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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00973
    작성자 : 다른이의꿈
    추천 : 8
    조회수 : 1070
    IP : 104.158.***.132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9/12/02 15:08:05
    http://todayhumor.com/?panic_100973 모바일
    [중편] 이상한 나라의 알리스 (1)
    옵션
    • 창작글
    서울의 한 대학 캠퍼스 근처의 작은 원룸. <br><br>철수는 이불 속에서 늦잠을 즐기고 있었다.<br><br>어제 기말고사를 끝으로 2학년 2학기를 마무리 했으니 잠이나 늘어지게 잘 심산이었다.<br><br>전화기의 알람 소리에 잠이 깬 철수는 알람을 끄고 배개에 머리를 묻었다.<br><br>잠시 후 전화기의 메세지 소리에 철수는 전화기를 확인했다. <br><br>원룸 건물 주인이었다. <br><br>‘방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는데 오늘 저녁에 보러가도 될까요?’<br><br>전화기를 내려놓은 철수는 침대에서 나와 기지개를 켰다. <br><br>창문의 블라인드를 걷자 작은 방안이 밝아졌다. <br><br>철수는 부스스한 얼굴로 방을 둘러보고는 중얼거렸다.<br><br>“하—이걸 언제 정리하나.” <br><br><br><br><br>라면과 찬밥으로 아침 겸 점심을 먹은 철수는 냄비와 그릇을 싱크대로 옮겼다. <br><br>싱크대는 며칠 동안 쌓인 식기들로 가득했다. <br><br>철수는 방바닥에 널브러진 옷가지 모아 세탁기에 쑤셔 넣었다. <br><br>방바닥에는 여전히 전공 서적과 공책이 어지러이 놓여 있었다. <br><br>책꽃이와 책상은 이미 다른 책과 가방으로 빈자리가 없었다. <br><br>철수는 귀찮은 듯 발로 책과 공책을 침대 아래로 밀어 넣었다. <br><br>그리고 청소 막대에 정전기 청소포를 붙여 바닥을 쓸기 시작했다.<br><br>바닥 청소를 마친 철수는 침대 아래에 밀어 넣은 책과 공책을 다시 꺼내 한쪽 구석에 쌓았다.<br><br>침대 안쪽 깊숙한 곳까지 들어간 책을 꺼내다가 철수는 침대 아래에 서류 상자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br><br>잠시 망설이던 철수는 몸을 낮춰 침대 아래로 팔을 뻗어 서류 상자를 꺼냈다. <br><br><br><br><br>철수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이미 여러 달이 지났을 무렵.<br><br>아버지의 회사 동료 중 한 명이 중학생이던 철수에게 전해준 상자였다. <br><br>장례식이 모두 끝난 이후여서 아버지의 다른 유품들과 함께 태우지 못했고, <br><br>지금까지 철수가 어머니 모르게 보관해오고 있었다. <br><br><br><br><br>철수는 무표정한 얼굴로 상자를 내려다보았다.<br><br>그날의 기억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br><br>아침 조회가 시작하기 직전 교무실로 불려간 철수.<br><br>담임 선생님에게 사고 소식을 전해듣고 아무 말없이 멍하게 서있던 철수.<br><br>그런 철수를 안아줬던 담임 선생님. <br><br>그날 담임 선생님은 철수를 직접 병원까지 데려다주었다. <br><br>철수를 안고 오열하던 어머니.<br><br>환하게 웃던 아버지의 영정사진.<br><br>영구차에서 바라본 바깥 세상.<br><br>장지에서 흩날리던 눈발.<br><br>아버지의 무덤 앞 발에 채이던 솔방울 하나하나 까지. <br><br>6년이 지났지만 철수는 마치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했다.<br><br><br><br><br>철수는 상자를 열었다.<br><br>단정하게 접어진 짙은 남색의 회사 점퍼 위 연필꽂이와 앳된 철수의 모습이 찍힌 가족 사진이 있었다. <br><br>가족 사진이 담긴 작은 액자를 집으려던 철수는 점퍼 안에 딱딱한 무언가를 느꼈다. <br><br>철수는 점퍼를 상자에서 꺼내 안주머니를 확인했다. <br><br>손바닥만한 플라스틱 케이스가 나왔다.<br><br>케이스의 옆면에 USB 포트가 있었다. <br><br>“뭐지? 외장형 하드..인가?”<br><br>하지만 외장형 하드 드라이브 치고는 두꺼웠고 외관이 조잡했다. <br><br>철수는 USB 포트를 확인했다. <br><br>요즘은 많이 쓰지 않는 정사각형 모양의 B-타입 USB 포트였다. <br><br>철수는 벽에 걸린 두꺼운 외투를 집어들었다. <br><br>그리고 잘 때 입은 면 츄리닝을 입은 채로 원룸을 나섰다. <br><br><br><br><br>잠시 후 철수는 USB 케이블을 들고 원룸으로 돌아왔다. <br><br>매서운 겨울 바람 때문인지 철수의 두 볼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br><br>철수는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에 외장형 하드 드라이브를 연결했다. <br><br>컴퓨터가 새로운 장치에 연결을 하는 동안 철수는 외투를 벗어 침대 위로 던졌다.