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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복날은간다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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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 11-12-17
    방문 : 1155회
    닉네임변경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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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8418
    작성자 : 복날은간다 (가입일자:2011-12-17 방문횟수:1155)
    추천 : 99
    조회수 : 21532
    IP : 123.254.***.182
    댓글 : 73개
    등록시간 : 2016/06/09 01:12:59
    http://todayhumor.com/?panic_88418 모바일
    [단편] 회색 인간
    옵션
    • 창작글
    인간이란 존재가 밑바닥까지 추락했을 때, 그들에게 있어 '문화'란? 하등 쓸모없는 것이었다.


    어느 날, 한 대도시에서 '만명'의 사람들이 하룻밤 새에 증발하듯 사라져 버렸다. 땅 속 세상, '지저 세계' 인간들의 소행이었다. 
    갑작스러운 납치로 혼란에 빠진 만명의 사람들을 모아놓고 그들은 말했다.

    [ 보시다시피 우리들은 지저세계의 인간들이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지상인류를 한순간에 멸망시킬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평화를 사랑한다. ]

    그 말에 참지 못하고 누군가 외쳤다.

    " 그럼 왜 우리를 납치한 겁니까?! "

    [ 지저 세계의 용량이 꽉 차버렸다. 우리가 살아갈 땅을 너희 손으로 파줘야겠다. ]

    " 뭐야?! 왜 우리가 네놈들 땅을 파줘야 하는데?! "

    [ 우리가 지상으로 진출하지 않는 대가다. ]

    " 그게 무슨?! "

    [ 기뻐해라. 너희들이 아니었다면 지상인류는 모두 멸망했을 것이다. 너희들의 노동력으로 인해 지상인류가 구원받게 된 것이다. 너희들은 지상인류들의 '영웅'들이다. ]

    " 무슨 개소리야!! "

    당연히 사람들은 반발했지만, 간단히 묵살당했다.
    지저인간들이 잠깐 허공에 '웅얼'거리는 것만으로, 만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머리를 감싸 안고 주저앉아야 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마치 강철 압축기로 머리를 찍어 누르는 듯한 고통에 신음했다.

    [ 지금 이처럼 너희들이 겪었듯이,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너희 지상의 인류를 간단히 멸망시킬 수도 있다. 그러니 너희들은 인류를 위해 땅을 파라. 너희들이 '도시 하나'만큼의 땅을 파내면, 그때 너희들을 무사히 지상으로 돌려보내 주겠다. ]

    만명의 사람들은 그들을 위해 땅을 파야했다.

    처음, 사람들은 이것이 꿈이길 바랐다.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도피했다. 혹시, 지상의 인간들이 우리를 구해주러 오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를 꿈꾸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은 헛된 기대는 버렸다. 대신, 반기를 꿈꿨다. 분노의 힘을 모아 저들을 죽여버리고 탈출하는 것을 꿈꿨다. 
    하지만 곧 자신들,'지상 인류'의 무력함만을 맛보게 되었다. 
    반기를 꿈꾸고 달려든 사람들은 지저인간의 손끝조자 건드려보지 못하고 머리가 수박처럼 터져나갔기 때문이다.

    시간이 더 흐르자 사람들은 체념의 단계로 들어섰다. 강제 노동을 받아들였고, 인간 같지 않은 이 삶을 받아들였다. 
    그렇다. 말 그대로 정말로, '인간' 같지 않은 삶이었다. 

    지저인간들이 사람들에게 준 것이라곤 땅을 팔 '곡괭이' 뿐이었다.

    숙소가 없어, 하루 종일 일하다가 아무 곳에서나 잠을 자야했다. 화장실이 없어 아무 곳에서나 볼일을 봐야 했다. 몸을 씻을 물은커녕 마실 물조차 부족해 오줌을 받아 마셔야 했다.
    생필품들은 꿈같은 소리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다수 사람들은 아무것도 가진게 없이 발가벗고 다녔다. 그래도 아무도 그것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곳에선 성욕조차도 사치였다.

