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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1828
    작성자 : 마포김사장
    추천 : 13
    조회수 : 1654
    IP : 124.49.***.23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20/09/22 23:10:47
    http://todayhumor.com/?panic_101828 모바일
    그 남자는 왜 나를 쫓아왔을까?
    옵션
    • 창작글
    <p> <span style="font-size:16px;">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최근 몇 달 동안 저녁마다 열심히 달린 덕분에 살이 꽤 빠졌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 쉐이크를 섭취한 것도 도움이 되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특히 밤늦게 공복감이 밀려와 라면을 끓일까 말까 고민할 때</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의외로 달달하면서 칼로리가 낮은 프로틴은 훌륭한 대용이었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식사량을 점차 줄이는 동안 달리는 거리는 조금씩 늘려갔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런데 날씨가 쾌적하게 바뀌자 운동하러 나오는 인파도</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혼잡하다 싶을 만큼 많아지면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달리는 일이 아무래도 힘들어졌다. </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어떡하나, 고민하다가 그동안 애용해 온 우레탄 길을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포기하고 산자락 길로 코스를 바꾸기로 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이곳은 비포장도로라서 인적이 드물기 때문에</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마스크를 쓰면 비교적 마음 편히 달릴 수 있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한데 얼마전 굉장히 크고 밝은 달이 떴던 밤의 일이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좀처럼 그런 일이 없었는데 한참 뛰다가 러닝화의 끈이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풀리는 바람에 하마터면 다리가 엉켜서 넘어질 뻔했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나는 숨을 몰아쉬며 땅에 한쪽 무릎을 꿇고 끈을 묶었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때. 뒤쪽으로 30미터쯤 떨어진 곳에 남자가 한 명 보였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운동을 하는 사람의 복장은 아니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행상 차림으로 어깨에는 하얀색 띠 같은 걸 둘렀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언제부터 거기 서있었는지는 알 도리가 없었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나는 잠시 그쪽을 쳐다보다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하지만 곧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보폭을 바꾸지 않고</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발걸음 수만 줄이며 고개를 틀어 등 뒤를 바라보았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런데! 좀 전에 봤던 남자가 따라오는 게 아닌가. </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남자의 속도는 내가 달리는 속도와 같았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30미터 거리를 유지한 채 계속 따라왔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나는 그야말로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호흡은 금방 흐트러지고 발걸음도 엉켰다. </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나는 천천히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내가 서자 남자도 딱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허둥지둥 돌아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나는 가만히 스윽 뒤를 보았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어깨띠를 맨 남자는 30미터 뒤에 꼼짝도 않고 서있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뭐야. 겁을 주려는 건가.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께름칙한 한편으로 못된 장난에 당하는 기분도 들어</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다. </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나는 일부러 방향을 바꾸어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하얀 어깨띠를 한 남자를 향해 천천히 뛰었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한 발짝. 두 발짝. 세 발짝.</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남자는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마음을 단단히 먹고 나는 더 가까이 다가갔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러자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멀리서 볼 때는 그저 이목구비가 흐릿하다 싶었는데.</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가까이서 보니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남자의 얼굴에는 눈썹도, 눈도, 코도, 입도 없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밀가루반죽처럼 동그랗게 빚은 듯한 형상이었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나는 기함하고 말았다. 순간 이를 악물지 않았다면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입 밖으로 심장이 튀어나갔을지도 모른다. </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어, 어, 어” 어째서 나를 따라오는 겁니까.</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렇게 고함쳤다고 생각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하지만 귀에 날아 들어온 내 목소리를 전혀 달랐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어어어우우와아~!”</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나는 도망치면서, 달리면서, 계속 소리를 질렀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런 와중에도 뒤를 돌아보니 역시나</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하얀 어깨띠를 맨 남자가 다시 쫓아오고 있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 모습에 나는 또 기겁하고 말았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왜냐면, 남자가 다리를 움직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냥 미끄러지듯 이쪽으로 다가온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손은 몸 옆에 축 늘어져 있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머리를 끊임없이 위아래로 까딱까딱 움직인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마침 산자락 위쪽으로 조그마한 법당이 하나 보였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저런 데는 부처님이 계시니까 ‘저것’도 못 쫓아오지 않을까.</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나는 그대로 달려 법당을 향해 뛰어 들어갔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러다가 산문 밖으로 나오던 스님과 부딪치고 말았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당황한 스님을 붙잡고 나는 정신없이 말을 쏟아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동시에 뒤를 가리켰지만 남자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래도 스님은 몹시 진지하게 내 말을 들어 주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웃거나 야유하지 않고 당혹한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직접 겪은 저도 믿을 수 없는데 의심하지 않으십니까?”</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라고 내가 묻자, “어찌 안 믿을 수 있겠습니까.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당신의 지금 모습이 귀신같은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그가 당신을 따라온 데에는 필시 이유가 있을 겁니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것을 풀어주려는 노력을 해보지 않겠습니까.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내 안에 귀신을 끌어들이는 무언가가 있다면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 무언가를 해결할 사람도 나 자신밖에 없다면서.</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왠지 납득이 되는 말이었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비로소 용기가 생긴 내가 곧 법당을 나서자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밋밋한 얼굴의 남자도 기다렸다는 듯 나타났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러고는 내가 달리자 같은 속도로 따라왔다. </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으스스한 기분은 아까와 다를 바 없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다만 조금쯤 궁금하다는 마음이 생겼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저이는 왜 나를 따라오는 걸까.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러는 사이에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하나는 내 쪽에서 가까이 가지 않는 한 밋밋한 남자는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절대로 거리를 좁혀오지 않는다는 것이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야말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정석이라 해도 좋을 정도였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다른 하나는 그 남자를 나만 볼 수 있는 듯했다는 점이다. </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날 이후로 매일, 내가 산자락 길을 뛸 때면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어김없이 밋밋한 얼굴의 남자가 나타났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위아래로 고개를 까딱까딱 흔들면서.