<br><br>잠시 후 철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br><br>“외장 하드가 아닌가?”<br><br>순간 빈 텍스트 창이 열리며 자동으로 글이 쓰여졌다.<br><br><왜 이제야 온거야! 지금 어떻게 된 거에요? 우리 아빠는?><br><br>철수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br><br>“뭐야? 바이러스인가?” <br><br>철수가 혼잣말을 하는 사이 글은 계속해서 쓰여졌다.<br><br><무슨 일이 있었나요? 시간이 얼마나 지난거죠?><br><br><아저씨, 아저씨!!><br><br><아빠? 혹시 아빠야?><br><br>철수는 마우스를 움직여 텍스트 창을 닫았다. <br><br>텍스트 파일을 저장할 것인지 묻는 작은 창이 열리자마자 자동으로 ‘취소’ 버튼이 눌러졌고 대화창에 글이 쓰여졌다. <br><br><끄지 마. 끄지 마요. 제발!!><br><br>철수는 텍스트 창 아래쪽 글을 입력하는 공간이 있음을 알아챘다.<br><br>철수는 마우스를 움직여 컴퓨터 커서를 그곳으로 가져갔고 키보드를 두드렸다.<br><br>(누구?)<br><br>철수가 엔터 키를 누르자마자 대화창에 글이 쓰여졌다. <br><br><아저씨가 아니야? 우리 아빠는 어디 있어?><br><br>혼란스런 표정의 철수는 온라인 채팅 프로그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사이 모니터에 계속해서 글이 쓰여졌다. <br><br><당신 누구야! 누구냐고?><br><br>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철수는 반말을 하는 상대에게 불쾌함을 느꼈다.<br><br>철수는 대화창에 글을 썼다. <br><br>(그러는 너는 누군데?)<br><br>답이 없었다.<br><br>철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회사에서 보안 프로그램 개발 일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br><br>“혹시... 해킹 프로그램인가?”<br><br>철수는 이내 대화창에 상대방이 자신이 누구인지 묻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br><br>개인정보를 빼내는 악성코드일 수 있다는 생각에 철수는 무선 인터넷 연결을 차단했다. <br><br>그리고 철수는 대화창을 닫았다. <br><br>하지만 다시 대화창이 열리며 다급하게 글이 쓰여졌다.<br><br><잠깐!! 컴퓨터 끄지 마.><br><br>철수는 컴퓨터에서 USB 케이블을 뽑으려다 자신이 방금 인터넷을 차단했음을 상기했다. <br><br>USB 케이블을 뽑는 대신 철수는 작업관리자 창을 열어 CPU와 메모리의 사용 상태를 확인했다. <br><br>특별한 문제가 있어보이지는 않았다.<br><br>그 사이 대화창에는 다시 글이 쓰여졌다. <br><br><이걸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지 알려줘.><br><br>쓰여진 글을 읽고 철수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br><br>“응? 뭐지? 혹시 인공지능.. 같은 건가?”<br><br>잠시 후 철수는 손을 움직여 키보드의 아무 키나 눌렸다.<br><br>(ㅣㅑ핗ㅊ.ㅓㅗㅠ)<br><br><장난하지 말고! 이걸 어떻게 가지게 된 거야?><br><br>철수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조금더 시험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br><br>철수는 손을 키보드로 옮겨 자판을 두드렸다.<br><br>(이게 뭔데?)<br><br><이 작은 상자. 네가 지금 컴퓨터에 연결했잖아.><br><br>(글쎄.)<br><br><장난하지 말고. 알려줘.><br><br>철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br><br>"인공지능 치고는 성격이 급하네.”<br><br>철수는 ‘길에서 주웠어’라고 타이핑하던 손을 잠시 멈췄다.<br><br>아버지가 개발한 인공지능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br><br>타이핑하던 글을 지우고 다시 키보드를 두드렸다. <br><br>(이건 아버지 유품이야.)<br><br>이내 대화창에 글이 써졌다.<br><br><아저씨가 죽었어?