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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1009
    작성자 : neptunuse
    추천 : 13
    조회수 : 2214
    IP : 49.174.***.79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9/12/11 12:36:59
    http://todayhumor.com/?panic_101009 모바일
    역귀
    옵션
    • 창작글
    https://youtu.be/aOYmvNRSi4g

    한 남자가 꿈속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숨이 턱에 닿을듯 달리는 와중에도 그의 입에선 쉴새없이 비명이 흘러 나왔다.

    그런 그를 무언가 끔찍한 것이 뒤쫒고 있었다.

    그건 악몽 따위로는 표현하기 부족할 정도로 공포스러운 모습이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역병들을 한사람 몸에 다 담은 듯 끔찍했다.





    기령은 식은 땀을 흘리며 눈을 떳다.

    이미 날이 밝았는지 창호문 너머로 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대충 훑어내고는 갈증이 났는지 머리맡에 있던 물그릇을 들어 순식간에 비워냈다.

    방금전까지 무서운 꿈을 꾼것 같았는데 전혀 기억을 할 수 없었다.

    잠시 기억을 더듬던 그는 이내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떨쳐 버렸다.

    그저 며칠간 맷돼지를 잡는다며 설쳐된 탓에 피곤해서 나쁜꿈을 꾼거라 생각했다.

    “기령이 일어났는가?”

    “네 어르신. 일어났습니다.”

    밖에서 들리는 노인의 목소리에 기령은 황급히 옷을 챙겨입고는 밖으로 나갔다.

    “몸은 괜찮은가? 안색이 영 안좋구만. 요새 좀 무리한건 아닌가 싶네만.”

    “아닙니다, 어르신. 괜찮습니다.”

    어르신이라 불린 노인은 마을 이장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왜소하고 병약해 보이지만 눈빛 하나 만큼은 호랑이를 연상시킬 정도로 강렬했다.

    조선 최고의 사냥꾼이라 자부하는 기령조차도 이장과 눈만 마주치면 이상할 정도로 쩔쩔매게 되었다.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구만. 알겠지만 이제 기일이 얼마 남지 않았네.

    혹여나 쓰러지기라도 해서 제때 준비를 못한다면 선처를 바랄 수 없을테니 명심하게.“

    “잘 알고 있습니다. 어르신. 문제 없이 준비 하겠습니다.”

    “그래야지. 매번 얘기하지만 자네는 우리 마을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인재야.

    내가 직접 자네를 지목하는 불상사는 없었으면 하네.“

    기령은 몸이 바닥으로 꺼지는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황망히 머리를 조아렸다.

    “그나저나 오늘은 자네에게 부탁이 있어서 왔네. 괜찮겠는가?”

    “네 어르신 말씀만 하십쇼.”

    “그래. 다른게 아니라 마을 어귀에 있는 울타리 말이야

    수리가 필요할거 같은데 일손이 조금 부족하네.

    해줄 수 있겠나?“

    “물론입니다. 어르신 곧 가서 손보겠습니다.

    그런데.... 울타리가 망가졌다는건.....”

    기령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이장은 눈을 감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도 역귀가 내려온겁니까?”

    “그래. 놈이 또 마을경계까지 내려와 울타리를 넘으려 했지.

    다행히 경계를 서고 있던 녀석들이 잘 쫒아냈네만 오늘안에 수리가 필요하네.“

    기령은 한기를 느끼며 멀리서 보았던 역귀의 모습을 떠올렸다.

    역병을 옮기고 다닌다는 그것은 이름대로 온갖 추악한 병들을 한몸에 받은 듯한 모습이었다.

    멀리서도 그것의 악취를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의 울음소리는 고통에 울부짖는 병자의 비명 같았다.

    “아무튼 간에 부탁좀 하겠네. 

    잘 알겠지만 우리마을이 역병으로부터 무사한건 다 역귀를 잘 막아내서네.

    저놈이 마을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우리 마을도 역병이 퍼지고 말게야.

    그렇게 되면 모두 죽은 목숨이니, 내 자네만 믿겠네.

    경비대들도 쉴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마을 수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장 휘하 경비대가 매일밤 경계를 서며 역귀를 쫒아내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경비대는 모두 아낌없는 지원을 받으며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기령역시 언젠가는 이 경비대에 들어가길 꿈꾸고 있었다.

    "네. 어르신 염려 마십시오.“

    “그리고 한번 더 당부하네만. 절대 늦지 말게.”

    그렇게 말한 노인은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기령은 이제야 숨통이 트이는지 크게 한숨을 쉬고는 곳간에서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울타리를 빨리 수리해야 사냥을 나갈 수 있다.

