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안녕하세요 </div> <div>맨날 눈팅만 하다가 공게에는 처음 글 써봅니다.</div> <div> </div> <div>벌써 십몇년전 이야기네요..제가 고교시절 여름쯤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div> <div> </div> <div>요즘은 없어졌겠지만 그때 당시만해도 학교마다 야간자율학습 이란게 있어서 정규 수업끝나고도 <br>10시,11시까지 막 애들 붙들어놓고 보충수업이며 자습을 시켰었죠.</div> <div> </div> <div>날씨는 덥지..선풍기는 고장났지..또 장마철에 가만히만 있어도 막 꿉꿉한데 <br>머리에도 안들어오는 책붙들고 씨름하고 집에 가면 11시,12시... </div> <div> </div> <div>바로 씻고 자고 다음날 일곱시에 학교 가고 또 늦은밤까지 야자 하고 파김치가 되서 들어오고.. <br>이랬었던 기억들..지금의 아재들이라면 다 공감하실껍니다. 맞습니다...작성자 아재입니다.</div> <div> </div> <div>그때 당시전 미대입시를 위해 학교 정규수업만 받고 6시땡하면 학원으로 가서 또 그림을 그렸습니다. </div> <div><br>예체능 계열 학생들이라면 알겠지만..정규수업받고 보충수업 안받는다고 좋은게 아닙니다.</div> <div><br>남들보다 두배로 더 하지 않으면 공부도 그림도 뒤따라 갈수가 없거든요.</div> <div> </div> <div>그런데 하루는 담임선생님이 나보고 남들 다 야자하는데 너만 빠져서 놀러 가니까 좋냐~는식으로 <br> 대뜸 그러시길래..황당하기도 하도 억울하기도 하고.. </div> <div> </div> <div>그때 왜 내가 " 내가 야자 안하는게 보기 싫으시면은 야자 하면 될꺼 아니에요!" 라고 대뜸 말했는지<br>모르겠습니다. 물론 반항하는 거냐고 몇대맞긴했지만 난 분해서 며칠동안 학원 안가고 다른애들처럼 야자를 했습니다. </div> <div> </div> <div>그렇게 며칠정도 지나고 나서 그날도 여느때랑 마찬가지로 야자를 마치고 나니 11시쯤 되었던걸로 기억합니다. </div> <div> </div> <div> 집이 같은방향끼리 인 친구 두명하고 같이 집을 가는데 왜인지 그날따라 거리가 무척이나 <br> 한산 하게 느껴졌었죠...왜..그럴때 있잖아요.아무도 없는거리에 나만 걷고있는듯한 느낌... </div> <div><br>물론 친구들하고 있어서 겁은 나지 않았습니다 .녀석들하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면서 걸어갔지요.</div> <div> </div> <div> 뭐 얘기라고 해도 그때당시 고딩남자애들 관심거리가 뭐 몇개없었습니다.. </div> <div><br>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되서 게임이야기를 하는것도 아니었고 그냥 남의 여자친구 이야기나 </div> <div>누가누가 담배피다 걸렸다더라..민증검사 안하는 술집을 발견했으니 언제 같이 가자..라든가 <br>뭐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그렇게 길을 가다가 횡단보도를 건널차례가 되었죠 ..</div> <div> </div> <div>그런데 횡단보도 건너편에 어떤 여자가 서있는게 보였습니다.. </div> <div> </div> <div>안그래도 한산하던 길이었는데 건너편에 어떤 여자가 서있는걸 보니 내심 안심되기도 하고 <br>또 그여자가 멀리서 봤을때 이뻐 보였었거든요.</div> <div> </div> <div>팔짱을 낀채로 꼿꼿히 서서 우리쪽을 보는건지 아니면 그냥 무심히 서있는건지... </div> <div>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대뜸 한다는말이 </div> <div> </div> <div>"저여자 이뻐보이지 않냐? 그런데 좀 뭐랄까..싸하다고할까..분위기가 완전 냉해~" </div> <div> </div> <div> "너도 그렇냐? 나도 그런생각 했는데~왠지 좀 기분나쁘다고 해야하나?.." </div> <div> </div> <div>그러고 보니 나도 그런생각을 했는데..