    그 무엇보다 형편없었던 것은 '먹을 것' 이었다.

    지저인간들이 제공한 음식은 진흙 맛이 나는 말라비틀어진 빵이었다. 사실 맛은 상관없었다. 부족한건 양이었다. 
    그들이 제공한 음식은 너무나도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다. 사람들은 단 한 번도 배가 불러본 적이 없었고, 단 한순간도 배가 고프지 않은 적이 없었다.
    사람들은 항상 지쳐있었고, 항상 배고파 있었다.
    그런 사람들 사이엔 웃음이 없었다. 눈물도 없었다. 분노도 없었다. 사랑도 없었고, 여유도 없었고, 서로를 향한 동정도 없었으며, 대화를 나눌 기력도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마치, '회색'이 된 듯했다. 

    그것이 흩날리는 돌가루 때문인지, 암울한 현실 때문인지 몰라도, 사람들은 무표정한 '회색 얼굴'로 하루하루를 억지로 살아가고 있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다쳐서 죽은 사람도 있었고, 병들어 죽은 사람도 있었고, 자살을 택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죽음은 '배고픔'에서 생겼다.
    배가고파 굶어죽고, 진흙 빵 한쪼가리를 두고 싸우다가 죽고, 어떤 자는 원없이 배부르게 '흙'을 퍼 먹다가 죽은 자도 있었다.
    또 한번은 한 사내가, 다른 사내를 곡괭이로 찍어 죽인 일이 있었다. 사내는 건조하게 말했다.

    " 이놈이 내 '곡괭이 자루'를 훔쳐 먹었다. "

    그 말에 모든 사람들은 수긍하며 관심을 끊었다.

    '곡괭이 자루'. 
    지저인간들은 사람들에게 각각 한자루의 곡괭이를 지급했다.
    배가 너무나 고팠던 사람들은, 이곳에서 유일하게 나무로 되어있는 곡괭이의 '자루' 부분을 씹어 먹었다. 
    그것조차 쉽게 먹지 않았다. 아까워서. 정말로 아까워서. 정말 배가 고파 참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에만 아껴서 조금씩 씹어 먹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곡괭이 자루는 모두 길이가 달랐다. 한 손아귀만큼만 남은 사람도 있었고, 두 손아귀만 남은 사람도 있었고...
    그런 소중한 곡괭이 자루를, 잠을 잘 때도 품에 품고 자는 '곡괭이 자루'를 훔쳐 먹었다니, 맞아 죽어도 쌀 만했던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이 죽고 죽어, 몇 년이 흘렀을지 모를 때, 만 명이던 사람은 절반 아래로 줄어있었다. 그즈음 사람들 사이엔 암묵적인 룰이 정해졌다.

    땅을 많이 판 사람이 우선적으로 빵을 먹는다!

    그것은 바로 '희망'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놈의 '희망'. 
    지독한 '희망'이었다. '도시 하나'를 파면 집으로 돌아 갈 수 있다는 그 '희망'. 

    '도시 하나'를 파낼 수 있을까? 상관없었다. 
    '지저인간'들이 약속을 지킬까? 상관없었다.

    아무것도 없는 땅 속에서 그들이 버틸 수 있는 건 그 악마 같은 '희망' 하나뿐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땅을 팠다. 사람이 죽어나가도 땅을 팠다. 몸이 후들거려도 죽기 직전까지 땅을 팠다. 
    나중에 와서는 그 희망이란 것도 너무나 희미하여 망각하게 되었다. 그래도 사람들은 땅을 팠다. 이 곳에서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라는 듯이.

    인간이란 존재가 밑바닥까지 추락했을 때, 어떻게 될까? 인간은 아무것도 없어진다. 그저 배고픔을 느끼는 몸뚱아리 하나만 남는다.

