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말이 다가오니 이래저래 바쁜 날이 되고있네요.
오유분들도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에 많이 참여부탁드려요~
혼잣말.
대학교 당시 내가 졸업할 시즌이 다와가니 학교앞에 새로운 돈가스집이나 나베집, 초밥집, 찜닭집 아주 내가 좋아하는건 하나씩 다 생겨났다.
군대를 가기전엔 정말 간단한 도시락집과 학식으로 대충 떼우던 밥이었는데 이집 저집 생기면서 여러가지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나름 좋았다.
그렇게 학교 후배들과 메뉴를 바꿔가며 이것 저것 다 먹어보는 중 내가 귀신보는 사람인걸 아는 후배놈이 호기심이 생긴듯 했다.
"형 이 식당에도 귀신 있어요?"
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질문 세례는 밥을 다 먹고 나가는 순간까지도 끝이 없었다.
이런놈들을 모아다 한번에 Q&A 자리를 만드는게 빠르겠다 싶을정도로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애들이 많았는데,
누군가에겐 호기심이고, 누군가에겐 관심이며, 누군가에겐 두려움이었다.
어쨋든 식사를 마치고 정문에서 걸어 15분 거리에 있는 전공 건물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면서도 이놈에 입은 쉴줄을 몰랐고,
나에게 상담을 받는 분들이 하는 뻔한 질문부터 심오한 질문까지 끊이질 않았다.
그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낮에도 귀신이 있냐' 부터 '죽어서 귀신이되면 내 기억이 남아있냐' 등 많은 질문들이 있었지만
이놈이 하는 좋지 못한 장난 중 하나는 집에서 하는 '혼잣말'에 있었다.
뭐 누구나 집에서 혼자 있다보면 적적하고하니 혼잣말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녀석이 하는 행동은 좀 달랐다.
정말 집에 누군가 사람이 있나 싶을정도로 누구와 대화하듯 이야기했고,
그냥 보면 장난같고 우스워보일 수는 있으나 이놈은 진심인것이 문제였다.
집에 아무도 없음에도 집에 들어가면서
"나 왔어~"
라던지
"다녀왔습니다~"
라는 둥 같이 온사람이 없고 혼자 집에 들어가면서도 그런 짓을 했다 한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고,
"오늘은 뭐 먹고 싶어?"
"오늘은 너무 피곤했어~ 너는?"
등의 정말 귀신이 보여서 하는 말인지, 집에 누가 있는것인지 구분이 안갈정도로 떠들어댄다했다.
처음에 이놈의 집에 같이 왔던 동기와 친구들은 깜짝 놀랐다 한다 정말 정신에 문제가 있어 그런건가 싶어 처음엔 좀 멀리했다 하는데,
그냥 말버릇처럼 혼자만에 습관이었던 것이다.
그런 얘기를 듣고있다보니 전공 수업이 끝났고, 이야기를 더 하고 싶다했으나
각자 교양 수업을 들어야해서 잠깐 헤어졌다가 이따 저녁에 술을 산다며 다시 만나자 했다.
얘기 들어주는것도 참 기가 빨리는 일이다~ 생각하며 교양수업들으러 갔다가 끝내고 자취방에 들러 잠깐 쉬다가 연락이 와서 나가게 되었는데,
안가본 새로운 식당에 가 술을 마시면서 질문을 하는데, 무슨 교양 듣는 내내 질문만 생각해온건지 술자리 3시간동안 질문이 끝이 없었다.
술자리에 그렇게 오래 죽치고 있다보니 11~12학번 어린이들이 들어왔고, 우리자리에 합석을 하게 되었는데,
대부분 이정도 되면 이런 질문은 잘 안하는데 이놈은 그냥 밑도 끝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슬슬 나도 지겹고 힘들어져 화제를 돌리며 방금 들어온 아이들과도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놈이 갑자기 자기 자취방으로 가서 이야기를 더 하자며 먼저 나가자했고, 눈빛이나 말하는 투가 아까와는 다른것이 느껴져 그러자했다.
자취방에 도착하니 맥주나 더 사가자해 편의점을 들렀고, 맥주를 사서 들어가면서 나보고 아까 얘기한 '혼잣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것이었다.
당연 좋지 못한 버릇이기도하고, 하지 않는게 좋지 않겠냐 했더니 어느정도 동의하는 표정으로 집으로 들어갔다.
나와 같이 들어와서 그런지 그 버릇이었던 '혼잣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 집을 들어 갈 수가 없었다.
이 동네에 돌아다니는 객귀들은 여기 다 모였는지, 방에 빼곡하게 차들어있는 귀신들은 일제히 그놈을 바라보았고,
전부다
"웅얼 웅얼 웅얼 웅얼"
하며 그 후배놈에게 말을걸고 있었다.
각자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듯 떠들어댔고,
나는 그 후배를 잡아다 자취방촌 위에있는 운동장쪽에 계단까지 끌고갔다.
뭔일인지도 모르고 끌려온 이놈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고, 그 버릇이라는 '혼잣말'에 대해 물어보았다.
거의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잠들기전까지 정말 말그대로
"잘잤어?" 부터 "잘자~"까지 집에 누가 있는것 마냥 떠들었다하고,
사소하게는 TV를 보면서 혹은 컴퓨터로 과제를 하면서까지 혼자 떠들어댔다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를 자기 자취방으로 불러들인 이유는 안그래도 요즘 진이빠지고 가위눌림, 피곤함, 무기력함이 심해져
혹시나 뭐가 있나 싶어 나를 한번 부른것이라 한다.
내가 가장 짜증나는 경우가 이것이다.
그냥 사실대로 얘기하고 이래이래서 그러는데 봐줄수 있나요? 하면 봐줄텐데 아무런 예고 없이 이런 상황이 오는게 너무 싫다.
아무리 귀신이 천지에 널려있다해도 놀라는건 놀라는거고, 나도 사람인지라 무서운것도 있는데
이건 뭐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다.
어찌됬건 그 방에서 계속 머문다면 조만간 정말 사람하나 죽어나갈 방이라 생각하여,
무속인 동생을 통해 그 방을 일단 조치하기로 했고, 그 후배는 내 방에 와서 3일정도 머물다 나갔다.
다행히 그 이후엔 아까 얘기한 진빠지고, 가위눌리고, 피곤하고 무기력한 그런 상황은 없어졌다 한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한 번 더 있었는데,
친구중 하나가 거울보면서 매일
"너는 왜이렇게 이쁘니~"
"누굴 닮아 이쁘니~"
하며 죽빵 맞을 소리를 하며 화장을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에 경우는 위 사례와 같이 심각한 경우는 아니었지만 여자 귀신이 붙어 한심하게 쳐다보는 상황도 있었다.
무튼 집에 혼자 있을때는 혼잣말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괜히 지나가던 객귀가 '고놈 재밌네' 하며 내가 사는 집에 머물기에 딱 좋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