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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1640
    작성자 : 바젤넘버나인
    추천 : 16
    조회수 : 2250
    IP : 121.167.***.89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20/07/07 08: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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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수수밭의 추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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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수수밭의 추격자



    깊은 밤

    옆 농장에서 일하는 노예가 남자를 찾아왔습니다.

    도망간 노예를 찾아달라는

    농장 주인의 요청을 전달하기 위해 달려온 노예…

    농장 주인의 횡포가 더욱 심해진 걸 까

    도망친 노예를 잡은 지 두 주가 채 지나지 않았지만

    도망친 대가에 대한 확실한 본보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노예가 도망친 것이었습니다.

    노예의 안내로 농장에 도착한 남자는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밭과 마주쳤고

    한 밤에 옥수수밭에서의 추격이라…

    남자의 얼굴에 잔인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남자는 자신의 키를 훌쩍 넘는 옥수수밭으로 들어갔고

    칠흑 같은 어둠에 금세 익숙해진 두 눈은

    도망친 노예를 찾아 미세한 흔적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발소리를 죽이고 옥수수밭을 수색하던 남자는

    옥수수 잎에 묻은 피를 발견했습니다.

    도망친 노예는 상처 입은 것이 틀림없었고

    농장 주인의 가학적인 성격을 익히 아는 남자는

    노예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머릿속에 그리며

    추격을 계속했습니다.

    하지만

    추격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꺾인 옥수수 줄기들과 바닥에 흘린 피로 보아

    도망친 노예는 생각보다 깊은 상처를 입은 게 틀림없었고

    남자의 추측을 증명이라도 하 듯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헐떡이는 노예를

    발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기나긴 밤이 될 것을 기대했건만…

    손쉽게 끝나버린 사냥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쓰러진 노예에게 다가간 남자는

    바닥에 얼굴을 묻고 헐떡이는 노예를 발로 밀쳤습니다.

    노예가 옆으로 쓰러지자

    달빛에 환히 드러난 창백한 얼굴…

    앳된 얼굴을 한 노예는

    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소년이었습니다.

    하지만

    노예의 얼굴을 본 남자는

    엄습하는 두려움에 두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닥에 쓰러져 피 흘리며 죽어가는 소년은

    노예가 아닌

    농장 주인의 아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농장 주인의 가학적인 행태를 더는 참지 못한 노예들은

    농장 주인과 그의 가족들을 살해했습니다.

    하지만

    농장 주인의 아들은 가까스로 위험을 피해 도망쳤고

    노예들은 남자를 이용해

    농장 주인의 아들을 찾은 것이었습니다.

    그때

    하나 둘씩 옥수수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노예들…

    자신을 바라보는 노예들의 싸늘한 시선과 마주친 남자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건

    도망친 농장 주인의 아들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jwlee2717

    칼리나드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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