭔가.라는 생각</div> <div><br></div> <div>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이 씨발새끼가 웃고있다.라는 생ㄱ</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