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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73343
    작성자 : vnxkzl
    추천 : 11
    조회수 : 1439
    IP : 112.167.***.101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10/06 02:01:37
    http://todayhumor.com/?panic_73343 모바일
    [단편]귀곡 산장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인터넷에서 묘한 게시글을  보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던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드리는 기회. 귀곡산장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귀곡산장? 뭘까하는 생각에 게시글을 클릭해 봤으나 내용은 아무것도 있지않고 리플들만 주르륵 달려있었다. 

     "여러분들 이딴 글에 관심ㄴㄴ여" 

     "옛다 관심." 

     "진짜 만날수있나요? 진짜 꼭 만나고싶은 사람이있어요." 

     등등등.   참으로 치졸한 짓인것같다.  어느 누가 자신이 사랑했던 죽은사람을 안보고 싶겠는가? 이런식으로 사람마음 가지고 장난치는거보니 이 글을 올린새끼도 어지간히 할짓이없거나 아니면 또라이거나. . 참 세상에 또라이 많아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던 도중 흥미로운 리플이 올라왔다. 

     "감사 합니다. 주인장님. 덕분에 돌아 가셨던 어머니와 그동안 못 다했던 이야기들 잘 나눌수있었어요." 


     당연히 이것을 본 사람들은 짜고치지말라며 리플을엄청 남겼지만 그 리플의 주인공은 더 이상은 나타나지않았다. 어찌됬든 이 게시글은 사람들의 뜨거운 환호속에서 관심을 받고있으니 글쓴이입장에선좋은일이지 않겠는가? 관심종자들이 뭐 그렇지.


     나는 계속 이 웃기지도않는 병림픽을 지켜보다가 가세하고자하는 마음으로 리플 하나를 올렸다. 


    나도 나이를 적게 먹은건 아니니까 만나고싶은 사람이 한명쯤은 있지않겠는가? 사람들이 다 이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올린건 아닌가 라는 생각과함께.  그 순간. 쪽지가 왔다.  


    "귀곡산장에 당신을 초대하겠습니다. 주소는 ............"  
    심플하게 이런 쪽지만 덜렁왔을뿐이다. 그런데 어느 미친놈이 이런것만보고 가겠는가? 나는 당연히 쌩까고 재수없다는 생각에 컴퓨터를 끄고 창가에 앉아서 고독을 곱씹고 있었다.

     그러던중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고 내 머릿속 한 귀퉁이에선 옛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비가 극심하게 오던 여름.

     나 와 그녀가 만난지 1년이 되던 날 그녀는 죽었다. 어느 누구보다 사랑하고 좋아했지만. 
    나의 투정때문에. 죽었다. 

    그때 그냥 보고싶다고 하지말걸.  
    그럼 그녀가 안죽었겠지?. 
    이런 부질 없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는다. 
    내가 너무나 미안한건 그 죄책감속에 장례식도 안가고 머리와 마음속에서 그녀를 지우려고만 했다.

     다 지운줄 알았는데...  괜한 게시글을 봤다.  그런 생각 과 함께 수면제를 먹고 침대에 눕는순간핸드폰에 문자가 왔다.  

    "귀곡산장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주소는........"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지란 생각과 동시에 잠이 싹 달아나서 이 번호로 전화를 했지만 없는번호라고만 나왔다.

     애써 무시하며 잠에 들었지만 머리한구석에는 의심과 그녀를 정말볼수있을까란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마치 이런 나를 비웃듯이 또 다시 문자가왔다. 

     "더 이상 미루시면 다른분에게로 가겠습니다."
     나는 그 것을 본 후 급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혹시나하는 마음에 문자로 간다고 답장을 보냈다.  

    택시를타고 어느 산에 내려서 쓰여져있던 주소로 도착하니 안개가 뿌옇게 낀 계곡 앞에 건물하나가 있었다. 안개가 마치 살아있는 영혼마냥 내 몸을 휘젓고 다니는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근데 이렇게보니 왜 귀곡산장이라고 하는지 알듯하다.

     여튼 나는 산장의 문을 두들겼고 누군가가 문을 열어주었다. 안 은 밖과는 다르게 만남의 광장처럼 테이블이 여러대있고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그리고 나를 맞이한것은 왠 미청년이 웃으며 맞이해주었다.   


    "귀곡산장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34252번째 방문하신 고객님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필요하신것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나는 당황했다.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몰라 버벅거리며 말했다.  

    "저... 그게... 그.. 죽..죽은사람과 만날수있다고 해서요."  

    "물론이죠! 저희 산장의 직훈입니다. 죽음이 갈라놓을수있는 사랑은 없다! 하하하. 멋지지않나요? 말씀만 해주시면 바로 제가 만나게 해드릴게요!"

     이 미청년은 유쾌하고 밝은 목소리로 이것저것 떠들기 시작했다.  

    "그러면 제가 사랑했던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이름은 .... 이고. 혹시 몰라 사진까지 준비했어요."

    그는 사진을 한참 바라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저 쪽 테이블에 앉아계시면 꿈에도 그리시던 만남을 할수있을겁니다! 하하하 저는 이때가 제일 짜릿해요~ 얼마나 아름답나요? 아? 곧 온다네요! 자 그러면 bgm on!"


     그 의 말과 동시에 산장의 불이꺼지며 문쪽을 향해 조명을 비추며 티비에서 많이 듣던 tv는 사랑을 싣고의 음악이 나왔다. 


     그 의 분위기 탓인지 나도 긴장과 동시에 설레는 기분으로 문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문이 열리면서 그녀가 들어왔다. 내 눈을 믿지 못하며 눈을 계속 비볐지만 그녀는 내 앞으로 오고있었다. 


     "그러면 두 분. 즐거운 만남 되시길 바랍니다. 만남은 짧으니. 즐겁게 즐기세요. 그럼."


     이 말과 동시에 그는 사라졌다. 이게 중요한게 아니다. 지금 그녀가 내 앞에 있다는것이다.  나는 그녀를 보자마자 무슨 말을 할지 굉장히 고민하고 또 고심하였지만 
    결국 나온 말은


     "미안해..."


     "너는 어쩜 그 말 한마디에 그렇게 오래 걸렸니?"  


    그녀는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던와중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웨이터들이 음식을 가져다주었다.    
    " 안 외로웠어?"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음..조금? 하지만 이렇게 봤는걸? 나는 괜찮아."  

    나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줄도 모르고 그녀와의 시간에 푹 빠졌다.   내 옆에는 어느 순간 미청년이 와있었다.

     "고객님 안타깝게도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이제 집에 가실 시간이에요."  

    "벌써 간다뇨? 말도 안됩니다. 더 있을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나는 절박함을 담아 얘기하였다.

     "방법이 없는건 아닌데... 아 혹시 여자친구분이 아무말씀 안하셨나요?"

     "네? 무슨 말이요?"

     "아닙니다. 이게 그녀의 뜻이라면 존중해줘야죠. 저기 보이시는 문으로 들어가시면 그녀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하실수있어요. 괜찮으세요?"


     "그럼요!! 그렇게 할게요."

     "감사합니다 고객님. 두번다시는 안 보는걸로 해요."  

    미청년의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문으로 들어갔다.




     
     "또 야? "  



    급하게 신고를 받고 온 경찰이 투덜거리며 왔다.  그곳에는 깎아지른 절벽아래로 투신한 청년이 
     빨갛게 물들여진 채로 안개에 휩쌓여 있었다. 






     "귀곡산장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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