</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뒤를 따라오되 철저히 거리를 두고.</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나는 점점 대담해져서 주위에 사람이 없을 때</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어이 아저씨, 왜 따라와요?” 하고 물어본 적도 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물론 대답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밋밋한 남자에게는 입이 없었으니까.</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러다가 지난 주, 평소보다 일찍 달리기 시작했는데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산자락 입구에서 좌판을 하던 할머니 한 분이</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앗, 하며 눈을 크게 뜨고 내 뒤를 바라보았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 할머니에게는 하얀 어깨띠의 남자가 보였던 것이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나는 재빨리 그쪽으로 가서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할머니는 저놈이 보이시지요?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저놈은 누굽니까.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이렇게 해서 나는 수수께끼의 답에 이르렀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는 이곳에서 좌판을 했다고 한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할머니와는 같이 장사를 하는 동료인 셈이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런데 이제 막 두 살 된 딸이 ‘아귀 고뿔’이라 부르며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너 나 없이 두려워하는 돌림병에 걸리고 말았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고약하게도 아귀 고뿔은 쉽게 전염됐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간병하는 사람도 차례차례 쓰러졌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병은 곧 건강했던 남자의 아내에게까지 옮아갔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리하여 두 사람은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던 것이다. </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처자식을 장사지낸 그는 전혀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목구멍이 포초청이라 날마다 좌판을 펼쳤지만</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남자는 아침부터 밤까지 울기만 했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누가 어떻게 위로해도 소용이 없었다. </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러자 함께 좌판을 하던 사람들은 보다 못해</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위로할 뿐만 아니라 설교를 하게 되었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울지 마라, 정신 똑바로 차려라.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하지만 그는 회복하지 못했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가족을 장사지낸 날로부터 보름 후 그는 숨을 거두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평소 사용하던 하얀 어깨띠를 걸고 목을 매달았다고 한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한데 그가 죽고 사십구일 후에 묘한 일이 일어났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하얀 어깨띠를 맨 그가 그늘에서 스윽 나타났던 것이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러고는 이목구비가 없는 얼굴로 좌판 쪽을 향한 채</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멍하니 있다가 누군가 물건을 사러 오면 휙 사라졌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하지만 곧 다시 나타났다. 밤이고 낮이고 상관없이.</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무엇을 하는 건 아니다. 그저 나올 뿐이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할머니의 설명으로 나는 저간의 사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가족을 잃고 울며 지내던 그를 처음에는 위로해 주던</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사람들도 점차 그를 꾸짖기 시작했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처자식의 극락왕생을 위해서도 정신 똑바로 차리라는 격려는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옳은 말이지만 마음이 부서져 눈물을 멈출 수 없게 된</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에게는 가혹한 질타였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도 나름대로 그만 울자고 마음먹었으리라.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으리라.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하지만 아무리 해도 눈물이 멈추지 않자</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목숨을 끊어서 울음을 멈추기로 한 것이 아닐까.</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러고는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헤매다가</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를 위로하거나 격려해 준 사람들 앞에 얼굴을 내밀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울지 않는 얼굴을. 눈썹도 눈도 코도 입도 없어서</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울려 해도 울 수 없는 얼굴을.</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거기에 무슨 원한이나 분노가 있으랴.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오히려 바보 같은 정도로 정직한 반성이 있는 게 아닐까.</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자, 이제 울음을 멈추었습니다. 울지 않지요. 이제.</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얼굴이 없으니까.</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참으로 애틋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위로해 주고 싶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나는 마음만 먹으면 멱살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러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는데.</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그러자 놀랍게도 그의 입이, 다음으로 코가,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눈물에 젖은 뺨 위로 두 눈이 천천히 나타났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가 입을 반쯤 벌리고 아아, 아아, 하며 소리를 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끊임없이 머리를 위아래로 까딱까딱 흔들면서.</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눈, 코, 입을 잃고 나서도 내내 울고 있었던 것이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남자는 한참 동안 나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아아, 죄송합니다. </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라는 말을 남기더니 사라져 버렸다.</span> </p> <p> <br></p> <p> <span style="font-size:16px;">마치 촛불을 끈 것처럼. 흔적도 없이.</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그가 있던 자리에는 덩그러니 하얀 어깨띠만 남았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글씨가 쓰여 있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이번 명절은 집에서 쉬세요. 잘못하면 저랑 만납니다.”</span> </p> <p> </p> <p class="바탕글"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style="font-size:16px;">이상,</span> </p> <p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p> <p class="바탕글"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style="font-size:16px;">추석을 앞두고 <눈물점>을 연성해 본</span> </p> <p class="바탕글"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style="font-size:16px;">마포 김 사장 드림. </span> </p> <p> </p> <p> <span style="font-size:16px;">덧)</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추석 연휴 기간 휴가지의 객실은 만석. 이런 때일수록</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다른 놈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집에 머물겠다’는</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독야청청적 자세가 필요하다 사료되는 바입니다.</span> </p> <p> <span style="font-size:16px;">즐거운 추석 보내시길. </span> </p> <p> <span> </span> </p> <p class="바탕글"> <br></p> <p> <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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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23 03:53:26  117.111.***.250  발만동동  44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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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20/09/24 01:53:12  212.95.***.78  오지리  77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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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20/09/25 03:16:58  59.4.***.146  눅눅한정글숲  138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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