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목말라..." <div><br></div> <div>어젯밤 클럽에서 필름이 끊기기 직전까지 마신 데킬라 탓에 물을 잔뜩 먹은 솜 처럼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켜 냉장고로 향한다.</div> <div><br></div> <div>"꿀꺽 꿀꺽 꿀꺽~ 하아~~"</div> <div><br></div> <div>그저께 사다 놓은 싸구려 생수를 생명수 처럼 들이킨뒤 냉장고를 다시 닫은 후 </div> <div><br></div> <div>불꺼진 내 오피스텔 한켠 침대에 누워서 자고 있는 반라의 여자를 바라본다.</div> <div><br></div> <div>'그래... 역시 나라니까! 오늘도 홈런~ 개이득~'</div> <div><br></div> <div>냉장고 옆 벽에는 얼마전 차버린 전 여친이 사준 벽시계가 새벽 세시를 가리키고 있다.</div> <div><br></div> <div>'아... 그 스토커 같은년... 또 만나달라고 진상 부리면 어떡하지...?' </div> <div><br></div> <div>복잡한 마음을 안고 취기를 느끼며 좀비 마냥 비척비척 걸어가 그녀의 곁에 눕고는 그녀의 머리밑에 내 팔을 밀어 넣고 다시 잠을 청한다.</div> <div><br></div> <div>'좀만 더 자고 한게임 더 뛰어야지...'</div> <div><br></div> <div>잠시 후 다시 벌어질 뜨거운 시간을 기대하며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div> <div><br></div> <div>의식이 몽롱해지며 잠이 들려던 찰나에 갑자기 핸드폰에서 문자 수신음이 들린다.</div> <div><br></div> <div>"문자왔숑~"</div> <div><br></div> <div>청각이 예민한 나는 속으로 짜증을 집어 삼키며 눈을 감은채로 침대 옆 협탁위에 놓인 핸드폰을 집어 든다.</div> <div><br></div> <div>옆에 누운 이쁜이가 깰까봐 속으로 짜증을 내며 억지로 실눈을 떠 익숙하게 패턴 입력을 하고 사진이 포함된 mms 문자를 확인한다.</div> <div><br></div> <div>'뭐야 이시간에... 짜증나게...... 응? 이게 뭐야...130x 호? 내방 현관문이잖아?'</div> <div><br></div> <div>어제 새벽에 술에 취한 이쁜이를 안고 내방에 들어오며 귀찮기도 하고 손이 모자르기도 해서 떼지 않은 치킨집 찌라시가 붙은걸 보니</div> <div><br></div> <div>내방임이 확실한 뿐더러 내가 집에 들어온 이후의 사진임에도 의심할 나위가 없다.</div> <div><br></div> <div>약간 무서운 생각이 들어 몸을 일으켜 앉은채로 눈을 비비며 사진을 보낸 송신자를 확인 한다.</div> <div><br></div> <div>'이... 미친.... 이거 완전 상돌아이네 진짜...'</div> <div><br></div> <div>얼마 전 차버린 전 여친의 번호로 수신된 문자...</div> <div><br></div> <div>화가 나서 핸드폰을 쥔채 일어나려는 순간 침대 옆 소파 위에 던져놓은 이쁜이의 핸드백 안에서 카카오톡 수신 메세지가 들린다.</div> <div><br></div> <div>"까톡~까톡~까톡~"</div> <div><br></div> <div>'클럽에 같이 있던 쟤 친구들이 쟤 찾나보군... 내 친구새끼들은 어떻게 됐으려나? ㅋㅋㅋ'</div> <div><br></div> <div>속으로 쾌재를 부르던 순간 나는 중대한 무언가를 깨닫고는 망치로 뒷통수를 얻어 맞은 것 처럼 몸이 경직됨을 느끼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지금 내가 쥐고 있는 이 핸드폰은 어제 새로 폰을 개통하며 어제부로 해지하여 유심칩을 제거하고 배터리를 빼 놓은 공기계 였다.</div> <div><br></div> <div>새로 산 폰은 분명 집에 들어올때 자켓 안 주머니에 넣었고 술이 취해 익숙한대로 익숙한 자리에 있던 폰을 확인 했을뿐...</div> <div><br></div> <div>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쥐고 있던 핸드폰을 집어 던지려는 찰나, 손에 쥔 핸드폰에서 전화 수신음 벨소리가 울린다.</div> <div><br></div> <div>전여친... 그녀에게 온 전화... 동시에 신경질적으로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div> <div><br></div> <div>"쾅쾅쾅~~~ 오빠~~~ 나야~~ 쾅쾅쾅~~오빠 거기 있지? 쾅쾅쾅~~다 알아~~ 히히히~~ 쾅쾅쾅~~오빠~~~"</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