    이번 달에는 마을 세금의 반 밖에 채우지 못했다.

    혹여나 기일을 제때 맞추지 못한다면 마을 밖으로 추방 되버리고 말것이다.

    훌륭한 이장덕에 역귀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는 이 마을과는 달리

    전국은 지금 역병으로 인해 사람이 파리처럼 죽어나가고 있었다.

    이곳에서 쫒겨 났다간 다른 마을에 당도하기도전에 역병에 걸려 비참하게 죽을 것이 뻔했다.

    기령은 그런 일만은 어떻게든 막고 싶었다.








    “염병! 오늘은 토끼새끼 하나 안보이네.”

    기령은 텅 비어있는 덫을 보며 욕지거릴 뱉어냈다.

    아무것도 잡지 못했는데 벌써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평소라면 포기 하고 돌아갔겠지만 아침에 이장님이 했던 말도 있고 해서 마음이 급해졌다.

    기령은 꿩 한마리라도 잡아 돌아가리라 마음먹고는 좀 더 깊은 산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짐승의 흔적을 쫒아 산을 오르다 보니 금세 어둑어둑 해졌다.

    해가 완전히 떨어져 앞을 분간할수 없을 때까지 산을 헤메고 다닌 기령이 잡을 수 있었던건

    토끼 한 마리와 뱀 한 마리였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빈손보다는 나았다.

    내일은 뱀술이라도 담가서 이장님께 선물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한 기령은 횃불을 붙이기 위해 나뭇가지를 꺽었다.

    그 순간. 어디선가 끔찍한 악취가 풍겨왔다.

    기령은 즉시 소리를 죽인채 그 자리에 웅크렸다.

    잠시 귀를 기울이자 멀지않은 곳에서 기묘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그것은 울음소리라기 보단 고통에 찬 신음소리에 가까웠다.

    열심히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어두운 산속은 근처의 윤곽만 간신히 볼 수 있을 뿐이었다.

    기령은 단도를 빼서 단단히 쥐고는 가만히 소리에 집중했다.

    냄새는 점차 진해지고 있었고 이제 바스락 거리는 발걸음 소리 역시 들을수가 있었다.

    단검을 쥐고 있는 기령의 손에서 땀에 배어 나왔다.

    견딜수 없을 정도로 지독해지는 냄새에 코를 틀어막은 기령은 눈을 가늘게 뜨고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곧 지척 거리에 있는 커다란 형체를 발견했다.

    키는 보통 사람보다 조금 더 클 뿐이었지만 몸체는 살덩이를 잔뜩 뭉쳐 놓은듯 두꺼웠다.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몸은 온갖 고름과 상처와 진물로 범벅이 되어있을게 뻔했다.

    팔은 축 늘어진채 힘없이 흔들리고 있었고 짤막하지만 두꺼운 다리는 

    비틀거리면서도 용케 넘어지지 않고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역귀...’

    예전에 먼발치에서 봤던 그 모습이었다.

    기령은 우선 움직이지 않고 녀석이 지나가길 기다려 보기로 했다.

    역귀란 녀석도 머리 같은게 있기는 했지만 역시나 몸통처럼 엉망이기에 눈이 좋지 않을것 같았다.

    기령은 사냥하던 때의 감각을 살려 역귀가 자신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하도록 숨을 죽였다.

    역귀가 자신을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가길 바랬지만 기령의 바람은 금세 깨져 버리고 말았다.

    잠시 멈추는가 싶었던 역귀는 갑자기 새된 비명을 지르며 기령의 방향으로 달려왔다.

    “이런 젠장!”

    기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전력으로 산을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비틀대던 역귀는 달리기 시작하자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

    달리는 토끼도 몰아 잡던 기령을 금세 따라 잡을 기세 였다.

    이대로 가다간 잡힐게 뻔했다.

    기령은 역귀와의 거리를 가늠하며 단검을 고쳐 잡았다.

    그리고 역귀가 지척으로 다가온 그 순간 재빨리 몸을 돌려서는 역귀의 머리를 향해 단검을 집어던졌다.

    단검은 힘있게 날아가 바로 몇발자국 뒤에있던 역귀의 머리에 정통을 꽂혔다.

    담검을 날리는 반동으로 중심을 잃은 기령이 묘기를 부리듯 바닥을 굴러 일어났을때

    역귀는 머리에 칼이 박힌 채 쓰러져서 꿈틀대고 있었다.

    잘못하면 역병이 옮을지 모르니 곧바로 도망쳐야 했지만 문득 기령은 욕심이 생겼다.

