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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00856
    작성자 : 꼬지모
    추천 : 2
    조회수 : 626
    IP : 220.84.***.131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9/10/14 23: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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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들 (1)-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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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들 (1)- 편지

     

    by 꼬지모

     

     

    허접한 광고 전단지나 명세서 따위만 꽂히던 편지함에서 유독 뛰는 그 편지지를 발견한 건 일주일 전이었다. 그 날 나는 평소대로 출근길에 나서기 전에 원룸 건물 앞에서 담배 한 대를 피우려던 참이었다. 장마가 계속되는지 빗줄기들이 아침부터 세차게 바닥으로 떨어졌고 하늘은 낮인지 밤인지 구분되지 않을 만큼 어두컴컴했다. 오늘 하루도 시작이구나, 어제와 같고 내일과 같은 지독한 일상이라는 감옥. 고시촌, 그것도 맨 꼭대기에 다닥다닥 들어붙은 원룸 건물들에서 벌레들처럼 하나둘 사람들이 출근을 한다. 무표정한 얼굴로. 그렇다, 그들은 벌레다. 먹고 싸고 일할 줄 밖에 모르는 벌레. 그리고 나 또한 다르지 않다. 나도 벌레다. 이 감옥을 탈출할 자신도 없는 벌레.

    그런 나에게 온 편지는 하나의 큰 사건이었다. 기어다니는 것 밖에 할 줄 모르던 나에게 나비처럼 날개를 달아줄.

     

    *

     

    편지는 분명 잘못 보낸 것이 분명했다. 어떤 얼빠진 놈이 주소를 잘못 적은 듯했다. 삐뚤빼뚤한 글씨체를 보아하니 평생 손편지라고는 잘 써본 적이 없는 20대 초중반 남자가 분명했다. , 20대 초중반 남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요즘 세상에 누가 손편지를 쓸까, 연애편지가 아니라면.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내게 온 건 연애편지였다.

    서로 연락을 오랫동안 하지 않은 연인을 향한 편지.

     

    *

     

    편지를 보낸 이는 자신을 신지라고 칭하고, 받는 사람을 레이라고 불렀다. 알만했다. 나도 10대 시절 한때 잠깐 본 적이 있는 <에반게리온>이라는 만화의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이름인 것이다. ‘신지는 숫기 없는 남자 주인공의 이름이었고, ‘레이는 차갑고 도도하지만 그만큼 예민한 감수성을 숨기고 있는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오타쿠가 분명하구나, 라고 생각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푹 빠진 두 남녀가 서로를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이런 닉네임으로 부르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현실부적응자가 어딘가에 있을 자신의 연인인 레이에게 편지를 띄운 것일 수도 있으리라.

    근데 그게 무엇이든 뭐가 중요한가? 중요한 건 나에게 이 편지가 왔다는 사실이다.

     

    *

     

    편지는 자신이 지금까지 연락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차마 휴대폰이나 sns로 연락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는 고백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곤 자기도 이제 용기를 내겠다고, 용기를 내서 널 만나고 싶다는 포부가 담겨있었다. 꾹꾹 눌러쓴 손글씨를 보고 있자니 바보 같이 느껴져 웃음이 나면서도 어딘가 찡했다. 이런 편지를 그냥 버리긴 아깝지 않은가? 오지 않는 편지를 기다리는 신지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는가? , 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은 이 바보 같은 내용의 편지에 나도 바보 같이 장단을 맞춰주고 싶었던 게 크다.

    문창과를 졸업하고 5년 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한때 등단을 한답시고 칩거한 적도 있었지만, 서른이 넘어가니 소설가라는 이름 얻겠답시고 뽈뽈 거리던 내가 우스웠다. 그래서 스스로를 내던지고, 마치 자신에게 벌을 주는 것마냥 연봉이면 연봉, 복지면 복지 모든 것이 3류에 불과한 중소기업에 취직했다. 좀비 같은 얼굴의 상사들은 이런 곳에 자진해서 들어온 날 보고 어이없다는 얼굴이었다. 내 선택은 나를 향한 자조였다. 넌 이 정도 밖에 안 되잖아, 라는.

    하지만 그 편지에 대해 답장을 하면서부터, 나는 조금씩 달라졌다.

     

    *

     

    사람의 변화는 아주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야근을 마치고 집에 와서, 평소라면 할릴없이 유투브만 뒤적거리거나 슬픈 자위를 할 뿐인 내가 신지에게 레이로서 손편지를 쓰기 시작하자, 이상하게 내 삶에 활력이 생겼다. 삶의 목표가 생겼다고나 할까? 날 언제나 걱정하는 신지에게 적당히 안심을 주면서도 긴장을 놓치지 않게 아슬아슬한 위기감을 주는 것, 당장이라도 손목을 그을 듯 힘든 상황이라는 걸 피력하는 건 쉽지 않으면서도 짜릿한 쾌감을 주었다. 나의 답장을 받은 신지2-3일 후에 헐레벌떡 나를 위로하는 답장을 써보냈다. 굳이 문창과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그의 필력은 유투브에 댓글을 다는 중학생들 보다도 못한 것이었다. ‘신지는 습관적으로 남자로서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여자 앞에서 남자 다운 척하는 마초임에 틀림없었다. 그리고 무슨 사연인지는 몰라도 둘 사이를 가로막는 뭐 장애물이 있나 싶었다. 물론 유치하기 짝이 없는 표현들로 가득차 있었기에 신지의 편지를 읽으며 깊게 생각할 의지 따윈 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허접한 내용의 글이기에 나는 더 답장할 맛이 났다. 원래 악취가 날수록 나의 향기는 돋보이는 것이기에.

