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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1045
    작성자 : 다른이의꿈
    추천 : 4
    조회수 : 644
    IP : 104.158.***.13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12/28 03:47:48
    http://todayhumor.com/?panic_101045 모바일
    [중편] 이상한 나라의 알리스 (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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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7.<br><br>은우를 만나고 아르바이트를 마친 철수는 늦은 저녁이 되어서 자신의 원룸에 돌아왔다.<br><br>원룸에 들어오자마자 컴퓨터부터 확인했다. <br><br>대화창을 열자 알리스는 은우가 건강해 보이는지부터 물었다. <br><br>철수가 골수 이식을 받아 병이 완치되었다고 말했고, <br><br>알리스는 다행이라며 기뻐했다. <br><br>잠시 망설이던 철수는 말했다.<br><br>(그런데.... 너는 그때 수술이 끝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고......)<br><br>철수가 다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망설이는 사이 알리스의 글이 쓰여졌다.<br><br><내 몸의 장기는 잘 기증되었대?><br><br>(알고 있었구나. 정말 네가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한 거야?)<br><br><맞아. 잘됐어. 정말 잘됐어.><br><br>(네가 다시 돌아갈 몸이 없어져서 실망할 줄 알았는데...)<br><br><내 몸을 그대로 뒀으면, 머리에 종양이 퍼져서 죽었을 거야.><br><br>(그럼 왜 물어보라고 한 거야?)<br><br><응? 뭘 물어보라고 해?><br><br>(네 몸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했잖아.)<br><br><아.. 그건.. 그냥 궁금했어.><br><br>알리스의 대답에 철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br><br>그렇게 강조하던 중요한 부탁 치고는 알리스의 반응이 미적지근하다고 생각했다. <br><br>그때 알리스의 글이 쓰여졌다. <br><br><은우 예쁘지?><br><br>철수는 피식 웃으며 키보드를 두드렸다.<br><br>(네 말대로 정말 눈에 띄는 미인이더라.)<br><br><좋았겠네. 하하.><br><br>(좋기는.. 가시 방석이 따로 없었어. 사촌동생이라고 거짓말한 것도 걸리고.. 나중에 설명하겠다는 말을 열 번은 한 것 같다.)<br><br><그랬구나. 고마워.><br><br>철수는 망설이다 물었다. <br><br>(그런데.. 네 친구.. 정말 만나지 않을 거야?)<br><br>한참이 지나 알리스 글이 쓰여졌다. <br><br><솔직히 잘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할지.. 좀 더 생각해 보려고.><br><br>(참.. 혹시 너 혈액형이 뭐야?)<br><br><B형인데.. 혈액형은 왜?><br><br>(네 친구가 물어봤어.)<br><br><은우가? 내 혈액형을? 왜 물어봤지?><br><br>(혈액형으로 성격 맞추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br><br><그래?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내 성격 맞춰서 뭐하려고..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혹시 은우가 혈액형 관련해서 다른 이야기 한 건 없어?><br><br>(아.. 골수 이식을 받고서 자기 혈액형이 바뀌었다고 그랬어. 골수 이식을 받으면 혈액형이 바뀌는 일이 종종 있다고 그러더라구.)<br><br><은우 혈액형이 어떻게 바뀌었는데?><br><br>(B형으로 바뀌었다고 그랬어. 원래는 A형이었고.)<br><br>한참이 지나서야 알리스의 글이 쓰여졌다.<br><br><알려줘서 고마워. 별로 특별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 그런데 시간이 많이 늦었다. 너도 이제 쉬어야지.><br><br>(그래..)<br><br><br><br><br><br>다음날. <br><br>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마친 철수는 USB 케이블을 컴퓨터에 연결했다.