    만약 자신이 역귀를 죽인다면 이장에게 인정받고 경비대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령은 재빨리 횃불하나를 만들어 불을 붙이고는 허리춤에서 손도끼를 꺼내어 역귀에게 다가갔다.

    손도끼를 높이 들어 올리고 불빛으로 역귀의 모습을 비친 순간 기령은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기령이 움직이지 않자 역귀는 다시 한번 비명과 같은 울음소리를 지르고는 꿈틀거리며 일어나 도망치기 시작했다.

    역귀가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 까지도 기령은 움직이지 못했다.






    “어르신. 기령입니다. 주무십니까? 드릴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책을 보고있던 이장은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문을 열고 대답했다.

    “이시간에 무슨일인가? 이미 밤이 늦었네. 곧 자야 하니 내일 다시 오게.”

    “급한 일입니다.”

    심상치 않은 기령의 표정에 이장은 자리를 내어 주었다.

    “들어오게.”

    이장을 마주보고 앉은 기령은 곧바로 입을 열었다.

    “어르신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에 역병이 도는 이유는 역귀가 판을 쳐서라고.

    우리 마을이 안전한건 역귀로부터 마을을 잘 지켜서라고.“

    “그래. 내가 누누이 하던 얘기지 않나. 

    마을을 지키기 위해선 여러 가지 물자들이 많이 들어가지.

    그래서 매정하게도 마을 세금을 받고 있는거고 말이야.“

    “네. 그리고 세금을 내지 못한 사람은 마을에서 추방 시키시구요.”

    “어쩔 수 없는 일이네. 게으른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자격이 없어.”

    기령은 잠시 침묵하더니 이장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아침과는 달리 이장의 눈빛에도 기령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게 사실입니까?”

    “무슨 뜻인가?”

    “전 평생을 사냥꾼으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잘 알고있죠. 사람의 눈과 짐승의 눈은 다릅니다.“

    “무슨말이 하고싶은 게야?”

    이장의 말에도 기령은 계속해서 설명 했다.

    “사람의 눈에는 짐승에게는 없는 깊이가 있습니다.

    전 그걸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짐승들은 눈에 깊이가 없죠. 그건 괴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장은 옅은 신음을 삼키고는 눈을 감았다.

    “산에 갔다가 역귀를 만났습니다. 

    저에게 달려오는 역귀의 머리에 칼을 박아 넣고는 숨통을 끊어놓으려다가 녀석의 눈을 봤습니다.“

    “그래 눈이 어떻든가.”

    “명백하게 깊이가 있는 눈이었습니다.

    그걸 알고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역귀의 모습이 어딘가 익숙했습니다.

    예. 역귀는 누군가와 닮아있었습니다.

    그리고 전 그게 누군지 기억해 낼 수 있었습니다.“

    기령은 잠시 숨을 고르고는 덧붙였다.

    “지난번 우리 마을에서 추방당한 마을사람이었죠.”

    몇 달전 마을에서 쫒겨난 그 사람은 기령도 조금 면식이 있었다.

    선하고 부지런한 사내였지만 노쇠하신 어머니를 돌보느라 늘 궁핍한 생활을 했다.

    매번 간신히 세금을 맞추어 낼 수 있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장례를 치르는데 급급하여 결국은 이장에게 지목을 당했다.

    다른 마을로 갔거나 역병에 걸려 죽었을거라 생각했지만 산에서 만난 역귀는 분명 그 사람이었다.

    비록 끔찍하게 일그러져 본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눈을 보니 확실히 알 수있었다.

    기령은 이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역귀란건 도대체 무엇입니까?”

    제법 긴 시간 침묵이 이어졌다.

    “역귀란건.... 존재하지 않네.

    아니 자네가 알던 역병을 옮기고 다니는 그런 존재는 없어.

    역귀는 그런 존재가 아니네.“

    “그렇다면 그게 사람이란 말씀이십니까?

    어찌된 영문인지 말씀해 주십쇼. 전 알아야겠습니다.“

    노인은 크게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

    “내 조모님께서는 신통력이 뛰어나셨네. 영험한 신을 모시고 계서서 주술에도 능통하셨고

    앞일을 예견하는 용한 재주도 가지고 계셨지.

    조모님께서 돌아가시기 전 내게 말씀하셨네. 

    나중에 나라에 역병이 크게 돌것이니 대비를 해야한다고 말이야.“

    그 이야기를 들은 이장은 대책을 마련하려 했지만 마땅한 대응책이 있을리 없었다.

    이장이 아는 한 역병이란 것은 안다고 해서 막을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난감했지. 아주 오래도록 고민했다네.

    조모님께서 돌아가시고도 몇 년을 더 고민했지.