     

    *

     

    시간이 갈수록 나는 그 편지의 내용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나는 신지가 쓰는 글을 읽고 레이의 모습을 가늠했고, 점점 그녀의 형상을 만들어갔다. 그리고 나아가 레이라면, 신지라면 이렇게 행동하고 말했을 것이다, 그녀는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행동을 했으리라 예상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느덧 레이가 되었다.

     

     

    *

     

    레이는 정신이 꽤 불완전한 여자인 듯했다. ‘신지가 그렇게 걱정하는 걸 보면. 아마 집에서 나오지 않는 여자 히키코모리 정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내가 이렇게 레이에게 몰입할 수 있는 걸 보면, 결국은 나도 레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나 보다. 그래, 내 정신은 아팠던 거다. 벌레 같은 곳에서 벌레처럼 살며. 하지만 편지를 쓰면서, 나는 레이가 정신이 치유되듯 나 스스로도 치유되는 걸 느꼈다.

     

    *

     

    신지가 이제는 만나자는 편지를 보냈다. 정식으로, 사람들 앞에서 떳떳하게 연인처럼 다니자고. 하지만 내가 미쳤다고 오타쿠일 게 분명한 남자를 왜 만나겠는가. 간질간질, 가려운 곳을 긁기는커녕 간지럽히면서 감질나게 나는 그를 괴롭혔다. 시간을 질질 끌면서도 얼른 답장을 쓰도록 말이다.

    바보 같은 신지는 그러면서도 내 상태가 점점 호전되고 있는 것에 진심으로 감격해하는 눈치였다.

     

    *

     

    집주인과 우연히 마주친 건 1년에 한번 쓸까말까한 휴가를 쓴 다음날이었다. 나는 신지에게 정말이지 명문의 편지를 보내겠노라 다짐하고 사장과 상사들의 눈치에도 아랑곳 없이 휴가를 냈던 것이다. 밤새도록 편지를 작성하고, 해가 막 뜰 새벽 무렵, 나는 이번 편지는 정말 잘 썼어, 라는 흐뭇한 마음으로 담배를 한창 피우고 있었다.

    원룸 집주인은 초조한 얼굴로 연신 담배를 빨아내는 중이었다. 그의 발치를 보니 꽁초가 가득했다. 기분이 제법 좋았던 나는 슬쩍 다가가 말을 걸었다. 그는 못 볼 사람이라도 본 것처럼 깜짝 놀라 물러섰다. 뒤돌아서 건물로 들어가려다가, 멈칫, 하곤 다시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곤 잠깐 고민하는가 싶더니,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301호 총각이지?”

    , 맞아요.”

    이건 원래 다 비밀로 하려고 했던건데. 알아봐야 좋을 것도 없고. 건물 사람들 괜히 착잡하게. 그래도 자네한테는 말해두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집주인은 간밤에 내 옆집인 302호로 경찰들이 왔다갔다는 말을 했다. 302호에 사는 사람의 부모가 자신의 자식이 연락이 안된다며 경찰에 신고한 모양이었다. 자다 깬 집주인은 툴툴거리는 얼굴로 마스터키를 이용해 302호를 열었고, 안으로 들어선 경찰과 집주인은 천장에 목을 메고 데롱데롱, 덜렁거리는 사람을 마주했다.

     

    *

     

    그래요?”

    나는 기분이 더러워져서 침을 퉤 뱉었다.

    전 한번도 옆집 사람 본 적이 없는데.”

    원래 집 밖으로 잘 안 나왔어.”

    집주인은 302호에 살았던 사람에 대해 설명했다.

    , 뭐냐. 음침하기 시리.”

    집주인도 나처럼 침을 퉤 뱉었다.

    집에 일본 애니메이션 포스터가 잔뜩 붙어져 있더래. 그것도 여자 캐릭터만. 소름 돋지 않아?”

    나는 차마 집주인에게 어떤 애니메이션인지 묻지 못했다. 입 안에 침이 마르는 게 느껴졌다. 불길한 예감이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바로 다음에 던진 집주인의 말은, 예감 그 이상의 불쾌함을 선사했다.

    다 큰 남자가 말이야.”

    집주인은 다시 눈치를 보며 말을 이었다.

    “...이건 진짜 민망한데.”

    집주인은 302호 남자 부모가 했던 말을 엿들었다고 한다. 우리 아들이 이상한 남자한테 꾀어서, 정신병에 걸렸다고. 그래서 만나지 못하게 했더니 그렇게 방에 틀어박혀 당장 죽는다 어쩐다 하며 만나던 남자 연락만 기다렸다고. 가만 두면 나아지겠지, 싶었는데 기어코 이렇게 되어 버렸다고.

    나는 침을 다시 퉤 뱉었다.

    그때 우체부가 원룸 건물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곤 내 편지함에 신지로부터 온 편지를 두고 갔다.

    나는 그 자리에서 담배를 3개피나 더 피웠다.

     

    *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났다. 나는 아직도 신지와 편지를 주고 받고 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레이로서.

    딱히 죄책감이라고 할만한 것 때문은 아니다. 나는 믿는다. ‘신지는 다른 누구도 아닌, 301호에 사는 바로 나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고, 이제 세상에서 레이는 나 뿐이라고.

    벌레처럼 살던 나에게 온 이런 삶을 나는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다시 펜을 들었다.

     

    광활한 우주 너머, 다른 은하계에 사는 누군가와 접신하듯. 나는 레이, 그는 신지로 우리는 다시 그렇게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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