<br><br>대화창이 열리며 알리스의 글의 쓰여졌다.<br><br><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만날 여자 친구는 있어?><br><br>(여자 친구는 얼마 전에 헤어졌어.)<br><br><슬픈 크리스마스를 보내겠구나. 그런데.. 왜 헤어졌는데?> <br><br>철수는 잠시 고민하다 키보드를 두드렸다. <br><br>(나 곧 군대 가거든. 그래서 여자 친구랑 미리 헤어지기로 했어.)<br><br><음.. 이런 말 하기 좀 미안하지만.. 여자 친구 맞아? 너 혼자 사귄다고 생각한 거 아니야? 하하.><br><br>(하하. 그런가? 1년 반 정도 사귀었으니까 여자 친구가 맞겠지.)<br><br><너도 그렇고, 네 여자 친구도 그렇고. 정말 쿨하구나.><br><br>쿨하다는 표현에 철수는 은우와의 대화가 떠올라 웃음을 지었다.<br><br>(너랑 네 친구랑 많이 닮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br><br><왜?><br><br>(데자부라고 그러나? 어제 네 친구와 이야기하던 느낌이 들어서.)<br><br><그렇구나.><br><br>잠시 침묵이 흐르고 알리스의 글이 쓰여졌다. <br><br><이곳에 의식이 갇히고.. 나는 가끔 은우의 몸에서 다시 살아가는 상상을 하곤 해.><br><br>고개를 갸우뚱하며 철수는 물었다. <br><br>(그게 무슨 말이야?)<br><br><의식만 남아있는 나에게 몸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그런 상상을 한다는 말인데..><br><br>(어떤 상상을 하는데?)<br><br><의식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 주로 느끼는 감각 같은 것들이지..><br><br>(예전에 네가 말한 눈을 감고 밥을 먹는 것처럼?)<br><br><맞아. 맛보고, 냄새를 맡고, 보고, 듣고, 그리고 손으로 느끼는 그런 것들..><br><br>(특별히 느끼고 싶은 것들이 있어? 듣고 싶은 음악이나.. 먹고 싶은 음식 같은 것들?)<br><br><그런 꼭 기억하고 싶은 느낌들은 수술을 받기 전 해봤어. 그리고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고... 그런데 지금은 사소한 것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찬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느낌, 숨 쉬는 느낌, 이런 사소한 느낌들을 집중해서 느껴보지 않은 것이 후회가 돼. 그리고 몸이 아픈 느낌 역시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아쉬워.><br><br>철수는 알리스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br><br>(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내가 그런 느낌을 너에게 설명을 해준다거나...)<br><br><글쎄.. 말로 설명된 표현으로는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은데.. 그래도 말이라도 고마워.><br><br>(그래.)<br><br>철수는 자신이 주제넘게 나섰다는 생각이 들었다.<br><br>잠시 침묵이 흘렀고 한참이 지나서 철수가 말했다.<br><br>(나 한 일주일 동안 어머니 집에 다녀올 생각이야.)<br><br>철수의 말의 기다렸다는 듯 알리스의 글이 쓰여졌다.<br><br><나도 혼자 생각하고 싶은 것들이 좀 있었는데, 잘 됐다. 혹시 네 컴퓨터를 여기에 두고 갈 수 있어?><br><br>(지난번처럼 전원을 켠 상태로?)<br><br><응. 그러면 돼. 고맙고.. 잘 다녀오고 우리는 새해에 만나겠구나. 안녕.><br><br>(그래, 다음 주에 만나.)<br><br>철수는 노트북의 전원 설정을 꺼지지 않게 바꾸었다.<br><br>그리고 옷장을 열어 캐리어 가방을 꺼내어 짐을 싸기 시작했다. <br><br><br><br><br>8.<br><br>공주 고향 집에 도착했을 때 철수는 평소보다 피곤하다 느꼈다. <br><br>철수는 저녁 식사도 거르고 샤워만 간단히 한 후 일찍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br><br>그렇게 잠이 들었다가 이른 새벽 오한으로 잠에서 깼다. <br><br>열감기인 듯했다. <br><br>갈증으로 침대 옆으로 내려 일어난 철수는 다리에 힘이 풀려 다시 침대에 주저앉았다. <br><br>잠시 앉아있던 철수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가 물을 마셨다. <br><br>갈증 탓인지 철수는 물이 달달하게 느껴졌다. <br><br>철수는 어머니가 깰까 조심스럽게 거실의 