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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02421
    작성자 : 바젤넘버나인
    추천 : 15
    조회수 : 1756
    IP : 220.76.***.225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21/08/14 12: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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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의 검은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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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의 검은 개

     

     

    숲으로 사냥을 나갔던 영주가

    검은 개 한 마리를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비쩍 마르고 병들어 군데군데 털이 벗겨진 개는

    보기에도 흉한 몰골을 하고 있었지만

    영주의 품에 안겨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주민들은 알 수 없는 위압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포악하고 잔인한 성격의 영주가

    또 어떤 광기가 돌아 병들고 흉한 개를 데리고 온 것인지

    주민들은 불안해 어쩔 줄 몰랐습니다.

     

     

    그로부터 몇 주 뒤

    기력을 되찾은 개는

    그 사악한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을 씻기는 시녀의 젖가슴을 물어뜯은 걸 시작으로

    영주를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이빨을 드러내고 위협을 가하는 개 때문에

    영주를 찾는 사람들은 늘 두려움에 떨었어야 했습니다.

     

     

    영주 또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되려 즐거워하며 개를 부추겼습니다.

     

     

    심지어

    영주는 침실에까지 개를 들여놓았고

    매일 아침 영주의 수발을 들기 위해

    침실을 찾은 시종, 시녀들은

    바닥을 뒹굴며 영주에게 교태를 부리는 개의 모습에

    역겨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성의 일꾼과 시종, 시녀들은

    하나둘씩 성에서 도망치기 시작했고

    성에서 일할 사람이 더는 남게 되지 않자

    성은 말 그대로 개판이 되고 말았습니다.

     

     

    곳곳에 개가 싸질러 놓은

    똥과 오줌은 그대로 방치되어 악취를 풍겼고

    그 위로 시퍼런 곰팡이가 피다 못해

    벌레까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만족 못 했는지

    성 밖으로 영향을 뻗치기 시작한 개는

    어두운 뒷골목을 싸돌아다니며

    곳곳에 그 사악하기 그지없는 씨를 뿌렸고

    마을의 처녀들을 불러 모은 영주는

    그 모습을 억지로 지켜보게 하였습니다.

     

     

    개는 주인을 닮는다고 했던가…

     

     

    영주와 개는 그 반대였습니다.

     

     

    영주의 광기 어린 악행은 날이 갈수록 정도가 심해졌고

    한밤에 영주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가 울려 퍼질 때면

    마을의 주민들은 또 어디서 해괴한 짓을

    벌이고 있을지 모르는 영주를 떠올리며

    이 지옥 같은 순간들이 빨리 떠나가길 기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영주가 사람을 물었습니다.

     

     

    어린 소년의 종아리를 물고 늘어진 영주를 본 주민들은

    영주를 소년에게서 때어 놓으려 했지만

    영주는 소년에게 착 달라붙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고

    더는 지켜볼 수 없던 주민들은

    몽둥이로 영주가 죽을 때까지 내리쳤습니다.

     

     

    그럼에도 분이 풀리지 않았던 주민들은

    이참에 영주의 개도 죽이기로 의견을 모아

    쟁기와 낫을 들고 성으로 쳐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그 망할 개XX가 이미 눈치를 챈 것일까…

     

     

    주민들이 성 구석구석을 뒤져도

    영주의 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영주의 침실에서 들리는 섬뜩한 비명에

    영주의 침실로 달려간 주민들은

    영주의 침대 위에서 시체 한 구를 발견했습니다.

     

     

    사람 미치게 만드는 그 악취 하며

    들끓는 구더기에 파 먹히는 시체의 주인은

    다름 아닌 영주였습니다.

     

     

    사색이 된 얼굴로 성을 빠져나온 주민들은

    도망치듯이 마을로 내려왔고

    광장에서 죽어 자빠진 영주의 시체 대신

    죽은 영주의 개를 발견했습니다.

     

     

    참으로 무서운 일이로다…

     

     

    섬뜩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던 주민들은

    영주와 개의 시체를 화염이 이글거리는 기름 구덩이에 던져

    재조차 남기지 않았습니다.

     

     

    또한

    영주의 개와 붙어먹은 암캐들을 찾아내

    무거운 바위에 묶어 어두운 호수 바닥으로 떨구었습니다.

     

     

    그 사악한 것의 씨 한 톨이라도

    다시는 세상에 나타나지 않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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