    이곳의 인간들에게 '삶'은 아무것도 없었다. 일어나면 땅을 파고, 하루 종일 배고파하고, 지치면 잠을 자고, 다시 일어나면 땅을 팠다.
    회색 인간들의 입은 말을 할 줄도 모르는 것 같았고, 귀는 듣지도 못하는 듯 했고, 눈의 역활은 그저 죽어있는 것뿐인 듯 했다.
    인간들을 '살아있는 송장'이라고 표현하기도 아쉬웠다. 이곳을 '무의미의 지옥'이라고 부르기도 아쉬웠다.

    그런 이 곳에서, 어느날 한 여인이 따귀를 맞았다.

    [ 짝! ]

    한 사내가 한 여인의 뺨을 때린 것이다. 힐끔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사내가 말했다.

    " 이 여자가 노래를 불렀소. "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다니? 이곳에서 노래를 불렀다고? 

    사람들은 어이가 없었다. 미친 여자가 분명했다. 사내도 그래서 뺨을 때렸으리라.
    한데, 더 어이가 없었던 것은, 뺨을 맞고 쓰러진 여자가 얼마 뒤 일어나 다시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다.

    이번엔 어디선가 '돌'이 날아왔다. 

    " ~~ ~~~~ ~~, 꺅! "

    짦은 비명과 함께 여인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그러나 누구도 동정하지 않았고,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저 회색 얼굴로 땅을 팠을 뿐이다.

    그날 또 한켠에선, 한 남자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몰매를 맞았다.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 이 새끼가, 벽에다 돌멩이로 그림낙서를 그리고 있었어! "

    그는 지상에서 '화가'였다. 하지만 이곳에서 화가는 필요가 없었다. 
    땅을 파기도 모자랄 그 힘으로, 그런 쓸 떼 없는 짓거리를 하다니? 사람들의 분노는 당연했다. 
    분노한 사람들에게 몰매를 맞은 그는, 쓰러져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것은 곧 죽음이었다.
    이곳에서는 누구도 서로를 돌봐주지 않았다. 부상을 당한 자에게 빵을 나누지 않았다. 쓰러지면 그걸로 끝이었다.

    지상에서 노래를 부르던 사람이든,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든, 소설을 쓰던 사람이든, 이곳에서 예술은 필요가 없었다. 

    인간이란 존재가 밑바닥까지 추락했을 때, 인간들에게 있어 '예술'은? 하등 쓸모없는 것이었다.

    지칠 대로 지친 이곳의 '회색 인간'들에겐 땅을 팔 수 있는 회색 몸뚱아리만이 가진 전부였고, 남들도 다 그래야만 했다.
    한데, 그 여인은 미친것이 틀림없었다. 
    몸을 가누지 못해 바닥에 주저앉아 굶어죽어 가던 그 여인이, 또다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 ~~~ ~~ ~~~~ ~~~ ~~~~~ "

    당연히 이번에도 어디선가 돌이 날아왔다. 

    " ~~ 꺅! "

    외마디 비명과 함께 여인은 또다시 쓰러졌다. 하지만 얼마 뒤.

    " ~~ ~~~ ~~~~ ~~~ "

    여인은 또다시 노래를 불렀다. 또다시 돌멩이들이 날아왔고, 여인은 노래를 멈추었다.
    하지만 여인은 또다시 노래를 불렀다.

    " ~~~ ~~ ~~~~ ~~~ ~~~~~ "

    항상 지쳐있는 사람들은 여인의 뺨을 때릴 힘도, 돌을 던질 힘도 아까웠다. 사람들은 그냥 저 미친 여인에게서 관심을 끊었다.
    여인은 상처와 배고픔으로 죽어가면서도 한번씩 노래를 불렀다.

