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때부터 이상한 소리나 헛것이 들리는 경우가 잦다.

그러니까... 깨어있을때가 아니라 조금 멍한 상태? 살짝 잠이든 상태에서 그런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어제도 평소와 같았다.

늘상하던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한 뒤 잠을 청했는데,

평소에는 깊게 잠들어있을 새벽 2시에 안방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평소 문을 열어놓고 잠을 자기때문에 불안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기에

귀찮음을 무릅쓰고 일어나 살펴본 안방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안방과 연결된 베란다 창틀이 커튼을 살짝살짝 치고있을뿐 평소와 다른것이 하나도 없었다.

또 헛것인가... 하는 마음에 물한잔을 마시고

급하게 밀려오는 새벽 급똥에 화장실을 찾은 나는 어느샌가 주워온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때... 방 어디선가 "쿵" 하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화장실은 소리가 울리기때문에 정확한 위치를 잡지 못했고,

그렇게 부랴부랴 일을 마무리한 나는 다시 안방으로 거실로 이리저리 둘러보며

집안의 떨어진 물건을 확인했으나... 역시 아무것도 확인하지 못했다.

나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아무것도 확인하지 못했으니 어쩌랴... 다시 잠을자기위해 침실로 향했고

배게를 보는순간 쿵 소리의 진원지를 알게되었다.

97년 어느날...

어머니는 오랬만의 휴식을 즐기기 위해 강원도로 휴가를 다녀오셨다.

그러나 집에 두고온 두 아이들을 걱정하여 우든버닝으로 나무에 글귀를 하나 새겨오셨는데,

나는 그 나무를 침실 머리위에 고정하여 달아두곤 했다.

그 위치가 가장 잘보였고,

가장 무난했으니까.

아마 그냥 자고 있었다면,

적어도 어디한군데는 찢어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