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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1816
    작성자 : song
    추천 : 12
    조회수 : 875
    IP : 118.38.***.234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9/19 13:47:07
    http://todayhumor.com/?panic_101816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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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여름 황혼녘, 나는 무더운 아파트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습니다.


    꿈속에서 나는 저녁에 조깅을 하고 있었습니다.




    도중에 고향에서 중학교 때 같은 반 친구의 부모님이 운영하던 약국의 옆을 지나가게 되었죠.


    처마 밑에 몇 명의 사람이 모여서 유리창을 통해 가게 안을 들여다 보며 수군수군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가게 안은 불은 켜 있지 않았지만, 바닥이 완전히 내려 앉아 사라져 있었고 거기에서 창백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 빛은 바닥이 있던 장소를 가득 채운 증기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자 사람들이 수군대던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사라진 바닥 속에서 몇개의 검은 구체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다시 안으로 가라앉기를 반복하고 있던 것입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그 구체의 정체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친구 가족의 목이었습니다.


    모든 목은 온화한 표정을 지은 채 마치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목들은 쉬지 않고 완만한 상하 운동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자 안에서 갑자기 목이 하나 더 튀어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목이 다시 내려가지를 않았습니다.




    그 목은 점점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당황한 나는 도망치려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온 목을 자세히 보니 그것은 친구의 목이었습니다.




    나는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그녀의 목과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목에서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소리가 새어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눈과 입에서 검은 액체가 흘러 나왔습니다.




    나는 악몽을 자주 꾸는 편이지만, 그 때는 다른 꿈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잠을 깨고 나서도 그 무서운 이미지가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겨드랑이에는 축축한 땀이 계속 흐르고, 가슴을 조여오는 감각도 시간이 지날 수록 강해졌습니다.




    나는 다음날 아침 고향에 전화를 했습니다.


    그 친구에게 무언가 안 좋은 일이라도 일어나지 않았나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다만 그녀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내가 그 꿈을 꾸던 시간에, 그녀는 이불 속에서 차게 식어 있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절규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출처: https://vkepitaph.tistory.com/389?category=348476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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