</div> <div><br>야심한밤에 인적없는 거리를 걷다 갑자기 만난 한 사람에게서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묘한 이질감.. <br>같은공간에 있지만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꽤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div> <div> </div> <div>암튼 우린 우리끼리 쑥덕거리며 그래도 우린 셋이고 저쪽은 하난데 귀신이더래도 쫄것없다며 <br>시덥지 않은 농담을 지껄이며 히히덕 거리고 있었지요.</div> <div> </div> <div>그때까지도 그여자는 팔짱을 풀지않고 바로 서있는 상태에서 무심히 앞만 보고있었습니다.. </div> <div> </div> <div>이윽고 신호등이 빨간불에서 파란불로 바뀌고..</div> <div> </div> <div>우린 반대편으로 한걸음씩 옮기기 시작했습니다..그여자도 마찬가지로 길을 건너기 시작했지요.</div> <div> </div> <div>한걸음..한걸음...</div> <div> </div> <div>또각또각..또각또각... </div> <div> </div> <div>분명 똑바로 걷고 있는데도 팔짱을 풀지 않아서 일까..</div> <div>상체와 하체의 움직임이 약간 부자연스럽기도 하고..또 그여자가 가까워질수록 점점 드러나는 무심한 그표정.. </div> <div><br>어딘가 모르게 화가 난거 같기도 하고..슬픈것같기도 하고...유난히 길어 보이는 머리카락이 <br>바람에 흩날리는 모습까지도 왠지모르게 오싹해졌습니다. </div> <div> </div> <div>점점 우리와 그여자의 사이는 좁혀져갔고 우리셋은 갑자기 싸해진 기분에 숨죽이며 <br>아무말도 못하고 앞만 보고 걸어갔습니다.그때 당시엔 되도록 빨리 건너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div> <div> </div> <div>그렇지않으면 건너고 나서 뒤를 돌아봤을때 이여자가 칼들고 쫒아오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div> <div> </div> <div>그렇게 별별생각을 다하면서 길을 걷다가 중간쯤에 우리와 그여자가 서로 스쳐 지나갈때.. <br>우리셋은 누가먼저랄것도 없이 곁눈질로 그여자를 쳐다봤고.. </div> <div> </div> <div>그여자도 우릴 쳐다봤습니다.</div> <div> </div> <div>다만 우리와 그여자의 다른점이라 하면.... </div> <div> </div> <div>대체로 곁눈질로 옆에 있는것을 볼라하면 약간 이라도 고개를 돌리고 힐끔 보는것이 정상인데 </div> <div> </div> <div>그여잔, 여전히 팔짝을 낀 상태로 똑바로 머리는 정면을 향해 보면서 걷다가 .. </div> <div>눈만.. 귀까지 쭈우욱 찢어지는 것이었습니다. </div> <div> </div> <div>사람눈이...아무리 흘겨본다해도..귀있는데까지 눈동자가 가진 않잖아요? </div> <div><br>그리고 등뒤로 멀어져가는 발걸음소리... </div> <div>또각..또각...또각..또각...또각..또각...................... </div> <div><br>나랑 친구둘은 그자리에서 바로 얼음이 됬고.. </div> <div>한참뒤에 빵빵 거리는 자동차 경적소리에 놀라 급하게 길을 마져 건너갔습니다.</div> <div> </div> <div>그리곤 아무말도 없이..서로 집까지 갔어요 놀래서 소리치거나 <br>뛰어가지도 않았고,,,멍~하니 걸어서... </div> <div><br>그리고 집에 가서 어머니에게 더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는데.. </div> <div> </div> <div>내가 집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2시반 이었다는 겁니다. </div> <div>아무리 학교에서 집까지 천천히 걸어간다해도 15분이면 가는 거린데 말이죠..<br></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