수납장들을 확인했다. <br><br>오한으로 온몸을 덜덜 떨고 있던 철수는 해열제 찾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방 침대 이불속으로 들어왔다. <br><br>문득 알리스의 말이 떠올랐다. <br><br>아픈 게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br><br>철수는 열나고 아픈 것을 한 번 느껴보기로 했다. <br><br>철수는 으슬으슬한 느낌에 집중했다. <br><br>으슬거리며 오한이 오는 느낌은 몸의 피부에서 시작하는 것 같았다. <br><br>철수는 몸에 오한이 올 때마다 피부에서 지릿거림을 느꼈다. <br><br>오한이 시작하는 순간 전기에 감전된 것 같이 지릿거리는 느낌은 이불 밖에 나와있는 오른쪽 귀 아래에서 시작해 피부를 타고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br><br>그렇게 전기의 흐름 같은 오한이 퍼져나가면 곧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br><br>한참을 몸이 주는 느낌에 집중하자 철수는 느껴지는 오한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br><br>오한과 몸의 떨림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몸의 긴장이 풀렸다. <br><br>가빴던 호흡은 느려졌고 철수는 이내 잠이 들었다.<br><br><br><br><br><br>다음날 아침. <br><br>이불속 철수의 몸과 속옷은 땀으로 젖어있었다. <br><br>아직 약간의 두통이 있었지만 열은 많이 내려 있었다. <br><br>철수는 몸을 일으켜 침대에 기대앉아 지난밤의 꿈을 떠올렸다.<br><br>꿈에 철수의 아버지가 나왔다. <br><br>아버지는 철수에게 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 <br><br><br><br><br><br>철수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보고 싶다는 감정 표현을 하는 분이 아니었다. <br><br>하루에 10분 정도. <br><br>세 식구의 아침식사 시간이 아버지와 함께하는 유일한 시간이었다.<br><br>하지만 철수와 아버지 사이에 길게 오가는 대화는 거의 없었다.<br><br>학교에서 별일 없느냐는 물음과 그렇다는 대답이 둘 사이에 가장 흔한 대화였다. <br><br><br><br><br><br>철수는 기분이 좋았다. <br><br>비록 꿈이었지만 아버지에게 보고 싶다는 말을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br><br>어머니와 식사를 마친 철수는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br><br>성탄절 휴일에 어디를 가느냐는 어머니의 물음에 철수는 말했다.<br><br>아버지 묘소에 다녀오겠다고. <br><br><br><br><br><br>철수는 시외버스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창밖을 바라보았다. <br><br>버스가 출발했다. <br><br>창밖에는 이내 시내 건물들이 사라지고 시골 풍경이 시작되었다. <br><br>논두렁 사이 드문드문 남겨진 하얗게 포장된 짚더미가 보였다. <br><br>철수는 멀리 낮게 솟은 야산으로 시선을 옮겼다. <br><br>그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br><br>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 푸른색이었다. <br><br>잠시 후 버는 어느 한적한 정류장에 멈췄다. <br><br>정류장 옆 나무에 앉아있던 까치 한 마리가 철수의 눈에 들어왔다. <br><br>까치는 다가오는 버스에 놀란 듯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br><br>날아오르는 도움닫기가 약했던 탓인지 까치는 날개를 빠르게 퍼덕거렸다. <br><br>나무 아래로 떨어지는 듯하던 까치는 이내 균형을 잡고 여유로운 날갯짓으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br><br>그리고 잠시 후 날개를 쭉 펼치고 논두렁 아래를 향해 활강했다. <br><br>내릴 자리를 정한 까치는 공기를 앞으로 밀어내는 날갯짓을 하며 두 다리를 앞으로 쭉 뻗어 땅에 내려앉았다. <br><br><br><br><br><br>버스에서 내린 철수는 아버지의 묘소를 향해 걸었다. <br><br>버스의 엔진 소리가 점차 멀어져 가면서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이 선명해졌다. <br><br>멀리 들려오는 새소리. 
