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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0184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6
    조회수 : 1617
    IP : 178.62.***.24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08/21 21:30:10
    http://todayhumor.com/?panic_90184 모바일
    [오컬트학] 멍
    <div><b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멍</b></div> <div><br></div> <div>저는 고등학생 때 친구와 캠프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div> <div>친구 중 하나가 좋은 곳을 알고 있다는 겁니다.</div> <div>거기 가보니 강물은 예쁘고, 물고기가 가득 있는데다 바람도 잘 부는</div> <div>정말 절호의 장소였습니다.</div> <div><br></div> <div>처음으로 해보는 캠프인데 이렇게 좋은 곳에 올 수 있다니하고 감격해서</div> <div>기분이 좋아 어쩔줄 몰랐던 우리는</div> <div>마치 초등학생처럼 여기저기 탐험하자는 말이 나왔습니다.</div> <div><br></div> <div>한참 걷고 있는데 좋은 향이 나는 게 아니겠습니까.</div> <div>잘 보니 눈 앞에 핑크색 꽃밭이 한가득 펼쳐져 있었습니다.</div> <div>그 아름다움은 장엄하기까지 해서 한참을 넋놓고 바라봤습니다.</div> <div>"이거 꺾어가도 되려나?"</div> <div>"세 네 송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div> <div>지금 생각해보니 처음보는 꽃을 꺾는 건 해선 안 되는 행동이었지만</div> <div>우리는 꺾어보고 싶은 마음에 그런 상식을 저버렸습니다.</div> <div>아름다운 꽃을 보았고, 그걸 꺾었다는 만족감에 부풀어 올라 캠프가 더욱 즐거웠습니다.</div> <div>저녁을 먹은 후 램프에 불을 켜고 잡담을 나눴습니다.</div> <div>최근 보고 있는 방송 이야기, 재수없는 선생 이야기, 남자애들 이야기, 그리고 괴담..</div> <div>우리는 밤늦게까지 시끌벅적하게 놀았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말입니다.</div> <div>평소엔 시끄럽게 떠드는 걸 도맡아하다시피하던 M이 조용한 겁니다.</div> <div>"M, 너 무슨 일 있니? 괜찮아? 몸 안 좋으면 이만 자"</div> <div>"응, 괜찮아"</div> <div>그렇게 답은 했지만 새파랗게 질린 얼굴에, 몸을 웅크려서 떨고 있잖습니까.</div> <div>전혀 안 괜찮아보였거든요.</div> <div>"안 되겠어, 지금 집에 돌아갈래?"</div> <div>"아니야, 괜찮아"</div> <div>다들 걱정되어서 M 주변에 모였습니다. 그런데도 M은 괜찮다고만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시끄러워!!! 아프단 말이야!!"</div> <div>M이 아픈 것 같다고 말할 때, 갑자기 M이 우리를 쥐어 뜯었습니다.</div> <div>그때의 M의 표정은 사람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div> <div>그때 우리 귓가에서 누군가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div> <div>이런 때 장난을 치다니!</div> <div>"하지 마!"</div> <div>뒤돌아보니 어둠 뿐이었습니다.</div> <div>M은 흰자를 드러내며 쓰러졌습니다.</div> <div>잘 보니 찢어진 옷 구멍에서 보인 M의 배에 파란 멍이 들어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나중에 정신 차린 M에게 물어보니</div> <div>"갑자기 배가 아파서 배탈이 났나 했는데 뭔가 달랐어.</div> <div> 그러다가 아파서 못 견딜 것 같더니, 찢어지는 것 같이 아픈 거야.</div> <div> 그 후로는 기억 안 나"</div> <div>라고 했습니다.</div> <div>그냥 아픈 거면 괜찮겠지만, 우리에게 덤비던 M의 표정을 생각하면..</div> <div>"무언가"에 홀린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모두 했습니다.</div> <div><br></div> <div>"꺅!"</div> <div>갑자기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며 귀 뒤를 눌렀습니다.</div> <div>"왜 그래?"</div> <div>친구가 파랗게 질린 얼굴로 말했습니다.</div> <div>"귀가 가렵다 생각했더니 뭐가 말하는 거야"</div> <div>"..이제 그만 자자"</div> <div>누군가가 그렇게 말해서 다들 동의했습니다.</div> <div>텐트 안에서 저는 기분 전환삼아서 가져온 워크맨으로 음악을 틀었습니다.</div> <div><br></div> <div>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던 그때였습니다.</div> <div>박자에 맞춰 무슨 소리가 들려왔습니다.</div> <div>아까 제 귓가에서 속삭이던 그 "무언가"의 소리였습니다.</div> <div>무서워서 몸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div> <div>".......슨"</div> <div>듣기 싫어 듣기 싫어.. 하고 중얼거려봤지만, 그래도 들려왔습니다.</div> <div>점차 그 소리는 분명히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div> <div>"....는....슨"</div> <div>귀에 이어폰을 꽈악 눌러 넣고 침낭에 몸을 돌돌 말았습니다.</div> <div>그런데도 들려왔습니다.</div> <div>"아...는...슨"</div> <div>눈물이 흘렀고, 귀를 아무리 막아도 들려왔습니다.</div> <div>그리고 그것이 말하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습니다.</div> <div><br></div> <div>"아파는 무슨"</div> <div><br></div> <div>"꺄아아악!!"</div> <div>도무지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귀를 막고 소리질렀습니다.</div> <div>"왜 그래? 같은 텐트에서 자던 친구가 저에게 물었습니다.</div> <div>대답해주려고 할 때, 갑자기 배가 아팠습니다.</div> <div>그냥 아픈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이었습니다.</div> <div>아파 아파 아파 죽을 것 같아!</div> <div>절규하던 그 순간 그 꽃 향기가 감돌았습니다.</div> <div><br></div> <div>눈을 떠보니 아침이었습니다.</div> <div>친구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절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div> <div>들어보니 저 외에도 "누가 귓가에서 속삭였다"고 하는 아이와</div> <div>또 한 명 같은 증상을 보인 친구가 있다고 했습니다.</div> <div>대체 그건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며 옷을 갈아입는데 발치에 갈색의 뭔가 바스락거리는 게 채였습니다.</div> <div>주워보니 어제 꺾어온 그 꽃이었습니다.</div> <div>겨우 하룻밤만에 이렇게 시들다니..</div> <div>그때 제 배에 시퍼런 멍이 하나 들어 있는 게 보였습니다.</div> <div>동시에 깨달은 바가 있었습니다.</div> <div>이 증상이 나온 건, 이 꽃을 꺾은 사람 뿐이었습니다.</div> <div>어쩌면 우리는 꺾어서는 안 되는 것을 꺾는 바람에 벌을 받은 걸까요..?</div> <div><br></div> <div>돌아가기 전에 저는 혼자서 그 꽃밭에 가보았스빈다. 여전히 향기로왔습니다.</div> <div>하지만 그때 느낀 건 장엄함이 아닌, 원망.. 같은 것이었습니다.</div> <div>지금까지도 그 멍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div> <div>아마 평생 남아있겠지요.</div>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47400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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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6/08/21 22:39:32  223.62.***.249  charley  143219
    [4] 2016/08/21 22:50:43  58.126.***.175  Ath  588056
    [5] 2016/08/21 23:05:35  118.38.***.139  터펜스  55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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