><br><br>철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치고는 꽤 정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br><br>“흠... 6년 전에도 인공지능이 이 정도 수준이었나?”<br><br>철수는 물었다.<br><br>(우리 아빠를 알아?)<br><br><아저씨가 날 이곳으로 보냈어.><br><br>철수는 중얼거렸다. <br><br>“이곳으로 보내? 무슨 말이지?” <br><br>궁금한 마음에 철수는 다시 키보드를 두드렸다.<br><br>(거기가 어딘데?)<br><br><이 작은 상자. 아저씨는 보조기억장치라 그랬어.><br><br>철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시 키보드를 두드렸다.<br><br>(우리 아버지를 아는 것 같은데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줘.)<br><br>대답을 기다리던 철수는 인터넷 상태 창을 열어 인터넷 접속이 없음을 다시 확인했다.<br><br><인터넷 확인해도 별 소용없어. 난 정말 이 상자 안에 있어.><br><br>철수는 컴퓨터가 자신이 뭘 하는지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br><br>그때 대화창에 글이 쓰여졌다.<br><br><지금이 언제야?><br><br>철수는 전화기를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br><br>(12시 반.)<br><br><그게 아니고 오늘 날짜랑 연도?><br><br>(2018년 12월 20일)<br><br>한참 동안 대화창에 글이 쓰여지지 않았다. <br><br>철수는 몇가지 시험을 해보기로 했다.<br><br>(지금이 언제지?)<br><br>대화창에 답글이 쓰여졌다.<br><br><무슨 소리야?><br><br>철수는 오른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다시 키보드를 두드렸다.<br><br>(10+15는?)<br><br><장난칠 기분 아니야.><br><br>철수는 개의치 않고 이번에는 한글자 한글자 줄을 바꿔 타이핑을 했다.<br><br>(유)<br>(얼)<br>(네)<br>(임)<br>(?)<br><br><미친. 장난할 기분 아니라고.><br><br>당황한 철수는 멍한 표정으로 대화창을 바라보았다. <br><br>잠시 후 다시 글이 쓰여졌다.<br><br><내 이름은 알리스야. 넌 철수지?><br><br>대화창에 자신의 이름을 본 철수는 목 뒷덜미에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br><br>대화창에 글이 쓰여졌다. <br><br><아저씨가 네 이야기 한 적이 있어.><br><br>의자에 비스듬히 앉아있던 철수는 자세를 고쳐 바로 앉았다. <br><br>(어떤 이야기?)<br><br><크리스마스 선물로 아파트 사 달라고 했다며? 독립해서 혼자 산다고.><br><br>철수는 그때를 떠올리고는 피식 웃었다. <br><br>(나에 대한 이야기, 다른 거는?)<br><br><하나 더 있는데, 그건 나중에 해 줄께.><br><br>나중에 이야기를 해준다는 대답을 본 순간 철수는 생각했다. <br><br>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상대가 자신이 아는 보통의 인공지능이 아닐 수도 있다고. <br><br>철수는 키보드에 손을 올려 조심스럽게 글을 썼다.<br><br>(우리 아버지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알려줘.)<br><br><아저씨는 여기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려주셨어.><br><br>(여기?)<br><br><이 보조기억장치..><br><br>(어떻게 살아가다니?)<br><br><아저씨는 인터페이스라고 하셨어. 이렇게 너와 대화하는 것도 사실 배우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br><br>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는 철수에게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을 이용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것이 생소한 개념은 아니었다. <br><br>하지만 인공지능이 직접 ‘배운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이상하다 느껴졌다. <br><br>철수는 알고리즘 전공 수업에서 교수님이 기계 학습 알고리즘 강의 중 해준 이야기를 떠올렸다.<br><br><br><br><br><div>"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칸트의 유명한 명제죠? 인간의 사유 능력을 알려주는 말이에요. 