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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4608
    작성자 : 5555
    추천 : 10
    조회수 : 2296
    IP : 110.46.***.109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7/08/06 16:24:33
    http://todayhumor.com/?panic_94608 모바일
    이사한 집이 이상하다
    이사를 했다. 지난달 말에 신축 투룸에 입주했다. 

    위치도 좋지 않고 10평 남짓하지만 5평 정도였던 앞의 원룸보단 지내기에 낫다.

    이제 일주일, 방이 커지면서 필요해진 행거나 선반도 사고 해서 그럭저럭 짐도 풀었다. 

    어느 정도 정리를 하고 보니 환경이라고 해야 하나, 주변에 눈이 가기 시작했다. 

    주변이라고 해봐야 집안을 말하는 거다. 

    특별할 것 없는 공간이지만 눈에 익을수록 돋보이는 것이 있는 법이다. 

    이 현상을 설명하기 앞서 이해를 돕기 위해 방 구조에 대해 얘기해야겠다.

    베란다는 남동쪽이다. 남쪽과 동쪽에 각각 높은 건물이 있어서 시야가 가리고 햇볕을 막긴 하지만

    지금은 여름이라 일조량이 적진 않다. 베란다에서 나오면 침실이 있다. 침실은 중문으로 주방 겸 거실과 

    나눠져 있다. 거실의 옆에 화장실이 있고 화장실 문 옆이 현관이다. 현관은 북쪽이다. 

    밤이 되면 꽤 어두워진다. 냉방기구라고는 선풍기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조명은 잘 켜지 않는다.

    대부분 책상 위의 스탠드 하나만 켜둘 때가 많다. 그래도 신도시지역이라 그런지 어둠이 눈에 익지 않아도 물건의

    윤곽은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밝기는 유지한다. 이상한 점을 발견한 것은 이런 어중간한 밝기 탓일까.

    침실에서 화장실이나 주방으로 가기 위해 현관 쪽을 볼 때 어둠이 있다. 

    조명을 켜지 않으니 어두운 건 당연한데 이 어둠은 어딘가 이상하다. 

    어둠이 덩어리진 채 공간을 메우고 있어 마치 블랙홀처럼 새까만데 그 건너 현관문과 손잡이의 윤곽은 보이는 것이다. 

    피곤해서인가 눈이 착시현상을 일으킨 것인가 눈을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며칠에 걸쳐서 거듭 그런 모습을 보았다. 그 어둠이 포탈인냥 그 속에서 무언가 기어나올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

    내가 본 것이, 저 자리에 위치한 것이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해보니 저것이 귀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귀문을 검색해보니 동북쪽의 구석진 곳이라고 한다. 새까만 어둠은 화장실 문과 현관 사이의 30cm 정도의 폭인 공간에 위치했다. 

    동북쪽의 구석진 곳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사한 날부터 이상하게 피곤했다. 

    낮잠을 잘 자지 않는데 낮잠을 잘 뿐만 아니라 밤에도 자정을 넘어서 자던 전과 달리 열시가 가까우면 기분 나쁜 피곤함에 아무렇게나 

    바닥에서 자기 일쑤였다. 

    뿐만 아니라 꿈이 문제였는데 화장실과 현관 사이의 그 어둠에서 적대적인 시선을 느끼거나 무언가가 다가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꿈이라 치부했는데 귀문이 아닐까 생각이 드니 예사롭지 않았다.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이사온 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좀 더 지켜보는 수밖에 없겠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기분 탓일까, 뒤통수가 따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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