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p> <p><br></p> <p>동네 잔칫날 형이랑 형의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다.</p> <p><br></p> <p>그다지 모범생은 아니었던 형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 아지트로 삼고 있던 폐병원이 있었다.</p> <p><br></p> <p>지역에서는 심령 스팟으로 유명했지만, 형보다 몇 기수 위의 선배들이 아지트로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담력을 시험하러 오는 사람은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p> <p><br></p> <p><br></p> <p><br></p> <p>병원의 안은 완전히 황폐해져서 정리는 하나도 되어 있지 않았다.</p> <p><br></p> <p>여기저기 진찰 도구나 서류가 널려 있어, 마치 야반도주라도 한 것 같은 모양새였다.</p> <p><br></p> <p>어느 밤, 형은 평소처럼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p> <p><br></p> <p><br></p> <p><br></p> <p>그러다 형이 혼자서 복도를 걷고 있는데, 어떤 방에서 [이리로 오세요.] 라는 말이 들렸다고 한다.</p> <p><br></p> <p>무엇인가 싶어 문을 열었더니, 그 곳은 진찰실이었다.</p> <p><br></p> <p>그리고 방 가운데의 책상 위에는 고양이가 살짝 앉아 있었다는 것이다.</p> <p><br></p> <p><br></p> <p><br></p> <p>형이 누가 말한 것인가 싶어 갸우뚱거리고 있는데, [부디 앉아주시지요.] 라고 고양이가 말했다고 한다.</p> <p><br></p> <p>왜인지 모르겠지만 형은 [아, 진찰을 받아야지.] 라는 생각이 들어 둥근 의자를 끌어와 고양이 앞에 앉았다고 한다.</p> <p><br></p> <p>고양이는 형의 건강 상태에 관해 여러가지를 물었고, 형은 하나하나 성실하게 대답했다.</p> <p><br></p> <p><br></p> <p><br></p> <p>문진이 끝나자, 고양이는 형에게 [당신말이죠, 턱에 종양이 있네요. 이건 입원해야만 합니다.] 라고 말했다.</p> <p><br></p> <p>형은 [네? 입원은 좀 곤란한데...] 라고 당황해서 대답했다고 한다.</p> <p><br></p> <p>그러자 고양이는 여러가지 의학 용어를 말하면서 입원하도록 계속 설득했다고 한다.</p> <p><br></p> <p><br></p> <p><br></p> <p>형도 그 이야기를 듣다보니 마음이 움직였고,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알겠습니다. 그럼 입원 수속을 부탁드릴게요.]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p> <p><br></p> <p>그리고 바로 그 때, 문을 열고 선배가 들어왔다.</p> <p><br></p> <p>그 선배의 말에 의하면 복도를 걷고 있는데 문 안 쪽에서 형의 목소리가 들렸다는 것이다.</p> <p><br></p> <p><br></p> <p><br></p> <p>혼잣말이라도 하는 건가 싶었지만, 누군가의 이야기에 계속 장단을 맞추고 있는 것이었다고 한다.</p> <p><br></p> <p>하지만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기에 의심스러워서 문을 열었더니, 의자에 앉아 고양이를 보고 이야기 하는 형이 있었다는 것이다.</p> <p><br></p> <p>고양이는 선배의 모습을 보자 바로 도망쳐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p> <p><br></p> <p><br></p> <p><br></p> <p>형은 그 순간 정신이 들고, 그제야 고양이가 말했다는 것과 자신이 진찰을 받은 것에 경악했다.</p> <p><br></p> <p>하지만 그 날 밤은 그대로 아무 일도 없었고, 형은 새벽에 집으로 돌아왔다.</p> <p><br></p> <p>그 후 형은 어쩐지 폐병원에 가는 것이 꺼려져서, 같이 사건을 목격한 선배와 함께 폐병원에 가는 것은 되도록 삼가하고 있었다.</p> <p><br></p> <p><br></p> <p><br></p> <p>그리고 반년 후, 치통을 치료하러 치과를 찾았던 형은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p> <p><br></p> <p>X-레이에 작은 종양이 찍혔다는 것이다.</p> <p><br></p> <p>예전에 찍었던 X-레이와 비교해 보았을 때 약 1년 정도 된 것 같다는 말이었다.</p> <p><br></p> <p><br></p> <p><br></p> <p>형은 고양이가 말했던 것이 사실이었나 싶어 깜짝 놀랐다고 한다.</p> <p><br></p> <p>결국 형은 큰 대학 병원에 가서 10일 정도 입원하며 턱의 종양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p> <p><br></p> <p>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형의 병문안을 갔던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p> <p><br></p> <p><br></p> <p><br></p> <p>다행히 종양은 양성이었고, 그 후 재발하는 일 없이 형은 건강히 살고 있다.</p> <p><br></p> <p>형은 고양이가 종양을 주의하라고 알려준 것이라며 감사해했고, 폐병원에 고양이 사료를 잔뜩 사와 놓고 왔다고 한다.</p> <p><br></p> <p>그렇지만 나는 형의 이야기에 납득할 수 없었다.</p> <p><br></p> <p><br></p> <p><br></p> <p>만약 그 때 선배가 문을 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p> <p><br></p> <p>고양이에게 설득당한 형이 그대로 입원을 했다면 무슨 일이 있었을지 모르는 것 아닌가?</p> <p><br></p> <p>애초에 고양이가 말하는 입원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p> <p><br></p> <p><br></p> <p><br></p> <p>나에게는 아직도 그 사건이 기묘한 공포로 남아있다.</p> <p> </p> <p> </p> <p>-댓글</p> <p> </p> <p> </p> <p>iska 2011.08.05 00:09 신고</p> <p>오오.. 만약 수술을 받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 궁금하네요.</p> <p>그나저나 저런 고양이가 있다면 평생 건강검진은 안받아도 되겠네요.</p> <p>고양이님.부디 저희집에 와주세요~</p> <p> <br></p> <p> <br></p> <p> <br></p> <p>댓글 2011.08.05 01:52 신고</p> <p>고양이선생님 착하네요 입원했으면 아마 돈안들이고 병을 고쳤을지도ㅎㅎ 항상 잘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p> <p> <br></p> <p> <br></p> <p> <br></p> <p>starmine 2011.08.08 17:41 신고</p> <p>고양의 의사에, 고양이 간호사에, 고양이 간병인까지!!</p> <p> <br></p> <p>다만 밥이 사료...</p> <p> <br></p> <p> <br></p> <p> <br></p> <p>고양고양 2011.09.01 16:12 신고</p> <p>못된고양이 같지는 않은데 종양도 알려주고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뭐 만약에 입원햇더라도 해가되지는 않앗을까 생각은 듭니다</p> <p> <br></p> <p> <br></p> <p> <br></p> <p>dd 2011.10.14 14:01 신고</p> <p>메스가 아닌 손톱으로 푸슉 서걱서걱.... 마취 안하고... 후처리는 혀로 핥는걸로... 후덜덜...</p> <p> <br></p> <p> <br></p> <p> <br></p> <p>역주행 2015.08.25 04:16 신고</p> <p>와 진짜 소름돋네요 폐병원에서 고양이가 수술을 하면 분명 죽었을꺼 같습니다 동생이 느낀 기괴한 감정이 왠지 맞는듯</p> <p><br></p> <p><br></p> <p><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381?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s://vkepitaph.tistory.com/381?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