    어떻게 하면 역병으로부터 마을을 지킬수 있을지 말일세.

    그러다가 몇해 전 조모님방에서 낡은 서책 하나를 발견했지.

    분명 어릴 때 조모님께서 절대 봐서는 안된다고 신신당부하시던 책이었어.“

    이장은 농안에서 낡디 낡은 책 한권을 꺼내 기령에게 내밀었다.

    글을 읽을줄 모르는 기령이지만 이 서책이 그리 좋지 않은 것임을 느낄수 있었다.

    “샅한 주술법이 적힌 책이지. 누가 썻는지는 모르지만 온갖 추악한 것들이 다 들어있었네.

    하지만 난 이 책에서 방법을 찾았지. 우리 마을을 지킬 방법을 말이야.“

    “그럼 역병을 막으려고 사람을 제물로 바치신 겁니까?”

    이장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네. 그런 것이 아니야. 어떤 추악한 주술을 써도 역병이 오는걸 막을수는 없었네.”

    기령이 조금 안심하려는 찰나 이장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액받이를 둘 수는 있었지.

    우리 마을사람들의 모든 병을 대신 앓아줄 액받이를 만드는거네.

    한사람의 희생으로 모든 마을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수 있다면 마땅히 그래야 하지 않겠나?

    그래. 자네가 본건 역병을 옮기는 괴수 따위가 아니네. 

    우리 마을의 모든 병을 대신 짊어진 가여운 청년이지.“

    기령은 무슨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장은 이어서 말했다.

    “주술에 걸린이는 마을에 퍼질 모든 병들을 대신 받고 역귀가 되지.

    끔찍한 고통을 느끼겠지만 죽지는 않네. 

    주술이 그 힘을 다할때까지 말이야.

    내가 할 일은 주술이 그 힘을 다할때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지목해서 역귀로 만드는 거네.

    물론 훌륭한 일이라 생각지는 않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야. 

    자네도 알지 않나? 지금 나라꼴이 어떤지 말이야.

    우리 마을이 더할나위 없이 안전하다는건 내가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잘 알걸세.

    기령은 지금 자신이 어떤 감정인지 알 수 없었다.

    화가나기도 했지만 무엇에 화가난건지 명확하게 말할수 없었다.

    이장의 행동이 터무니없는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되었다.

    마을의 안전에 대해 크나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기령이었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자네도 이해해 주리라 믿네. 

    비록 못할짓을 하네만 역귀 들이 죽어서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명복을 빌어주고 있네.“

    가식적인 이야기처럼 들리지는 않았다. 

    기령은 처음의 기세와는 달리 점차 위축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왕 이리된거 자네에게 제안하나 함세.

    뭐 언젠가는 이야기하려 했네만 본의 아니게 시기를 좀 앞당겨야겠군.

    자네. 경비대에 들어오는게 어떤가?

    자넨 우리 마을에 없어선 안될 중요한 인재야.

    경비대에는 자네같은 사람이 필요하네. 

    내 최고의 대우를 해 줄테니 나를 도와 마을을 부흥시켜봄이 어떤가?“

    경비대란 말에 기령의 마음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산에서 봤던 역귀의 눈빛이 아직 생생했지만 이장의 말이 점점더 머릿속을 채워가고 있었다.

    “시간을... 조금 주시면....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장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미안하네만 그리 많이 줄수는 없네.

    내일 해떨어지기 전에 대답을 듣겠네.“

    기령은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대로 밖으로 나가려던 기령은 걸음을 멈추고 이장에게 물었다.

    “만약 거절한다면 저는 어떻게 되는겁니까?”

    이장은 고개조차 들지 않고 대답했다.

    “다음 역귀가 되겠지.

    아침에 얘기했듯이 그런 불상사만은 피하고싶네.

    자네는 생각이 깊으니 이해했을거라 믿네.”

    집으로 돌아온 기령은 차분히 생각을 정리했다.

    어쩔 도리가 없다는건 잘 알고 있었다.

    패배감이 있었지만 후회가 남지는 않았다.

    결국 마음을 굳힌 기령은 내일 일찍 이장을 찾아가겠다 다짐하고는 잠자리에 누웠다.

    역귀의 모습이 쉽게 잊혀질 것 같지는 않았지만 지우려 애쓰며 그대로 잠을 청했다.






    한 남자가 꿈속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숨이 턱에 닿을듯 달리는 와중에도 그의 눈에선 쉴새없이 눈물이 흘러 나왔다.

    그런 그가 무언가 카다란 것을 뒤쫒고 있었다.

    그건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가여운 모습이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역병들을 대신 짊어 진듯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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