<br>바람에 마른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br><br>산길을 오르며 거칠어지는 자신의 숨소리. <br><br>철수는 숨소리에 집중했다. <br><br>같은 듯했지만 숨을 들이쉬는 소리와 내쉬는 소리가 달랐다. <br><br>입으로 쉬는 숨과 코로 드나드는 숨소리가 또 조금씩 달랐다. <br><br>잠시 후 철수는 발아래 자박자박 낙엽 밟히는 소리에 집중했다. <br><br>반복되는 발자국 소리 역시 낙엽을 밟는 소리와 흙을 딛는 소리가 확연히 다르게 느껴졌다.<br><br><br><br><br><br>아버지의 묘소.<br><br>고모가 다녀간 흔적이 남아있었다. <br><br>지난달 아버지 기일이 얼마 지나지 않아 다녀간 듯했다. <br><br>아버지의 묘를 향해 절을 한 철수는 무덤을 등지고 자리에 앉았다. <br><br>추운 날은 아니었지만 산 중턱으로 불어오는 12월의 겨울바람은 제법 차가웠다. <br><br>철수는 산을 오르며 벗었던 외투를 다시 입고 지퍼를 올렸다. <br><br>아직 열감기의 미열이 남아있던 터라 철수는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이 시원하다 느꼈다. <br><br>문득 알리스가 해준 말이 떠올랐다. <br><br><br><br><br><br><시각은 강렬한 감각이야. 그래서 눈을 뜨고 있으면 다른 감각이 상대적으로 잘 느껴지지가 않거든. 그래서 음식 맛을 볼 때 눈을 감으라고 한 거였어. 그러면 입에서 느껴지는 미각도 코로 느껴지는 냄새도 선명해지거든.><br><br><br><br><br><br>철수는 눈을 감았다. <br><br>바람이 철수의 얼굴을 스쳐서 그의 귀를 타고 머리 뒤쪽으로 흘러가는 것이 느껴졌다.<br><br>바람이 점점 빠르게 불어왔고, <br><br>철수는 바람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흩뜨리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br><br>철수는 그렇게 두 볼이 얼얼해질 때까지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바람을 느끼며 앉아있었다. <br><br>눈을 뜬 철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br><br>그리고 뒤로 돌아 아버지의 무덤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br><br>“아빠, 나 갈게요. 그리고...... 나도 사실.. 아빠가 보고 싶어.”<br><br><br><br><br>9.<br><br>성탄절 다음날.<br><br>철수는 어머니에게 아르바이트 날짜가 바뀌어서 서울에 가야 한다 말했다. <br><br>과외 일정을 바꿀 수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을 때 내심 반가운 마음이 앞선 것이 사실이었다. <br><br>알리스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에 철수는 빈 캐리어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br><br><br><br><br><br>서울로 향하는 버스에서 철수는 메시지를 받았다. <br><br>은우였다. <br><br>'크리스마스는 잘 보냈니?'<br><br>잠시 고민하던 철수는 답장을 적어 보냈다.<br><br>'네. 잘 보냈어요.'<br><br>'혹시 헤어진 여자 친구랑? ㅎㅎ'<br><br>'아니에요. 고향집에서 어머니랑 같이 보냈어요.'<br><br>'흠.. 슬픈 크리스마스를 보냈구나.<br><br>'ㅎㅎ 그런가요?'<br><br>'그럼 서울에 없겠네.'<br><br>'지금 가는 길이에요.'<br><br>'KTX? 서울역?'<br><br>'고속버스요.'<br><br>'그럼 고속버스터미널로 오는 거야?'<br><br>'네.'<br><br>'정말? ㅎㅎ 나 지금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 왔거든.'<br><br><br><br><br><br>은우는 철수의 커다란 캐리어 가방을 가리켰다. <br><br>"무슨 짐을 그렇게 많이 가지고 다녀?"<br><br>"아.. 이거 빈 가방이에요. 이제 고향집으로 조금씩 짐을 옮겨야 하거든요."<br><br>은우는 철수가 곧 입대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br><br>"아- 맞다. 그렇구나."<br><br><br><br><br><br>둘은 식당을 찾았고, 밥을 먹으며 은우가 말했다.<br><br>"나 사실 너에게 거짓말을 했어."<br><br>"네?"<br><br>"아까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 있었다는 말.. 거짓말이었어."<br><br>철수는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은우에게 말했다.<br><br>"뭐, 괜찮아요. 그런데 왜.. 그런 거짓말을 했어요?"<br><br>"그냥 널 만나고 싶어서."<br><br>은우의 말에 철수는 놀란 표정으로 은우를 바라봤다. <br><br>은우는 짓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br><br>"그런데 너 얼굴이 조금 빨개진 것 같은데?"<br><br>"아.. 아니에요."<br><br>철수는 수저를 내려놓고 두 손을 모아 자신의 얼굴을 문질렀다. <br><br>은우는 그런 철수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br><br>"지난번 너도 거짓말을 했으니까 우리 이제 쌤쌤인 거지?"<br><br>"하하. 그런가요?"<br><br>"사실 너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그런 건데.."<br><br>"어떤 이야기요?"<br><br>은우는 철수의 물음을 무시하고 자신이 하던 이야기를 계속했다. <br><br>"그런데 나는 너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잖아. 네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나에게 접근한 것일 수도 있는 거고.."