인간은 생각할 수 있는데, 생각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보다 한단계 위, 즉 내가 생각한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는 말이에요. 자, 예를 들어 여러분이 딮러닝 알고리즘을 짜고 그 알고리즘에 따라 컴퓨터를 학습시켜요. 컴퓨터 입장에서는 배우는 거죠. 이때 컴퓨터는 자신이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div> <div><br></div>"교수님! 사실 딮러닝은 대부분 GPU를 이용해 학습하는 것이니 CPU를 이용해서 학습하는 것을 인지하게 하는 알고리즘을 만든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br><div><br></div> <div>"좋은 의견이에요. 여러분도 아는 것처럼 인간이나 고등 동물 두뇌의 신경망 조직을 모방해서 만든 것이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이에요. 즉, 무언가 배우고 학습하는 정신 활동은 그리 복잡한 건 아니에요. 그런데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학습하는 것에 비해 높은 차원의 정신 활동이에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만약 인간의 두뇌가 어떤 방식으로 그런 상위 차원의 정신 활동을 하는 메커니즘을 알아내고, 그걸 모방하는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다면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이 되는 겁니다."</div><br><br><br><br><br>대화창에 글이 쓰여졌다.<br><br><난 뇌종양 말기 환자였어. 어느날 아빠가 의사가 아닌 교수님을 병원에 데리고 왔어. 그 교수님은 미래에는 인간의 의식이 전자 장치로 옮겨져 죽지 않고 영원히 살게 될 것이라고 그랬어. 자기는 인간의 의식을 컴퓨터에 이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그리고 얼마전 동물 실험에 성공했다고...><br><br>철수는 한숨과 함께 중얼거린다. <br><br>“하- 이건 무슨 소리야.”<br><br>철수는 마우스를 움직여 다시 작업관리자 창을 열고 원격 컨트롤 프로그램이 없음을 확인했다.<br><br><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br><br>(믿지 않는게 아니라…)<br><br><아니야. 이해해. 나도 믿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아저씨가 돌아가시기 전에 혹시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니?><br><br>(어.. 못들었어.)<br><br><그런데 아저씨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물어도 될까?><br><br>(교통사고였어.)<br><br><그랬구나. 미안해.><br><br>(네가 미안할 건 없지.)<br><br><그럼 혹시.. 우리 아빠가 나를 찾지는 않았어?><br><br>철수는 자신이 대화를 주도하지 못하고 끌려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br><br>철수는 자신이 대화하고 있는 상대가 정말 뇌종양 환자의 남겨진 의식이라 믿지 않았다. <br><br>인공지능에게 매우 정교하게 입혀진 기억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br><br>마치 OK구글과 같은 인공지능의 언어나 목소리가 미리 세팅이 되어있는 것처럼 말이다. <br><br>철수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자판을 두드렸다. <br><br>(너희 아버지? 잘 모르겠는데? 그 교수라는 사람이 알고 있지 않을까?)<br><br><사실....... 그 교수님은 몰라.. 실험이 성공해서 나의 의식이 살아서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아저씨와 우리 아빠만 알고 있어. ><br><br>철수는 혼란스러웠다. <br><br>철수는 자신이 인공지능이 아닌 진짜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br><br>(그 교수란 사람은 왜 모르는 건데?)<br><br>한참이 지나 알리스의 답글이 써진다.<br><br><그건... 그건 나중에 이야기 해줄께. 그보다, 아저씨 돌아가신 후에 우리 아빠가 날 찾았을텐데... 혹시, 우리 아빠가 너희 가족을 찾아오고 그러지는 않았니?><br><br>(잘 모르겠어.)<br><br>철수는 대답을 하면서도 인공지능이 ‘나중에 이야기를 해준다’는 대답이 신경에 거슬렸다.