    " ~~~ ~~ ~~~~ ~~~ ~~~~~ ~~~~~ ~~ ~~~~ "

    여인은-, 이제 죽었나 싶으면 노래를 불렀고, 또 죽어나 싶었더니, 어쩔 땐 한시간씩도 노래를 불렀다.
    여인의 생명은 끈질겨서-, 하루 이틀 삼일. 여인은 계속해서 노래를 불렀다. 그렇게 노래를 부르다 죽겠다는 듯이, 계속해서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이곳에서의 생활 몇년만에 정말로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누군가 여인에게 '빵'을 가져다 준 것이다.

    처음이었다. 땅을 파지 않는 이에게 먹을 걸 나누는 행위는 이곳에서 정말로 처음이었다.
    더 신기한 것은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사람들은 조금은 놀란 눈으로 그 모습을 봤지만,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여인은 허겁지겁 빵을 먹었다. 가져다 준 누군가는 여인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섰다. 빵을 먹고 잠깐을 쉰 여인은, 알아서 노래를 시작했다.

    " ~~~ ~~ ~~~~ ~~~ ~~~~~ ~~~~~ ~~~ "

    쉬다가도, 노래를 불렀고. 지쳐 쉬다가도 또 한시간씩 노래를 불렀다.
    다음날도 누군가가 여인에게 빵을 가져다주었다. 여인은 또 노래를 불렀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여인은 노래를 불렀고, 빵을 먹었다. 

    신기한 일은 또 있었다. 한 노인이, 쓰러진 '화가'에게 자기 몫의 '빵'을 가져다 준 것이다.
    사람들은 놀랐다. '자기 몫'의 음식을 남에게 주는 행위는 이곳에선 도저히 상상조차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또 사람들은 화가 났다. 쓰러진 사람에게 먹을걸 가져다 주는 건 암묵적으로 금지였었다.
    사람들은 당장이라도 화를 '표출' 할 준비를 하며, 이해 할 수 없는 눈초리로 노인을 쳐다보았다.

    " 자네 지상에서 화가였나? "
    " 예 어르신... "

    " 그럼 자네는, 이 안의 모습을 그릴 수 있나? "
    " 예 그릴 수 있습니다... "

    " 정말로 그릴 수 있나? 우리가 어떻게 이 곳에서 살아왔는지 그릴 수 있단 말인가? 우리가 이곳에서 어떤 대우를 받아왔는지, 어떻게 죽어나갔는지 그릴 수 있단 말인가? 굶어죽은 이들을 그릴 수 있단 말이야? 반항하다 머리가 터져나간 그들을 그릴 수 있단 말이야? 이, 손톱이 뜯겨져 나간 이 손을 그릴 수 있는가? 한쪽 발목을 잃은 저자를 그릴 수 있는가? 배고파 앙상하게 뼈만 남은 저들의 몸을 그릴 수 있단 말인가? " 

    " ........ "

    " 예! 저는 그릴 수 있습니다! 저는, 눈 감고도 이 지옥같은 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그려낼 수 있습니다! "

    " 그럼 그리게. 자네는, 그림을 그리게. "

    배고파 앙상하게 뼈만남은 그 사람들은, 노인의 행동을 말리지 않았다. 화가가 벽에 곡괭이 질이 아닌, 그림낙서를 하는 것을 말리지 않았다. 
    그리고 한쪽에서. 말라비틀어져 죽음만을 기다리던 한 청년이, 날만 남은 곡괭이를 딛고 억지로 일어나 중얼거렸다.

    " 저는 소설가 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써낼 수 있습니다...저는 소설가 입니다...저는 이곳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써낼 수 있습니다...저는 소설가 입니다... "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무시했다. 죽어가는 이의 요행으로 바라보았다. 한데 그 무관심들 속에서, 한 중년 여인이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 니가 소설가라고?! 글을 써낼 수 있다고?! 내가 지금, 얼마나 배가 고픈지 니가 써낼 수 있다고?! "

    여인의 물음은 분노에 가까웠다. 청년은 곧 죽을 것 같은 눈으로 여인의 얼굴을 확인하곤 중얼거렸다.