<br><br>은우는 두 눈을 얇게 뜨고 철수를 바라보았고, <br><br>철수는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br><br>"듣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br><br>"그런데도.. 예전에 나 골수이식 받았을 때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 나도 왜 너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지 모르겠는데.. 내가 원래 그래.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해야 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br><br>은우는 철수를 향해 씽긋 웃어보였다. <br><br><br><br><br><br>7년 전 알리스가 죽었을 때 은우는 친구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br><br>2만 명 중 한 명의 확률.<br><br>유전자 검사 결과 은우와 골수 조직의 항원이 일치하는 기증자가 나타났고, <br><br>기증자의 사정으로 이식 수술 일정이 촉박하게 잡혔기 때문이었다. <br><br>수술은 성공했고 은우는 빠르게 회복했다. <br><br>기증자가 원지 않으면 환자는 골수 기증자가 누구인지 알 길이 없었다. <br><br>병원을 통해 편지는 남길 수 있었기에 수술이 끝나고 은우는 감사 편지를 적어 보냈다.<br><br>그 후로 은우는 기증자에게 매년 꼬박꼬박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을 받는 적은 없었다.<br><br><br><br><br><br>은우는 철수에게 물었다.<br><br>"왜 답장이 없는 걸까?"<br><br>"글쎄요."<br><br>"네가 기증자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네가 죽기 직전의 한 소녀를 살렸어. 그리고 그 소녀가 매년 너에게 감사 편지를 보낸다면... 답장을 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br><br>철수는 고개를 저었다. <br><br>"그렇다면 답장을 하지 못한다는 말인데... 답장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br><br>철수는 다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br><br>"잘 모르겠어요."<br><br>은우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돌려 식당 창밖을 바라보았다.<br><br>잠시 후 그녀는 입을 열었다. <br><br>"알리스는 죽기 전 검사를 많이 받았어. 유전자 검사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어. 그런데 무슨 검사인지 내가 물어도 알려주지 않았거든. 연명치료를 받는 환자가 무슨 검사를 그렇게 많이 받았는지 나는 아직도 궁금해."<br><br>철수는 알리스의 혈액형과 은우의 바뀐 혈액형이 같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br><br>"그럼... 혹시.. 누나가 알리스의 골수를 이식 받았다고 생각하는 건가요?"<br><br>은우는 대답 대신 미소를 지어 보였다. <br><br><br><br><div>(다음편에 계속..)</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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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2/28 22:15:52  178.115.***.253  오지리  770642
    [2] 2019/12/31 16:17:55  175.223.***.65  GRATIA  25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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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20/01/12 10:44:51  141.101.***.18  바람의약속s  11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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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자 이야기] 이노카시라 공원 토막 살인사건 창작글 Mysterious 24/02/11 13:02 383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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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자 이야기] 미제 사건인데 미제 사건이 아닌 맥켈로이 살해사건 창작글 Mysterious 24/02/06 20:29 374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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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자 이야기] 세계 평화를 위해 링컨을 능가했다는 사이코패스 창작글 Mysterious 24/02/06 20:27 367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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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자 이야기] 변호사, 모델 출신인 약혼자를 살해한 재벌 2세 창작글 Mysterious 24/02/03 22:19 375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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