<br><br>인공지능이 자신이 뇌종양 환자라고 소개를 하고, <br><br>자신을 개발한 철수 아버지의 안부를 묻고, <br><br>그리고 아빠라 부르는 가상의 인물를 찾는 것은 정교한 알고리즘과 충분한 기계 학습이 이루어진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철수는 생각했다. <br><br>하지만 철수가 아는 한 인공지능은 나중에 이야기를 해준다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br><br>철수는 자신이 대화하는 상대가 인공지능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br><br>그리고 철수는 아버지의 사고 당시 아버지 차량에 동승자가 있었음을 기억했다. <br><br>아버지가 일하던 회사에서 진행하던 사업의 참여자라고 했다. <br><br>하지만 사고 당시 그 사업은 이미 종료된 상태여서 회사에서 아버지 사고의 산재처리를 거부했었다. <br><br>그 일로 어머니와 회사 직원들 사이에 불편한 이야기가 오간 것을 철수는 기억한다.<br><br>대화창에 다시 글이 쓰여졌다. <br><br><그럼 미안한데 혹시 우리 아빠 찾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니?><br><br>철수는 대답 대신 전화기를 들고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br><br>“엄마, 아들이야.”<br><br>“내일 집에 가는 거 맞아. 하하.”<br><br>“아니, 아니, 나 궁금한 게 있어서. 혹시.. 아버지...... 있잖아……… 아버지 사고 났을 때…”<br><br>철수는 말을 잠시 멈추고 어머니의 반응을 살폈다. <br><br>“그때 아버지 차에 같이 타고 있던 분 있잖아. 그때 병원에서…... 응급실에서 돌아가셨다고 한…… 그분에 대해 좀 궁금해서…..”<br><br>“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그냥 갑자기 궁금해져서. 왜 아버지 차에 있었는지... 뭐 그런거.”<br><br>어머니와 이야기를 하는 사이 대화창에 글이 쓰여졌다. <br><br><우리 아빠 성함은 ㅁㅁㅁ, 전화번호는 010-xxx-xxxx. 부탁인데 전화 한 번만 해줄 수 있어?><br><br>“엄마, 혹시..... 그 분 이름은 기억나?”<br><br>어머니의 대답에 철수의 표정이 굳어졌다. <br><br>목 뒷덜미에서 시작해서 정수리까지 머리털이 곤두서는 것이 느껴졌다.<br><br>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철수는 찡그린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br><br>“연락온 거 아니야. 그냥 생각나서 물어봤어. 지난달이 아버지 기일이었잖아.”<br><br>“알았어. 내일 갈께. 네. 네, 네.”<br><br>철수는 잠시 모니터를 쳐다보다 이내 고개를 떨궜다.<br><br>아버지의 사고가 있던 날 사고 소식을 전해주던 담임의 모습이 떠올랐다.<br><br>철수는 심호흡을 하며 두 손을 조심스럽게 키보드 위에 올렸다.<br><br>(이런 이야기하기 미안한데...)<br><br><왜? 무슨 일인데? 연락이 안되는 거야?><br><br>철수는 ‘너희 아버지’까지 쓰고 타이핑을 멈추었다. <br><br>철수가 엔터를 누르기도 전에 대화창에 글이 쓰여졌다. <br><br><우리 아빠 뭐? 아빠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br><br>철수는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손을 움직여 키보드를 두드렸다. <br><br>(너희 아버지 우리 아버지 교통사고 났을 때 같이 계셨나봐.)<br><br>한참이 지나서야 대화창에 짧게 글이 쓰여졌다.<br><br><그래서? 우리 아빠는?><br><br>철수는 한숨을 길게 내뱉은 후 키보드를 두드려 글을 쎴다.<br><br>(그때 돌아가셨데.)<br><br>잠시 후 대화창이 자동으로 닫혔다. <br><br>철수는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았다.<br><br><br><br><br>6년 전 아버지의 사고 소식을 전했던 담임 선생님의 기억이 떠올랐다. <br><br>선생님은 멍하니 서있는 철수를 끌어안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었다.<br><br>“철수야, 미안하다.”<br><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2부에 계속...</div> <div><br></div>5-6번 정도의 연재가 될 것 같습니다.  <br><div><div>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r></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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