    " [그녀는 정말로 배가 고팠다. 정말 정말로 배가 고팠다. 그녀가 얼마나 배가 고팠냐면, 그녀의 사랑하는 아들이 죽었을 때, 그녀는 아들의 죽음을 숨기고 싶었다. '지저 인간'들이 아들의 시체를 회수해가기 전, 아들의 손가락 하나라도 뜯어먹고 싶었다. 아들의 귓볼 한입이라도 베어 먹고 싶었다. 그녀는 그 정도로 배가 고팠다. 정말, 정말로 그녀는 배가 고팠다... ] "

    " ... "

    분명 착각이겠지만-, 중년여인의 얼굴에 '미소'같은 게 걸렸다.

    " 넌 살아남아. 우리 모두가 죽더라도 너는 꼭 살아남아. 꼭 살아남아서 우리의 이야기를 세상에 남겨줘. 모두가 죽더라도, 너는 꼭 살아남아. "

    여인은 품에서 자기 몫의 '진흙 빵' 한쪽을 나누어 청년에게 건넸다. 
    또다시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곳에서 먹을 걸 남과 나눈다는 것은 정말이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청년은 허겁지겁 한입에 빵을 삼켜먹었다. 

    중년여인이 떠나고, 또다시 다른 여인 하나가 청년을 찾아와 다짜고짜 말을 시작했다.

    " 내 이름은 글로리아입니다. 내 남편은 지저인간들에게 반항하다 머리가 터져 죽었습니다. 내 딸은 자살했습니다. 내 아들은 굶어죽었습니다. 남편의 이름은 콜슨 입니다. 지상에서는 훌륭한 소방관이었습니다. 항상 사람들을 돕고자 했습니다. 제 딸의 이름은 마리아 입니다. 마음이 약한 아이였습니다. 딸은 죽기 전 피자가 먹고 싶다며 제 손을 잡았습니다. "

    담담히 말을 잇는 여인의 눈에서 어느새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 내 아들의 이름은 톰 입니다. 톰의 꿈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배가 너무 고파 흙을 먹었다고 고백했던 톰에게 나는 빵 한조각도 줄 수 없었습니다. 톰이 좋아하던. . . "

    여인은 아무렇게나 말을 마치고, 품속에서 소중하게 품고 있던 낡은 '진흙 빵' 한덩이를 청년의 손에 꼭 쥐어주었다. 그리곤 아무런 부탁도 없이 돌아섰다.

    청년은 손에 쥔 진흙 빵을 쳐다보며, 쉽사리 먹질 못했다. 정말 배가 고팠지만, 먹질 못했다. 그 대신, 잊을 새라 끊임없이 말을 되뇌었다.

    " 내 이름은 글로리아 입니다. 내 남편은 지저인간들에게 반항하다 머리가 터져 죽었습니다. 내 딸은 자살했습니다. . . . . . ."


    그날 이후, 사람들은 조금씩 변해갔다.
     
    이젠 누군가 노래를 불러도 돌이 날아오지 않았다. 흥얼거리는 이들마저 있었다.
    벽에 그림낙서를 해도 화를 내지 않았다. 몇몇 이들은 이곳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을 눈 감고도 그려 낼 수 있도록 벽에다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몇몇 이들은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이곳의 이야기를 써내었다. 또 하루 종일 사람들을 외웠다. 자기 전에도 외우고 꿈속에서도 외웠다. 또한 그들은 사명을 가졌다. 꼭 살아남아서, 우리들 중 누군가는 꼭 살아남아서 이곳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해야 한다는 사명을 가졌다.

    여전히 사람들은 죽어나갔고, 여전히 사람들은 배가 고팠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이상 '회색'은 아니었다. 

    아무리 돌가루가 날리고 묻어도, 사람들은 회색이 아니었다.
    출처 그래서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복날은간다의 꼬릿말입니다
    퇴근하자마자 썼는데...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어요; 아유 얼른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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